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0일 미국의 군사 전문지 Defense News는 미 해군이 운용 중인 구형 제트 고등훈련기 T-45C의 엔진 블레이드가 원인 불명의 사유로 파손되는 현상을 발견했고 곧 모든 T-45C의 이륙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KF-21 보라매 설계에도 참여했던 국내 전투기 전문가에게 엔진 블레이드의 일부가 파손되는 현상이 전투기 안전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직접 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전투기가 공력적 초음속 상황에 진입하게 되면 캐노피(canopy) 전방 기수 부분이나 덕트(duct)가 지니고 있는 구조상 특징으로 인해 충격파(shock wave)가 자주 발생하고 그 결과 진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진동으로 떨어져 나간 볼트나 자질구레한 구조물이 엔진에 흡입되게 되면 엔진 블레이드를 파손시켜 파편을 만들게 되고 이 파편이 엔진 도관뿐만 아니라 유압 계통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지경이 되면 전투기는 활공 비행마저도 불가능해지고 마치 쇳덩어리처럼 하늘에서 지상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지금 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T-45C가 바로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것인데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는 중이지만 T-45 고스호크가 30년 넘게 운용되고 있는 구형 기체이다 보니 원인이 쉽게 발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미 해군 소속 조종사와 비행 교관들은 T-45C 탑승을 거부하는 단체행동을 하기도 했는데요. 미 해군은 제트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2023년까지 후보 기종들을 납품 받아 테스트한 후 2028년부터 200여대의 신형 훈련기로 교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후보 기종으로 언급되고 있는 기체들에는 보잉 & 사브의 T-7B와 록히드 마틴 & KAI의 TF-50 그리고 레오나르도의 M-346 등이 있습니다.
먼저 2022년 10월 20일 미국의 군사 전문지 Defense News가 게재한 짧은 기사 “Navy grounds T-45 Goshawk fleet over engine blade failure (미 해군, 엔진 블레이드 고장을 일으킨 T-45 고스호크 비행대에 이륙 금지를 명하다)”를 번역해 보고 록히드 마틴 & KAI가 제시할 함재기형 FA-50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
미 해군 항공체계 사령부(NASC)가 화요일 발표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엔진 블레이드 결함을 검토하기 위해" 모든 T-45C 고스호크 고등훈련기들의 이륙을 금지(grounded)시켰다.
해군항공교육(Naval Air Training)사령관 리차드 브로피 소장은 성명서를 통해 T-45 고스호크 비행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조종사들의 안전에 대한 충분한 주의와 우려"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속한 해결을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는 중이며 작전 활동에 있어 안전은 중요한 핵심인 동시에 조종사나 항공기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은 피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해군의 해당 보도자료는 엔진 블레이드 문제가 어떻게 발견됐는지 그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해군 관계자들은 수요일 저녁에 있었던 해당 사안에 대한 추가 정보를 주던지 아니면 T-45 고스호크 이륙 금지 명령이 뒤늦게 발표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언론들의 요청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 해군 전술 항공기 프로그램(Tactical Aircraft Program)을 책임지고 있는 존 레먼 해군 소장에 따르면 몇몇 해군 기관들과 파트너 업체인 롤스로이스는 T-45 고스호크 엔진 블레이드 고장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레먼 소장은 성명에서 "(엔진 블레이드 고장에 대한) 기술 분석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며 우리가 T-45 고등 훈련기들을 비행 가능한 상태로 되돌려 해군 항공교육사령부(CNATRA)의 안전한 훈련을 지원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기술 분석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과 해병대에 따르면 항모 함재기 운용 방법과 전술타격 임무 습득을 위해 조종사들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에 T-45 고스호크(Goshawk)를 사용하고 있다. T-45 훈련기들은 1988년 도입되어 30년 이상 운용되고 있으며 1997년부터 파생형 T-45C로 전량 업그레이드 되었다.
_____________________
미국의 군사 전문지 Defense News가 2022년 10월 20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는데요.
현재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 기지를 운용하는 공군은 물론이고 항모를 운용하는 해군의 입장에서도 ‘무인전투기’가 미래 전력의 핵심을 이루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활주로 길이에 제한을 받지 않는 공군과는 달리 활주로 길이가 제한되어 있는 항모에서 무인전투기를 운용해야 하는 해군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개발하겠다고 나선 KF-21 네이비뿐만 아니라 미 해군이 실전 배치한 MQ-25 스팅레이처럼 덩치 큰 무인전투기를 미래 항모에서 운용하기 위해서라도 함상 이륙을 위한 사출장치(catapult)와 함상 착륙을 위한 발전형 착함기어(AAG)의 도입은 앞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F-21 네이비 이야기가 나와서 말씀 드리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아직까지 한번도 함재기를 설계하거나 개발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도 큰일이지만 실제 시제기를 만들어서 함상 테스트를 하는 일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요구할 것입니다. 실제로 국내 군사전문지 밀리터리 리뷰는 KF-21 네이비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데 약 1조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해 KAI는 T-50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파일럿 후보생들에 의해 거칠게 다루어질 것을 예상하고 튼튼하게 만든 기체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개량 작업이 필요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함께 미 해군 훈련기사업에 도전하는 록히드 마틴을 통해 “미국의 함재기 개발에 관련된 기술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KAI는 미국이 제공한 함재기 기술 자료를 바탕으로 함재기를 설계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죠. 이는 분명 KF-21 네이비를 설계하고 개발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줄 것임에 틀림없는데요. KAI 기술진들은 4년 6개월 정도면 함재기형 FA(T)-50을 설계하고 테스트까지 해서 납품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제가 함재기형 T-50을 함재기형 계속 FA-50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미 해군이 차기 훈련기에 대해 실제 전투기와 최대한 비슷한(fighter-like) 성능을 지니고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KKMD 415화 『참신하지만 불안한 T-7A를 바라보는 美 언론의 상반된 시선: T-7은 과연 제2의 F-5가 될 수 있을까? (공허중량의 비밀)』 편에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했던 부분이지만 미 공군 훈련기로 선정된 T-7A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철저하게 훈련기 사양에 맞춰 설계 및 제작된 기체입니다.
국내 전투기 설계 전문가는 “T-7A의 현재 공허중량으로 봤을 때 경전투기 버전으로 개량이 된다손 치더라도 무장 탑재능력은 FA-50 절반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사진으로 보이는 T-7A는 무거운 외부연료탱크 장착도 불가능할 정도로 구조 경량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보잉은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 T-7A를 해군형으로 파생시킨 T-7B를 제안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 여러분들도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함재기는 항모 이착함 시 발생하는 충격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기골과 충분한 작전행동반경 확보가 가능하도록 많은 연료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비록 미 해군이 항모에 완전하게 이륙하거나 착륙하는 능력 대신 터치(touch) & 고(go) 능력만 요구했다고는 하지만 항모에 터치(touch) & 고(go)를 실시할 때에도 기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미 공군이 요구하는 성능에 상당부분 미치지 못하는 면이 있더라도 미국 정부가 정치, 경제적 이유로 또다시 T-7A를 고등전술훈련기(ATT) 사업 우승자로 선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미 해군이 사용할 차기 훈련기로써 요구되는 사양을 만족시키기에는 T-7A의 문제점이 너무나도 두드러집니다. 정치, 경제적 이유를 들이밀기도 어려울 정도로 말이죠. 게다가 미 해군 항공대는 미 공군과는 다른 독자적 기준으로 사용할 기종을 선택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론이기는 합니다만 KAI & 록히드 마틴 컨소시엄이 미 공군의 ATT 사업을 포기하고 대신 200여대 정도로 예상되는 미 해군 차기 훈련기 사업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그것은 “시간과 인력의 부족”이 원인이라기보다는 2018년에 있었던 미 공군 차기 훈련기 사업의 교훈을 되새긴 것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하게 됩니다. 즉, 생산비 절감과 구조 경량화에 치중했던 T-7에게 있어 튼튼한 기골과 넉넉한 연료 탑재력을 요구하는 미 해군 훈련기 사업은 진입 장벽이 훨씬 더 높을 수 밖에 없고 미 해군의 의사결정이 미 공군과 독립되어 있는 만큼 정치, 경제적 변수로부터도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점에 착안했을 것이라는 추론입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지 War Zone에 기고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 전문가 토마스 뉴딕(Thomas Newdick)은 2021년 8월 11일 기사에서 미 해군이 필요로 하는 차기 훈련기는 훈련기 역할뿐만 아니라 가상 적기(Red Air) 역할도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 공군이 고등전술훈련기(ATT)를 통해 달성하려 하는 압축된 파일럿 훈련과정과 실전 대응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미 해군도 실제 전투기 같은(fighter-like) 성능을 지니고 있는 훈련기를 찾고 있으며 FA-50과 T-7A가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토마스 뉴딕은 해당 기사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토마스 뉴딕은 War Zone에서 여러 기사를 통해 보잉 T-7A가 경전투기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미 공군이 이미 T-7A를 훈련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T-7A를 경전투기(LCA)나 고등전술훈련기(ATT) 혹은 해군 훈련기(T-7B)로 개발하면 규모의 경제에서 이점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KF-21 개발에 참여했던 국내 전투기 전문가나 제 입장에서는 FA-50이 폴란드에 48대 수출되면서 물꼬를 텄고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에 수출될 가능성도 매우 높기 때문에 T-7A 못지않은 규모의 경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T-7A의 현재 사양으로는 경전투기는커녕 해군 훈련기 역할도 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설사 경전투기로 개량이 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고요.
어느 쪽이 더 타당한 관점일지는 독자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7c9L4NTXe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