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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 무기체계/신이 내린 방패 이지스 및 구축함

미국, 다국적 신형 이지스 구축함 건조를 제안하다? 한미일(韓美日) 공통 플랫폼 DDG-JROKUS의 등장

by KKMD Kevin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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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소속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스프루언스(Spruance: DDG-111)의 지휘관이었고 지금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미 해군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더글라스 롭(Douglas Robb)은 지난 2023 10 6,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를 통해 흥미로운 주장을 펼쳤습니다.

 

“Japan, South Korea and the US should mirror AUKUS for destroyers (일본, 대한민국 그리고 미국은 신형 구축함 건조를 위해 AUKUS를 거울 삼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한마디로 기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알레이 버크급을 대체할 수 있는 신형 이지스 구축함을 한미일(韓美日) 공통 플랫폼으로 건조하자는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KKMD 563화 『( CNN 번역) 발상의 전환: 중국 해군의 양적 팽창을 따라잡고 싶은가? 美 해군, 대한민국 세종대왕급에 주목하라!』 편에서 소개해 드렸던 내용과 연결되는 맥락을 가지고 있는 기사인데요. 국내 조선산업의 부진으로 더 이상 중국의 양적 성장을 따라잡지 못하게 된 미국이 동맹국 대한민국과 일본의 우수한 조선 능력에 주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 언론 CNN2023 6 3일 기사를 통해 미국은 최고의 성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해군 하드웨어를 생산 및 운용하고 있는 나라들, 이를테면 대한민국과 일본을 강력한 동맹국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대한민국과 일본이 건조한 전투함을 구입하거나 미국이 설계한 전투함을 이들 나라의 조선소에서 건조하여 가져온다면 중국 전투함들과의 수적인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CNN은 이러한 아이디어의 실현을 막고 있는 현실적 장애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언급했는데요. 현재 미국 법이 기술 유출 등에 대한 우려와 자국 조선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해외에서 전투함을 구입하거나 아웃소싱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아주 가까운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국이라고 하더라도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적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있을지도 모르는 중국과의 해상 전투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으려면 해당 법을 손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많다는 내용도 CNN은 함께 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번역해 볼 미국 Defense News의 기사는 2023 6 3 CNN의 기사보다 한층 더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 알레이 버크급을 지휘했었던 미 해군 지휘관이 작성한 기사인 만큼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데요. 기사를 작성한 더글라스 롭은 호주, 영국, 미국의 앞 글자를 딴 AUKUS처럼 일본(J), 대한민국(ROK), 미국(US)의 머리 글자를 딴 DDG-JROKUS라는 신형 다국적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의 이름까지 생각해놓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이 자꾸 회자되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추론의 영역에 머무는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2023 10 6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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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대한민국, 일본 그리고 미국의 지도자들이 "3국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 모였다. 그들은 이러한 협력이인도-태평양 지역이 번성하고, 연결되며, 탄력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이고 안전한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공동 역량을 창출해 내기 위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국력을 나타내는 도구로서 해군력은 잠재적인 침략자를 억지하고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게 해주는 선험적 지표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러나 미국 방위산업기지(U.S. defense-industrial base)와 관련된 규정들이 외부 도움 없이 전력을 증강시키려는 미 해군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조선산업에 대한 전례 없는 초당적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국내(미국) 조선업체들은 미 해군이 요구하는 사항을 충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매우 야심찬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한 가지 대안은 전투함의 작전 가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수리 기간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방법도 있지만 대신 이 방법은 향후 더 많은 유지 관리 비용을 필요로 하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더 나은 해결 방안은 국내에서 전투함 건조를 계속 하되, 한미일 동맹의 집단적 강점을 활용하고 우리의 동맹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생산 자원을 지렛대로 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논리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한국, 일본 그리고 미국은 호주, 영국, 미국 간에 체결된 안보협정 AUKUS의 틀을 반영하여 신형 다국적 유도미사일 구축함 건조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 타당한 결정일 것이다.

 

일본과 ROK로도 알려져 있는 대한민국에는 상업용 선박뿐만 아니라 해군 식별명칭 DDG로 알려진 이지스(Aegis) 탑재 유도미사일 구축함을 건조하는 조선산업이 번창하고 있는데, 동맹국들이 건조한 DDG들은 필자가 미 해군에 재직할 당시 지휘했던 미국의 DDG 파생형들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던 상식의 틀을 뒤집고 AUKUS에 활용된 접근법을 생각해 보자. AUKUS를 통해 호주, 영국 그리고 미국 세 나라는 새로운 종류의 공격 잠수함 건조에 기여하게 된다. 영국 설계에 뿌리를 두고 세 나라의 기술을 통합시킨 핵추진 공격잠수함(SSN) AUKUS는 호주와 영국 두 곳에서 건조될 예정이다. SSN-AUKUS는 궁극적으로 장비 운용의 상호 공통성을 높이고 세 나라 모두의 산업 기반을 지렛대 삼아 연합 전투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DDG-JROKUS』가 정상적으로 운용되려면 한미일 세 국가 모두 표준화된 선박 설계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적 구축함들은 이미 미국산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및 이지스(Aegis) 전투시스템, 수직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SM 시리즈 함대공 미사일뿐만 아니라 심지어 선체 형태마저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 이론적으로 논란이 될만한 요소는 전혀 없다.

https://youtu.be/2fg-_6mtebU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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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전투함 DDG-JROKUS 건조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현될 수 있다.

 

1. 각 국가는 전투함 한 척을 동시에 독립적으로 건조할 수도 있고

2. 각 국가들은 전투함 건조의 다양한 단계에 전문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으며

3. 조선업체들은 하나의 선체를 조립하기 위해 팀을 이루는 방식으로 함께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한미일 DDG-JROKUS의 공동 생산은 수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투 역량의 질적인 향상과 양적인 확대가 서로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첫째, DDG-JROKUS는 국내 산업기반 제약을 극복하고 미 해군이 보유한 함대 규모를 확장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미 해군 구축함들 중에서 기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구형 구축함이 2030년대 초부터 퇴역을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 해군의 수상 전투함 전력을 증강시켜야 한다는 절실한 요구가 존재하는 지금, 미국에서 건조할 것인지 아니면 해외에서 건조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미국 그리고 해외에서 '어떤 방식으로 건조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시 되어야만 한다.

 

둘째, DDG-JROKUS는 한미일 해군의 전술적 유연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동안 필자는 일본 해상자위대 및 대한민국 해군의 전투함들과 함께 항해했던 경험이 있으며 그들이 가진 역량과 전문성을 증언할 수 있다. 그러나 한미일 세 나라가 공통 해상 플랫폼을 운용하게 된다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함께 훈련하고 싸울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또한 전투함의 수리, 보급 및 재정비의 효율성을 높여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대양에서 작전을 펼치는 함대의 지구력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역사적으로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이 시기에 연합 해군을 창건하는 프로젝트는 한미일 3국간 외교관계를 강화하고, 장기간의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정치적 결속력을 구축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DDG-JROKUS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역내 강대국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해양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에 동참하고 있다는 분명한 지정학적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다. 핵추진 공격잠수함(SSN) AUKUS와 마찬가지로,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DDG) JROKUS가 발신하는 전략적 메시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해당 플랫폼이 지니고 있는 화력만큼이나 강력할 수 있다.

 

그러나 샴페인 병을 뱃머리에 부딪쳐 깨며 신형 구축함의 진수를 축하하는 행사를 열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만 하는 장애물들이 있다.

 

그러한 장애물들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이 자랑해 마지않는 전투함 건조 역사인데 덕분에 미 해군이 사용할 전투함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에 반감을 보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하다. 대단히 애국심 넘치는 태도이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전투함 설계와 건조를 해외업체들에게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곧 출시될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급 호위함의 설계와 건조를 이탈리아 업체 핀칸티에리에게 맡긴 바 있다.

 

두 번째 논란은 수출 통제, 공급 제한 그리고 정보 공유를 규율하고 있는 미국의법 조항들이 전투함 외주 작업을 제대로 시작해 보기도 전에 일찌감치 좌초시켜버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미국)가 현재 한국과 일본이 운용 중인 이지스 구축함에 중요 장비를 공급했던 것처럼 집단적 보상이 다소간의 위험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경우 민감한 기술의 해외 군사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미국)는 이전에도 F-35 합동타격전투기(JSF) 및 나토(NATO) 시스패로우(Sea Sparrow) 미사일과 같은 공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우호적인 군사 컨소시엄들과 협력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AUKUS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데 있으며 AUKUS에 활용된 외교적, 입법적, 프로그램적 해결책들이 DDG-JROKUS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핵추진 잠수함 SSN-AUKUS와는 달리 재래식 추진체계를 갖춘 신형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 건조 프로그램은 비밀스럽기로 악명 높은 원자로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해상 전투의 복잡한 특성은 미국의 전투 우위를 배가시키기 위해 가장 유능한 동맹국들과의 전술적, 기술적 협력을 필요하게 만든다. 함께 진행하는 전투함 생산은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뿐만 아니라 현재 번영을 누리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앞으로도 계속 번창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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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2023 10 6일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더글라스 롭은 『DDG-JROKUS』가 정상적으로 운용되려면 한미일 세 국가 모두 표준화된 선박 설계에 동의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동의는 이미 이루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미일 이지스 구축함에 대한 자료를 찾아 읽으면서 종종 생각했던 내용입니다만 일본의 아타고급은 아예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설계도를 그대로 가져와서 만든 전투함이고 세종대왕급도 독자적 설계라고는 하지만 이지스(Aegis) 전투관리시스템과 함대공 무기체계 그리고 외부적 형태 등에 있어 알레이 버크급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습니다. 기사 본문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미국은 대한민국과 일본의 이지스 구축함들에 대해서는 예외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관대하게 주요 기술과 핵심 장비들을 이전해 주었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사례가 또 한번 반복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더글라스 롭은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https://youtu.be/_AH_mO0AC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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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더글라스 롭은 전투함을 한국 및 일본에서 조달한다는 아이디어에 대한 미국 사회 및 조선업계의 저항을 어떻게 최소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힌트도 AUKUS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죠.

 

저는 이 기사를 읽고 난 후,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군사적 협력관계가 깊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있어 DDG-JROKUS의 등장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 되겠죠.

 

개인적으로 중국의 군사대국화가 진행될수록, 힘을 앞세운 소위 전랑외교(戰狼外交)’가 일상화될수록 동북 아시아의 군사적 긴장도 함께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군사적 협력 관계를 보다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며 국제사회에서 공분을 사고 있는 러시아 역시 중국의 전랑외교(戰狼外交)’를 차용하며 주변국들을 위협하는 거친 언사를 일상화시키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는 러시아 주변국들의 군사력 증강 및 군사 협력관계 심화라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고요.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에 대항해 미국을 등에 업고 실력행사에 나선 필리핀 해군과 미국으로부터 F-16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베트남 공군 등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느끼고 있는 불안감이 군사력 증강과 미국과의 동맹이라는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죠.

 

한미일 공통 플랫폼 DDG-JROKUS에 대해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충분히 예상되지만 결국 DDG-JROKUS의 등장을 불러온 원인은 다름 아닌 힘을 앞세운 중국의 전랑외교(戰狼外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f_owBZYUz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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