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1일 인도계 언론 Eurasian Times는 미 태평양 공군 소속 ‘하늘을 나는 요새’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Stratofortress) 1대와 필리핀 공군 소속 FA-50PH 3대가 편대를 이루어 남중국해 상공을 위력 순찰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는 미 공군에 마지막으로 납품된 시기가 1962년이었을 정도로 오래 전에 개발된 기체이며 무려 62년째 운용되고 있는 전략 폭격기입니다. 최대 속도는 마하 0.857이지만 항속거리가 무려 16,300㎞, 전투행동반경은 5,500㎞에 달합니다. 최대 31톤에 달하는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죠.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는 베트남 전쟁 당시 북베트남 군이 숨어있던 정글이나 북베트남 소유 항구를 초토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베트남 전쟁 종식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더해 AeroTech News가 2021년 9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공군은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를 2050년대까지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2022년 8월에는 향후 B-52J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된다는 내용까지 발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의 실제 제원이나 성능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쌓여온 ‘이미지와 상징성’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필리핀 공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술기들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 FA-50이 가세하면서 남중국해 전체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중국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입니다.
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전 두테르테 대통령과는 달리 명백한 ‘반중(反中) 정서를 보여주고 있는데다 향후 미국의 지원을 통해 필리핀의 공군 전력까지 보강될 추세여서 중국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프고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눈 여겨 볼 사안으로는 필리핀 정부가 추구하고 있던 다목적 전투기(MRF) 도입사업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여겨졌던 Saab 그리펜 C/D가 스웨덴 정부의 판매정책 변경으로 도입이 불가능해졌다는 내용입니다. 스웨덴 정부는 대신 최신버전인 그리펜 E/F만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문제는 그리펜 E/F의 가격이 최신형 F-16 블록 70보다도 비싸다는데 있습니다. 11억 2,000만 달러, 한화 1조 4,900억 정도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는 필리핀 입장에서 만약 그리펜 E/F를 선택한다면 많아도 8대, 적으면 6대 정도만 도입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는 필리핀이 보유하고 있는 FA-50PH 숫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FA-50 블록 20가 고려될 수 있는 여지가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2024년 2월 21일에 Eurasian Times가 게재한 기사 “‘New Bird’ FA-50 Fighter Joins US B-52H Stratofortress To Hold Drills In Philippine EEZ; Beijing Unhappy (필리핀 배타적 경제수역 훈련에 신형 전투기 FA-50 참여하다;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하는 베이징)을 번역해 본 뒤 필리핀 차기 다목적 전투기(MRF) 사업에 도전하고 있는 그리펜과 FA-50 블록 20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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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9일, 필리핀 공군 소속 FA-50 파이팅 이글과 '하늘을 나는 요새' 미 공군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가 남중국해 상공 필리핀 배타적 경제 수역(EEZ) 내에서 합동 공중 순찰을 위해 힘을 합쳤다. 남중국해를 사이에 둔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중국은 날카로운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일로코스 수르 칸돈(Ilocos Sur Candon) 서쪽 90해리 지역과 민도르(Mindoro) 루방(Lubang) 북서쪽 50해리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중 순찰에는 FA-50 파이팅 이글 3대와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 1대가 참여했다. 필리핀 공군은 페이스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합동 공중 순찰 훈련에 대해 발표했고 훈련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일련의 사진들도 함께 공개되었다.
이 사진들은 필리핀 공군의 FA-50 파이팅 이글이 위풍당당한 미 공군 소속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를 호위하며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두 나라 공군이 얼마나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대변하고 있다.
필리핀 공군(PAF)는 성명을 통해 “2024년 2월 19일 필리핀 공군과 미 태평양 공군은 필리핀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제3차 해양협력활동(MCA)의 2단계 과정으로 일로코스 수르 칸돈 서쪽 90해리, 민도르 루방 북서쪽 50해리를 아우르는 영공에 대한 합동 공중 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서는 또한 이번 합동 공중 순찰 노력이 필리핀 군과 미 태평양 군 간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두 나라 공군 간의 상호 호환성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활동을 통해 필리핀 공군은 영토와 주권을 보호하고 지역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려는 필리핀군(AFP)의 노력을 지원하겠다는 약속과 언제라도 출동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고 이 성명서는 강조했다.
이번 공중 순찰 훈련은 2023년 2월 9일부터 시작된 필리핀과 미국 간 제3차 해양협력활동(MCA)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제1차 해양협력활동(MCA)은 지난해 11월에 시행되었고 2024년 1월에 2차 MCA가 이어졌다. 필리핀 공군 대변인 마 콘수엘로 카스티요 대령은 해양협력활동(MCA)의 주요 목적이 필리핀군과 미군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양국 공군 간의 상호 운용성을 더욱 높이는 데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미 해군에 따르면 해양협력활동(MCA)은 미국-필리핀 양국 군대 간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뿐만 아니라 해상에서의 정기적인 친선 활동을 통해 해양 영역에서 연합작전능력의 향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FA-50과 B-52H 합동 훈련을 '홍보용 쇼'라고 폄하하는 중국 정부
최근 몇 달 동안 서필리핀해는 필리핀과 중국 간 논쟁이 격화되는 분쟁의 장이 되었으며 주로 서로 상충하는 영토 주장과 지속적인 자원 탐사 활동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 긴장의 중심에는 1999년부터 아융인(Ayungin) 모래톱에 정박 중인 필리핀 해군 함정 BRP 시에라 마드레(Sierra Madre)에 대한 일상적인 인원 교대 및 재보급 임무가 있다.
2023년 한해 동안에만 중국 해안경비대(CCG)는 해군 전초기지에 재보급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필리핀 선박에 대해 군용 등급 레이저를 1회 발사했고 물대포는 적어도 4회 이상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중국 해안 경비대는 필리핀 선박들의 어업 행위를 정기적으로 방해하고 필리핀 선박들을 대상으로 "위험한 기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스카버러(Scarborough) 암초 지대에서 필리핀 선박과 중국 해안경비대가 대치하는 상황도 여러 번 벌어졌다.
중국은 자신들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해역에 필리핀이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공산주의 국가는 또한 견고해지고 있는 미국과 필리핀 간의 군사 동맹을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미국-필리핀 합동 항공 순찰은 중국군으로부터 매우 강한 반응을 이끌어 냈지만 중국 남부 전구 사령부는 웨이보에 올린 성명을 통해서 이번 항공 순찰은 필리핀이 기획한 단순한 '홍보용 쇼'일뿐이라고 일축했다.
중국군 당국은 필리핀이 외부 국가를 개입시켜 남중국해의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을 약속하고 중국의 주권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필리핀 합동 항공 순찰은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필리핀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해양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 사전 조치로 등장하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필리핀은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영구적 수준으로 대폭 강화했다. 동시에 필리핀 정부는 남중국해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완전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이 얼마나 독단적인 행동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있으며 이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공동의 우려에 따라 이해 관계가 일치한 미국 정부와 필리핀 정부는 최근 분쟁 해역에서 합동 해상 순찰을 실시하여 중국의 해상 침입에 대한 공동 전선을 펼치고 역내 안정과 법치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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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도계 언론 Eurasian Times가 2024년 2월 21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필리핀 유명 군사전문가 MaxDefense는 오래 전부터 필리핀 공군 다목적 전투기는 스웨덴 사브 그리펜 C/D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와 스웨덴 정부가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가면서 MaxDefense의 꿈이 이루어지는가 싶었는데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스웨덴 정부가 구형 C/D 버전 판매는 불가능하고 오로지 신형 E/F 판매만 가능하다고 태도를 바꾸면서 다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주요 신문 포브즈(Forbes)는 2024년 2월 23일 기사를 통해 “필리핀은 가장 낮은 수준의 공군 예산을 가진 나라들 중 하나”라며 “초음속 전투기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FA-50 12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고거나 오래된 전투기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포브즈(Forbes)에 기고한 리차드 아불라피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고 그리펜 C/D의 천적은 대한민국의 FA-50 시리즈”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MaxDefense는 그리펜 E/F의 가격이 F-16 블록 70보다도 비싸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에 다음 4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물류지원 및 예비 부품비를 별도로 계산한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는 KAI FA-50을 구매할 때도 한정된 예산에서 최대한 많은 수의 전투기를 도입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선택했고 필리핀 공군은 지금까지도 FA-50PH의 예비 엔진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둘째. 그리펜 E/F 주문을 6~8대로 줄인다.
셋째. 예산을 16억 달러, 한화 2조 1,300억 정도로 늘린다.
넷째. 필리핀 국방부가 전투기 탄약, 타게팅 포드, 스마트 폭탄 구입에 할당한 예산을 전투기 구매 예산 11억 2,000만 달러에 추가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예산 자체를 늘린다는 세 번째 방안은 거의 현실성이 없고 물류지원 및 예비 부품비를 별도로 계산한다는 첫 번째 방안은 그런대로 현실성은 있지만 물류지원이 원활하지 않고 예비부품이 없어서 현재 FA-50PH들 중 제대로 작전활동에 투입될 수 없는 기체가 존재한다는 외신을 생각해본다면 결과적으로 그리 좋은 결정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필리핀의 주적, 중국 공군이 엄청난 양을 자랑하는 군대라는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겨우 6~8대의 그리펜 E/F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오늘 Eurasian Times 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현재 필리핀 공군에 절실하게 필요한 전략은 ‘질’을 높이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양’을 늘리는데 있습니다. B-52H 스트라토포트리스나 F-22 랩터 같은 고가치 전략자산들은 군사동맹 미국이 필요할 때 지원해 줄 것이니 필리핀은 자신의 능력 내에서 유지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자산들을 최대한 많이 보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고 있듯이 현대전은 장기 소모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방 예산이 1,000조를 넘어선다는 미국이 아닌 이상 전시 경제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는데, 이때 저렴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는 ‘가성비 좋은 무기’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 또한 천문학적인 무기들은 오히려 전체적인 국방 및 전시 경제 밸런스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필리핀 정부가 새겨 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즈(Forbes)에 기고한 리차드 아불라피아는 몇 가지 이유를 들며 “그래도 필리핀 시장에서 그리펜 E/F가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같은 이유로 말레이시아 다목적 전투기 사업에서도 그리펜 E/F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MaxDefense가 사브 그리펜 E/F 도입을 성공시키기 위한 4가지 방안을 내놓은 게시글에서도 블록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 FA-50의 도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FA-50 개발진과의 대화를 통해 KF-21 보라매를 개발하면서 습득한 기술이 적용되는 FA-50 블록 20는 항전장비로 봤을 때 4.5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몇 번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FA-50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국내 군사전문가들 중 한 분도 주간동아 1404호를 통해 “FA-50 블록 20는 4.5세대 전투기”라고 단언하는 모습을 보여줘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만, 이는 근거 없는 말이 아닙니다.
4.5세대 표준 항전장비라고 할 수 있는 AESA 레이더를 탑재하고 자동지형추적(ATF), 자동경로항법(ARN), 자동회복(PARS), 자동지상충돌회피(AGCAS) 등 최신 항전장비 및 정밀유도무기를 위한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까지 탑재한 FA-50 블록 20는 AIM-120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최신형 적외선 유도미사일 AIM-9X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 더해 유럽 MBDA와 협약을 맺은 KAI는 세계 최강이라고 일컬어지는 미티어(Meteor)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IRIS-T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FA-50 블록 20에 통합시키고 KEPD 350K-2 공대지 장거리 순항미사일까지 통합할 예정입니다. 공중급유장치까지 장착하고 있는 FA-50 블록 20는 공중급유기의 도움을 받는다면 장시간 작전 활동을 펼칠 수 도 있습니다. 필리핀 공군 소속 FA-50 블록 20의 경우 미 공군 공중급유기의 도움을 받는다면 남중국해 상공에서 시간의 제한 없이 활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FA-50의 경우 폴란드와 말레이시아 수출에 성공하며 규모의 경제를 이룩할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블록 20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물류지원, 예비부품 그리고 필요한 무장까지 모두 갖춘다고 해도 대당 600억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013년 사브(Saab)가 브라질에게 그리펜 E/F 36대를 판매하면서 54억 달러, 당시 환율로 약 7조 2,400억(프로그램 가격)을 불렀고 이 금액을 36으로 나눠서 단순 계산해 보면 대당 가격이 무려 2,011억에 달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차기 다목적 전투기 MRF 사업에 1조 4,900억의 예산을 배정한 필리핀이 구매할 수 있는 그리펜 E/F 숫자는 적으면 6대, 많아도 8대에 그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반면 프로그램 비용 600억인 FA-50 블록 20는 1조 4,900억으로 적어도 24대, 많으면 25대까지 도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기존에 도입된 FA-50PH 12대를 블록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는 제안까지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된다면 필리핀은 3개 비행 대대를 편성할 수 있는 약 36대의 FA-50 블록 20를 보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물량을 모두 인도 받고 나면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KF-21 보라매 블록 2가 본격 양산되기 시작하는 2032년이 다가올 것입니다.
사브(Saab)는 한때 그리펜 E/F의 시간당 운용유지비를 8,000달러, 한화 1,000만원 대라고 뻥을 쳤지만 비슷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F-16 블록 70의 운용 유지비가 3,000만원을 오간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스위스에서 발행되는 베르나 짜이퉁(Berner Zeitung)이 2012년 9월 26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그리펜 E/F의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24,242 스위스 프랑, 한화 3,700만원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블록 20를 포함한 FA-50 계열 전투기들의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500~600만원 정도로 그리펜 E/F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저렴합니다. 필리핀처럼 예산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공군들에게 이렇게 저렴한 시간당 운용유지비 또한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FA-50 블록 20는 전투행동반경이나 무장탑재력에서 진정한 의미의 다목적 전투기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반대로 ‘극한의 가성비를 지닌 4.5세대 전투기’라고 불릴 수 있는 장점들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필리핀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해당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LDKrcfRGb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