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K239 천무 다연장로켓포에 사용되는 핵심 무기체계 239㎜ 유도로켓탄 관련 생산기술을 폴란드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2023년 9월 5일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를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KKMD를 통해 사거리 80㎞의 239㎜ 유도로켓탄 생산기술이 폴란드로 이전될 예정이라는 소식은 이미 전달해 드린 적이 있으며 “과도한 기술이전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영상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더해 K239 천무를 통해 발사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거리 290㎞, 직경 600㎜ 전술지대지미사일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Defence24 2023년 9월 5일 기사에서 『239㎜ 유도로켓탄』의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600㎜ 전술지대지미사일과 관련된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나와있지 않은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거리 300㎞, 탄두 무게 500㎏이 넘는 미사일 생산과 관련된 기술의 해외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가 직접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거리 290㎞, 직경 600㎜인 전술지대지미사일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앞으로도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여러 정황을 두고 나름대로 추론할 수 있을 뿐이죠.
일단 2023년 9월 5일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본 뒤 제 생각을 간단하게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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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영방산기업 PGZ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239 천무(Homar-K) 발사대 및 유도미사일에 대한 2차 실행계약 이행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합의서는 239㎜ 유도 미사일과 발사대를 위한 기술들을 어떤 방식으로 폴란드에게 이전할 것인가에 관한 원칙들을 담고 있다. 이후 K239 천무는 WR-40 랑구스타(Langusta)로 알려져 있는 폴란드산 122㎜ 무유도 로켓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될 예정이다.
MSPO 2023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폴란드 군비그룹 PGZ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었다. 이 양해각서는 폴란드가 호마르(Homar)-K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한 한국산 다연장로켓포 K239 천무를 실전 배치하기 위해 필요한 두 번째 실행계약의 일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 이전은 2차 실행계약 이행에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여기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22년 10월에 체결했던 기본 계약 내용에는 총 290문에 달하는 K239 천무 발사대와 상당수의 239㎜ 유도 로켓탄, 600㎜ 지대지전술미사일, 훈련 및 병참 패키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도입된 K239 천무 발사대는 모두 폴란드에서 제작된 옐츠(Jelcz) 차체 및 토파즈(Topaz) 사격통제시스템과 통합된다. 작년 11월, 1차 실행계약으로 218문의 K239 천무 발사대와 239㎜, 600㎜ 두 가지 유형의 로켓탄 수천 발이 주문되었으며 2023년부터 2027년 사이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 계약은 이미 이행 중이며, 18문의 K239 천무 발사대를 갖춘 첫 번째 다연장로켓포 대대가 올해 말까지 인도될 계획이다.
이번 양해각서(MOU) 체결의 결과로 기술 이전 및 장비공급 분야에 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군비그룹 PGZ간의 책임분담이 결정됐다. 한국 방산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기술 이전과 관련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절차를 진행시키는 책임을 맡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또한 사정거리 80㎞의 239㎜ 유도로켓탄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하고 합작투자회사 등을 포함해 PGZ와 협력하여 개발할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폴란드에 생산공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신축되는 생산 공장이 폴란드에 추가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K239 천무에 관심이 있는 NATO 및 유럽연합 국가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폴란드 양국간 협의된 계약 조항에 따르면 폴란드 국내에서 1만 발 이상의 239㎜ 유도로켓탄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는 선정된 지역에 공장을 신축하여 생산능력 확보를 보장하고 정해진 마감시한 안에 생산을 끝낼 수 있도록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할 계획이다.
기술 이전에는 K239 천무 발사대 시스템도 포함되며 이번 계약의 경우 PGZ가 지정한 그룹 내 자회사가 관련 기술을 이전 받게 된다. 더구나 이번 계약 조항 중에는 K239 천무 발사대에서 폴란드가 생산한 122㎜ 무유도 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한다는 내용도 전제되어 있다. 덕분에 K239 천무는 사거리 80㎞의 239㎜ 유도 로켓탄 및 보다 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사거리 290㎞의 전술지대지미사일뿐만 아니라 오늘날 폴란드 군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WR-40 랑구스타 시스템 같은 구형 무유도 로켓탄들도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폴란드 병사들이 보다 유연하게 K239 천무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 될 뿐만 아니라 교육훈련 과정을 한층 더 용이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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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3년 9월 5일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K239 천무에서 발사되는 600㎜ 전술지대지미사일과 한국형 에이태킴스(ATACMS) 일명 KTSSM의 개량형인 KTSSM-II와의 관계에 대해 ‘헷갈린다’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국내 군사전문지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육군은 북한의 지하시설을 보다 원활하게 타격하기 위해 직경을 400㎜로 제한시킨 한국형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Korean Tactical Surface to Surface Missile: KTSSM)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도입한 에이태킴스(ATACMS)의 퇴역이 다가오면서 이중목적자탄(DPICM)을 탑재한 KTSSM이 필요해졌고 이에 우리 육군은 KTSSM-I의 로켓모터와 유도체계 그리고 400㎜ 직경은 그대로 두고 탄두만 이중목적자탄(DPICM)으로 교체한 KTSSM-II를 개발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이 보유하고 있던 소량의 토치카-U 전술 탄도미사일이 베르단스크항에 정박해 있던 앨리게이터급 상륙함 사라토프(Saratov)를 격침시키는데 이어 로푸카급 상륙함에도 큰 손상을 입히고 러시아의 탄약고와 유류고를 파괴하는 등 엄청난 전과를 올리면서 전술 탄도미사일의 가치를 입증했던 것입니다.
폴란드 북부 지역에 위치한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영토로써 러시아 정부는 2016년 칼리닌그라드에 핵 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배치해 폴란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고안된 대한민국 3축 체계처럼 폴란드도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고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해진 것이죠. 그런 이유로 폴란드는 대한민국 육군에게 K239 천무에서 발사할 수 있는 KTSSM을 문의하게 되었고 단순하게 탄두만 교체하려 했던 KTSSM-II 개량사업은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KTSSM-II는 이중목적자탄(DPICM)을 탑재하는 것은 물론, 사정거리를 MTCR이 허용하는 최대범위인 300㎞까지 확장하기 위해 직경을 400㎜에서 600㎜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폴란드가 KTSSM-II 개발계획에 협력하게 되면서 원래 2034년으로 예정되었던 사업 완료 시점이 2030년으로 무려 4년이나 단축되는 결과를 가져왔고요.
현재 미국은 이중목적자탄(DPICM)을 탑재한 ATACMS의 해외 수출을 금지한 상태이기 때문에 KTSSM-II가 완성되면 서방에서 조달할 수 있는 유일한 DPICM 탑재 전술 탄도미사일이 됩니다. 따라서 상당수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에게 KTSSM-II는 강력한 『비대칭 전력』으로써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폴란드에게 KTSSM과 관련된 기술을 이전할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부분은 대단히 민감한 내용이기 때문에 상세한 정보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오르카(Orka) 프로그램을 통한 잠수함 조달과 KF-21 보라매를 구매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폴란드이기 때문에 해당 계약들이 모두 성사된다면 KTSSM 관련 기술 이전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미사일기술통제체제 MTCR의 견제를 벗어날 수 있는 은밀한 수단을 동원해야 된다는 어려움은 각오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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