※ 이 포스팅은 노르웨이 주력전차 수주전 결과가 드러나기 전에 작성된 포스팅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집트로 하여금 대한민국 K9 자주포를 수입하기로 마음먹게 만들었던 결정적 장면 중 하나는 바로 15㎞ 밖 해상에 떠 있는 고속정 크기만한 40×40m 부표를 정확하게 타격하는 능력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던 때였습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해안포보다 월등하게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는데다 이집트는 지중해와 홍해를 접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K9 썬더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지상기반 타격작전에 활용하다가 필요 시엔 해안방어에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화 디펜스는 전 세계에서 명품 자주포로 인정받고 있는 K9 썬더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K9 썬더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성능과 신뢰성, 그리고 독일 등 선진국 제품 가격의 절반 이하에 불과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경쟁력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들이 이미 사거리 100㎞ 이상, 인공지능(AI)이 적용된 무인 자주포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세계 시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위험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K9 자주포는 현재 2차 개량형인 K9A2 버전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데 2030년대가 되면 3차 개량된 K9A3가 등장하게 될 것이고 사거리는 70~100㎞, 분당 최대 발사속도 또한 10발로 늘어나며 유무인 복합체계(MUM-T)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탈냉전 이후 미국과 유럽을 위시한 서방 선진국들은 155㎜ 대구경 야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크림 반도를 침공하여 싸우는 러시아를 보고 155㎜ 자주포의 위력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크림 반도 침공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의 70%가 러시아의 야포 공격에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폴란드가 K9 자주포를 대량으로 도입하게 되면서 K9 자주포에 대한 외신들이 심심찮게 눈에 보이는데요.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는 K9 썬더가 미국의 차세대 XM113 RAP탄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2022년 10월 22일에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K9 자주포 관련 해외 외신은 미국의 군사 전문지 Breaking Defense가 바로 며칠 전인 2022년 11월 7일에 게재한 기사입니다. “Norway bulks up artillery with new K9 howitzer agreement, tank contract set for year end (새로운 K9 자주포로 포병 전력을 강화시키는 노르웨이, 연말이면 주력전차 계약도 체결한다)”는 제목의 기사인데요.
노르웨이가 포병 전력 강화를 위해 한화 디펜스의 K9 자주포와 K10 탄약보급장갑차를 추가로 구매한다는 내용도 흥미롭지만 미국의 하이마스(HIMARS)나 대한민국의 K239 천무 같은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내용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특히 노르웨이, 스웨덴 양국 육군 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K9 썬더처럼 근접한 지역에 있는 적을 지속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수단도 필요하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즉, K9 썬더와 K239 천무는 서로의 위력을 높여줄 수 있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어떤 이유로 그러한 발언을 했을지 기사 번역을 마친 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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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정부는 곧 결정될 신형 주력전차 생산계약 체결과 더불어 K9 자주포 시스템을 추가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적극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 크고 강력한 지상군 작전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르웨이 방위사업청(NDMA)은 오늘(11월 7일) 협력사인 대한민국 한화 디펜스와 K9 썬더 155㎜ 자주포 4문과 K10 탄약보급장갑차 8대를 추가로 납품하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오늘 행사된 옵션은 2017년 양자 간에 성립되었던 1억 8천만 달러, 한화 2,400억 규모 계약의 일환으로 이로써 노르웨이가 보유한 K9 자주포 숫자는 24문에서 28문으로 늘어나게 되었으며 자동화된 K9 자주포 지원차량 K-10 탄약보급장갑차 조달 숫자 역시 총 14대로 늘어날 예정이다. 노르웨이 방사청(NDMA) 대변인 발표에 따르면 K9 자주포 및 K-10 탄약보급장갑차의 배송은 향후 2년 이내에 완료된다.
노르웨이 정부의 K9 자주포 추가 도입은 한화디펜스가 지난 8월 K9 썬더 역사상 최대 규모인 24억 달러, 현재 환율로 3조 2천억에 달하는 도입 계약을 폴란드와 체결한 이후 결정된 사안이다. K9 자주포는 한화 디펜스의 모국인 대한민국에서뿐만 아니라 터키, 인도, 핀란드,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에서도 발주되었다.
노르웨이의 포병 전력 강화는 2022년 연말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주력전차(MBT) 인수전에 대한 주요 결정을 앞두고 이루어진 것이다. 레오파드 2A7을 앞세운 독일의 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Krauss-Maffei Wegmann)과 K2 블랙팬서를 제안한 대한민국 현대로템이 노르웨이 신형 주력전차 수주전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노르웨이 방사청 대변인은 신형 주력전차 수주전에 대해 "두 제조업체 모두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실시된 혹한 테스트에 응하기 위해 시제품을 인도했으며 이 제품들은 지금까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형 주력전차(MBT) 계약의 가치가 약 10억에서 20억 달러, 현재 환율로 1조 3천억에서 2조 6천억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되며 노르웨이 육군은 72대의 신형 주력전차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형 주력전차들은 레오파드 2A4의 퇴역 시기와 맞추어 2025년부터 실전 배치되도록 계획되어있다.
노르웨이 육군은 제4 기계화 대대를 창설하기에 앞서 보병전투장갑차(IFV)를 추가로 확보해 지상전 능력을 더욱 증강시킬 예정이지만 정확하게 어떤 종류의 보병전투장갑차를 조달하게 될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노르웨이 방사청(NDMA) 대변인은 "노르웨이 정부는 단순하게 이미 노르웨이 육군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CV-90 보병전투장갑차(IFV)를 더 많이 주문하는 방식보다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다른 옵션이 있을지 아니면 그냥 CV-90을 추가로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을지를 분석하기 위해 기초적인 평가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년 말부터 CV-90 보병전투장갑차를 실제 조달하는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 정부는 올해가 끝나기 전에 보병전투장갑차(IFV) 프로그램을 '어떻게 진행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변인은 확인했다. "이번 여름 이전에 보병전투장갑차에 대한 정보 요청서(RFI)가 발부되었으며, 현재 내부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노르웨이 육군은 장거리 정밀 타격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노르웨이 방사청(NDMA)에 의한 시장 조사 및 비용 분석과 같은 핵심 용역들이 수행된 이후라야 정부의 조달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노르웨이 방사청(NDMA) 대변인은 "그런 관점에서 무엇이 우선 순위가 될 것이냐는 오로지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혹시 2023년 말이나 2024년에 (다수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장거리 정밀 타격체계를 선정하는) 입찰에 참여해 달라는 초청장이 발송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의 미래 방산물품 획득과 관련하여 2022년 4월 발간된 공식 문서에는 2029년까지 새로운 신형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10월 11일 Breaking Defense와의 인터뷰에서 노르웨이 육군 최고위급 장교인 라스 레르빅(Lars Lervik) 소장과 스웨덴 육군 칼 엥겔브렉슨(Karl Engelbrektson) 소장 모두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체계 투자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레르빅 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체계를 보유한다는 것은 '긴 사정거리'와 '정밀성'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충분한 양을 갖출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체계에 대한 투자도, 적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죠.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멀리 떨어져 있는 적에게 닿을 수 있는 장거리 타격 무기 시스템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명제는 당연한 것이지만 동시에 가까이 있는 적과의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타격 자산'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노르웨이와 러시아 두 나라가 북극 지역에 걸쳐 198㎞에 달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노르웨이가 최근 지상 기반 플랫폼들의 조달에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특히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하거나 군사 행동에 대항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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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의 군사 전문지 Breaking Defense가 2022년 11월 7일에 게재한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처음 기사 제목만 봤을 때는 노르웨이가 K9 자주포와 K10 탄약보급장갑차를 추가 구매한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고 그 영향으로 올해까지 결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노르웨이 신형 주력전차 수주전에서 K2 흑표가 다소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론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사를 정독해보니 내용의 1/3 정도가 K239 천무 같은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의 필요성과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K9 썬더 같은 근접 타격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긴 사정거리’와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정밀성’이라는 장점을 확보하고 있는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높은 비용’에 있습니다.
KKMD 481화 『Defence24 번역 폴란드가 한국형 하이마스 K239 천무(天橆) + K9썬더 조합을 선택한 이유: 그건 바로 ‘갓(god)성비’』 편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강력한 위력을 지닌 155㎜ 대구경 포탄의 가격은 12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에 비해 K239 천무에서 발사되는 230㎜ 무유도 로켓의 경우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 가격으로 알려져 있고요.
155㎜ 포탄을 발사하는 K9 썬더의 최대 사거리가 40㎞이며 K239 천무에서 발사되는 230㎜ 무유도 로켓의 사정거리도 45㎞ 정도입니다. 사정거리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근접 타격 시스템 155㎜ 자주포탄의 가격은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 230㎜ 무유도 로켓의 1/25에서 1/40 정도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230㎜ 무유도 로켓의 경우 구경이 더 크고 한꺼번에 12발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순간 파괴력이 월등하게 높을 것이라는 사실도 유추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노르웨이 육군 최고위급 장교 라스 레르빅(Lars Lervik) 소장이 장거리 정밀 타격 시스템의 장점을 언급하면서도 “충분한 양을 갖출 수 있는가? 라는 문제를 피해 갈 수 없다”고 지적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적과의 지속적인 교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비용 문제 때문에 충분한 양을 준비하기 어려운 다연장 로켓이 아니라 K9 썬더처럼 저렴한 155㎜ 포탄을 사용하는 자주포 시스템이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겠죠. 게다가 자주포 시스템들은 꾸준한 개량을 통해 사거리를 100㎞ 정도까지 확장하고 자동화, 무인화를 추구하고 있어 더더욱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자주포 시스템과 관련 군수품 도입과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지금보다 더 높아지게 되겠지만요.
오늘 미국의 군사 전문지 Breaking Defense의 기사를 읽으면서 어쩌면 노르웨이에서 K239 천무를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폴란드가 K239 천무를 대량 도입하고 기술을 이전 받아 폴란드 국내에서 로켓들을 생산하겠다는 발표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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