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사를 번역할 때 문장에 존재하는 단어나 문법이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 정도는 구글 번역기 같은 앱만 있어도 충분히 해결 가능하죠. 번역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글쓴이의 의도에 해당하는 ‘문맥(context)’을 짚어내고 그러한 글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데 있습니다. 결국 글이란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해외 기사를 구글 번역기에 넣고 돌렸을 때, 뭔가 이해가 되는 듯 하면서도 맥락이 없고 생뚱맞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이러한 과정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해외 기사를 번역하다 보면 관련 자료를 숱하게 찾아볼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들을 많이 접하기 떄문입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지 We are the mighty가 2022년 10월 12일에 게재한 기사 “The 11 best air forces in the world (세계 최고의 공군 베스트 11)”을 읽어보면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세계 최고의 공군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들의 전투력일까? 아니면 그들의 실전기록일까? 술집에 모여서 한잔 거나하게 들이키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아니면 배운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라도 이런 주제가 나오면 틀림없이 엄청난 논쟁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쟁거리조차 없는 삶은 또 얼마나 지루한 것이 되겠는가? 그것이 인생이다. ”
뭔가 인생의 깊은 단면을 슬쩍 들여다본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어쨌든 We are the mighty는 따로 순위를 정하지 않고서 세계 최고의 공군 베스트 11을 선정했는데요. 러시아, 대한민국, 중국, 인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이스라엘 그리고 미국입니다. 베스트 11이라고는 하지만 미 공군, 미 해군, 미 해병 항공대가 각각 별도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베스트 9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놓고 보면 세계 최고 공군 베스트 11에 포함된 나라들 중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그리고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국에서 개발한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HAL 테자스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도 않았으며 ‘첨단’이라는 접두어를 붙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제 대한민국은 KF-21 보라매와 함께 당당히 세계의 항공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겨룰 수 있는 출발선에 서게 된 것입니다.
그럼 2023년 3월 30일 인도계 언론 Eurasian Times가 KF-21 보라매 무장 테스트 성공에 대해 보도한 기사를 번역해 보고 간단하게 제 생각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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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3월 28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가 두 대의 시제기를 사용하여 첫 번째 무장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고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이 발표했다.
두 대의 KF-21 시제기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남쪽으로 3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사천에 있는 대한민국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한 후 남해 상공에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무장 테스트를 실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2026년 2월까지 총 6대의 시제기를 활용해 2,200여 회의 테스트를 다방면으로 실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현재 4대의 시제기를 앞세워 비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무장분리 및 기총발사 테스트에 사용된 기체는 KF-21 시제 2호기와 3호기였다.
지금까지 시제 2호기는 KF-21 보라매 기체의 구조적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었고, 시제 3호기는 보라매의 속도와 적재 가능한 무게를 테스트하는 데 필요한 기술 장치들을 갖추고 있었다.
KF-21 보라매 시제 2호기를 통해 실시된 테스트는 시계 외 공중전(BVR)용 미티어(Meteor)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보라매 기체에서 분리될 때 발생하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제 3호기에서 실시된 또 다른 테스트는 기체 내부에 탑재된 기관포 100여 발을 발사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방산제품 조달 기관인 방위사업청(DAPA)은 “전투기에서 무장을 분리하거나 기총을 발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체 구조, 엔진, 공기역학적 특성 변화 등을 점검해 안전성 여부를 검증하고 무장 운용과 관련된 항공전자 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은 또한 최근에 성공적으로 수행된 무장분리 및 기총발사 테스트를 통해 KF-21 보라매가 대한민국의 영공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완벽한 전투기"로 탄생하기 위한 "새로운 진전을 이룩했다"고 언급했다.
공대공 임무에 최적화된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2015년에 시작된 69억 달러, 한화 8조 8천억 규모의 KF-21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 중인 미국산 구형 F-4 및 F-5 전투기를 대체할 수 있는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 및 생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KF-21은 2026년부터 양산 단계로 진입할 예정이며, 대한민국 공군(ROKAF)은 2032년까지 120대의 KF-21 보라매를 확보할 계획이다.
KF-21 보라매의 등장은 공격과 방어에 있어 대한민국 공군이 지닌 역량을 전반적으로 강화시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노후화된 전투기들의 형편없는 상태로 비추어 본다면, KF-21 보라매의 성능은 오히려 과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특히, MBDA가 개발한 미티어 시계 외 공중전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BVRAAM)은 KF-21 보라매로 하여금 100k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적대적인 목표물과 교전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게 된다.
MBDA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고도의 기동성을 갖춘 목표물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6년 4월 스웨덴 공군의 JAS 39 그리펜(Gripen)을 통해 처음 실전 배치된 MBDA 미티어(Meteor)는 또한 다쏘 라팔(Rafale)과 유로파이터 타이푼에도 탑재되어 있다. MBDA 미티어(Meteor)는 영국 공군과 이탈리아 공군이 사용하는 F-35 라이트닝 II 전투기에도 통합될 예정이다.
(미티어 미사일 이야기가 나온 김에 얼마 전 3월 31일, 일본의 항공전문매체 고쿠반노론 航空万能論에 실린 기사를 소개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미티어 미사일을 F-35의 내부무장창에 수납할 수 있을 만큼 소형화시키기 위한 개량작업을 준비하던 영국과 마찬가지로 새로 도입하는 F-35에 기존 AAM-4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없어 곤란해하던 일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개발된 미사일이 바로 JNAAM입니다.
미티어 미사일의 덕티드 추진체에 일본이 만든 AESA 탐색기를 통합하여 개발될 예정이었던 JNAAM은 KF-21 보라매에 탑재되는 미티어보다 한 세대 앞선 성능을 자랑하게 될 것으로 보여 대한민국 밀덕들의 우려를 샀던 적이 있습니다.
2021년 서울 ADEX에서 만난 MBDA 관계자를 통해 저도 JNAAM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적이 있었는데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332화 『MBDA 기술 임원과의 독점 인터뷰! 일본과 공동개발 중인 미티어 JNAAM과 KF-21용 미티어, 어떤 차이점이 있나?』 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항공전문매체 항공만능론航空万能論이 3월 31일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JNAAM 양산계획이 폐지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방위장비청은 프로그램 종료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이에 대한 일체의 설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요.
항공만능론 은 이러한 일본 방위장비청의 태도를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따로 번역하기에는 너무 짧은 내용이고요. 어쨌든 당분간 일본 F-35A 및 F-35B에 미티어 Meteor 계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탑재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KF-21 보라매의 상대적 제공권 장악 능력은 더욱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네요. 역주)
머지 않은 미래에 대한민국 공군(ROKAF)은 타격 작전을 위한 F-35 라이트닝 II와 제공권 장악을 위한 KF-21 보라매가 조합된 전력을 보유하게 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F-35가 지니고 있는 우수한 스텔스 능력과 이를 통해 가능해지는 적 방공망 침투 능력을 200% 활용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KF-21 보라매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미 여러 번 소개된 개념이지만 다시 한번 짚어보자면 우수한 스텔스 능력을 지닌 F-35A를 소수 침투시켜 적의 방공 레이더를 타격, 무력화시킵니다. 다만, 적의 레이더나 방공 시스템을 타격하는 순간부터 더 이상 스텔스 능력을 유지할 수 없는 F-35A는 빈약한 무장 탑재력과 떨어지는 기동성 때문에 적의 방공 전투기들에게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미 공군이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F-15EX 같은 4.5세대 전투기를 F-35A와 조합으로 사용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 수준이죠. 물론 이런 조합이 등장하게 된 데는 5세대 전투기 F-35A의 운용 유지비가 천문학적이라는 부담도 상당 부분 작용을 했습니다. 향후 대한민국 공군은 KF-21 보라매를 F-35A와 조합하여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전문가는 그런 의미에서 F-35A의 능력을 200% 활용할 수 있는 존재가 KF-21 보라매라는 분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역주)
"(KF-21 보라매와 F-35를 조합해서 사용한다는) 개념은 지상 목표물 타격에 최적화되어 있는 F-35와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공권 장악 임무에 최적화되어 있는 KF-21의 특성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 있다"고 군사 전문지 Military Watch Magazine 편집장 에이브라함 에이트(Abraham Ait)가 2020년 일본의 군사외교 전문지 The Diplomat에 기고하기도 했다.
에이브라함 에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KF-21 보라매의 생산라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다면 심지어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4세대 전투기 F-16과 F-15K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이 부분은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6은 170대가 조금 안 되는데요. 이들 중에서 KAI가 면허생산하고 KF-16이라고 불리는 F-16C/D Block 52 130여대는 4.5세대 전투기 F-16V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습니다. KF-16U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들은 현재 업그레이드 중인만큼 가까운 시일 안에 KF-21로 교체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미국에서 직도입한 4세대 전투기 F-16C/D Block 32, 일명 F-16PBU 30여대는 4.5세대 사양으로 개량될 계획이 없기 때문에 KF-21 보라매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겠죠.
F-15K도 2034년까지 AESA 레이더와 DEWS 전자전 체계 등을 장착한 4.5세대 전투기로 개량할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수명 연장을 위한 기골 보강 등도 예상되기 때문에 KF-16U와 마찬가지로 2050년 정도까지 계속 운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F-15K도 향후 20년 안으로 KF-21로 대체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역주)
KF-21 보라매의 수출 잠재력은 어느 정도일까?
KF-21 보라매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고 제작한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로 이제 대한민국은 외부의 도움 없이도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개발 및 생산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지금까지 오로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 컨소시엄들만이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하고 비행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대한민국이 자력으로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8번째 국가라는 사실을 인도 역시 인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HAL 테자스(Tejas)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들어간다면 인도 역시 독자적으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Eurasian Times의 기사는 어느 정도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어쩌면 만만한 FA-50과는 달리 ‘넘사벽’ 수준의 KF-21 보라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포기하는 마음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요. 역주)
게다가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KF-21 보라매가 상당한 수준의 수출 잠재력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만약 그러한 믿음이 사실이라면 이는 예사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에 의해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플랫폼 및 무기 시스템 목록에 서구 항공 선진국들이 만든 전투기와 성능 면에서 대등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마저 저렴한 신형 4.5세대 전투기가 추가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가 폴란드이다. 대한민국과 폴란드 사이의 방위산업 협력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한민국으로부터 FA-50 경전투기 48대를 도입한 이후부터 KF-21보라매의 첫 유럽 고객으로 폴란드가 급부상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군사 관련 관측통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는 지난 2월 폴란드 언론 Defence24로부터 차세대 한국형 제공 전투기 KF-21 보라매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이미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양국간 방위 협력 관계는 머지 않은 미래에 KF-21 보라매의 개발 및 생산과 관련된 산업 협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으며 비드고슈치에 있는 제2 군용항공공장이 자연스럽게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파트너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항공업계를 이끌고 있는 이 회사는 이미 F-16 전투기 그리고 C-130 허큘리스 수송기의 정비와 수리를 담당하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와는 별개로 태국, 필리핀 그리고 심지어 이라크까지도 대한민국이 생산한 FA-50 경전투기를 이미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KF-21 보라매의 잠재적인 고객 국가들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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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3년 3월 30일 인도계 언론 Eurasian Times가 보도한 기사 “KF-21 Fires ‘Rafale’ Missile In New Tests; Expert Says South Korean Fighter Jet Optimized For Air-To-Air Missions (KF-21 보라매 신규 무장 테스트에서 ‘라팔’ 미사일을 발사하다: 전문가들로부터 공대공 임무에 최적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 전투기)”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현재 인도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들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것이 바로 프랑스의 다쏘 라팔(Rafale)입니다. 그리고 이 라팔이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무기가 바로 세계 최강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MBDA 미티어고요. 그런데 대한민국이 개발한 신형 전투기 역시 MBDA 미티어 운용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인도 언론들은 주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KF-21 보라매는 개발 초기 미국으로부터 AIM-120 암람과 AIM-9X 신형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통합을 허가 받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유럽제 미티어(Meteor)와 아이리스-티(IRIS-T)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통합해야 했는데요. 당시 국내 유명 군사 평론가와 언론 기자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KF-21 개발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었던 사람들의 눈에는 이런 난제들이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부딪치기 마련인 과제”가 아니라 “개발을 그만둬야 할 수많은 이유들 중의 하나”로 비춰졌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KF-21 보라매에 미국산 AIM-120 암람과 AIM-9X의 통합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지적했듯이 미국은 ‘일방적 거절’이 아니라 ‘실전 배치되지 않은 기체에는 통합해준 전례가 없다’는 답을 보내왔었고 실전 배치되지도 않은 사브(Saab) 그리펜(Gripen)에 AIM-120 암람의 통합을 허용해주었던 것처럼 좋게 말하면 ‘유연’하고 나쁘게 말하면 ‘엿장수 마음대로’인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확장을 저지하고 러시아에 대항하는 나토(NATO)에 힘을 실어줘야 할 필요가 있는 미국 입장에서 AIM-120 암람과 AIM-9X를 KF-21에 통합시키는 것은 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이라는 뜻이죠. 미국과 유럽산 무장을 통합하게 된 KF-21 보라매에 한국산 단거리,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초음속,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되어 통합된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멀티롤(Multi-role) 전투기로 탄생하게 되며 여기에 우수한 가성비까지 접목되면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강력한 동력원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분석이 단순히 개인적인 생각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Eurasian Times 기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3위의 과학기술 인력 보유국이기도 한 인도 입장에서 본다면 유독 방위산업 분야에서 대한민국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못마땅할 것입니다. KAI FA-50과 HAL 테자스가 해외 전투기 시장에서 자주 부딪치면서 인도의 눈 흘김은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도 FA-50을 여전히 ‘경공격기(Light attack aircraft)’라고 지칭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이 됩니다.
하지만 한국형 4.5세대 세미 스텔스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초도 비행, 초음속 비행 그리고 미티어(Meteor)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분리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끝마치면서 인도도 KF-21 보라매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FA-50 파이팅 이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눈에 쌍심지를 켜며 계속 대항심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KF-21 보라매에 대해서만큼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느낌이 이번 기사를 통해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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