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관련된 해외 군사전문지 기사들을 번역하다 보면 심심찮게 만나게 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Ambitious』라는 단어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원래 ‘야심만만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이 단어는 해외 기사에서 보통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의 완곡한 표현으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KF-21 보라매가 아직 KF-X였던 시절, 많은 외신들은 KF-X 개발 일정에 대해 『Too Ambitious』, “이루 말할 수 없이 성공하기 어려운 계획”이라고 표현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그 ‘야심 차기 이를 데 없는” 개발 일정에 따라 실제로 시제기가 만들어지고, 초도 비행에 성공하고 이제는 본격적인 양산 과정으로 돌입하는 지경이 되다 보니 더 이상 KF-21 보라매에 『Ambitious』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외신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현재 발표된 개발 일정에 따르면 공대지/공대함 공격능력을 완전하게 갖추는 블록 2 버전의 KF-21은 2032년까지 양산 완료될 예정입니다. 그 이후 5세대 전투기로 분류될 수 있는 KF-21 블록 3로 개량할 것이냐 아니면 덩치를 키우고 기체 일부를 재설계하여 5.5세대 혹은 6세대 전투기로 볼 수 있는 KF-XX로 나아갈 것이냐? 라는 질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한가지 유의해야 할 부분은 우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5세대 전투기』는 사실상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는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Business Insider가 2023년 1월 4일 게재한 기사에서는 5세대 전투기를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에 개발을 시작한 기체들로 4세대 전투기에 비해 레이더 피탐성을 극적으로 낮춘, 즉 스텔스 기능을 강조하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전투기”라고 정의합니다.
보통 여기에 고속 대용량 데이터 링크와 센서 통합을 통해 극적으로 향상된 상황인식능력, 애프터 버너를 작동시키지 않고서도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슈퍼 크루즈 기능 탑재 여부 등을 5세대 전투기의 특징으로 언급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중국이 만든 J-20이나 FC-31 그리고 러시아가 만든 Su-57을 과연 5세대 전투기로 분류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모두가 5세대 전투기라고 부르고 있죠. 그만큼 전투기 세대 구분이란 애매모호한 점이 많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레이더 피탐성을 극적으로 낮춘 저피탐 설계』가 5세대 전투기의 시그니처(Signature)인 것처럼 6세대 전투기의 시그니처로 항상 언급되는 것이 바로 멈티(MUM-T), 유무인 복합체계입니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FA-50과 KF-21을 통한 유무인 복합체계 구현을 목표로 하는 4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는데요. 최종 4단계 로드맵이 시작되는 시기가 바로 2038년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40년대 중으로 최종 4단계까지 발전된 유무인 복합체계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인데 제가 자료를 보고 분석한 결과로는 최종 4단계까지 발전한 유무인 복합체계는 더 이상 유(有)무인 복합체계가 아닙니다. 로열윙맨 무인 전투기UCAV 1대가 다수의 다목적 소형 무인기 AAP를 통제하는 모습은 무(無)무인 복합체계라고 불러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왜 6세대 전투기의 시그니처(Signature)라고 할 수 있는 유무인 복합체계의 완성을 2040년대로 예정하고 있는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방위사업청이 지금으로부터 15년 후인 2039년 즈음에 한국형 F414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천명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추론하고 있습니다.
2024년 2월 26일 미국의 군사 전문지 Defense News가 게재한 기사 “South Korea eyes mixed fleet of manned, unmanned warplanes (유인, 무인 전투기를 섞은 혼합전력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번역해 보고 이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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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이 가까워지면서, 대한민국은 자국 공군 전술기들과 함께 운용할 수 있는 무인 기술의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 만 18세 이상 징집 가능한 인구 수가 감소하고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유무인 복합체계(MUM-T)에 대한 한국군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KF-21 보라매, FA-50 같은 유인 전투기와 다양한 무인기를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도 유무인 복합체계의 완성을 향한 대한민국의 국가적 노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 중 하나다.
Defense News와의 단독 브리핑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한 임원은 대한민국 공군에 유무인 복합체계 능력을 제공하기 위한 4단계 로드맵을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밝힌 해당 임원은 Defense News에 익명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KAI)는 미래를 위한 시스템 복합체계(system of systems)를 만들겠다는 매우 야심 찬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KF-21, FA-50과 같은 유인 전투기를 대형 무인전투기(UCAV) 및 다목적 소형 무인기(AAP)와 결합시키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공군은 4.5세대 전투기 KF-21의 단좌형과 복좌형을 모두 도입할 계획이며, 2026년 6월 1호기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KF-21 보라매 복좌형은 파일럿 훈련 역할 외에도 블록 3 버전에서 실현될 유무인 복합체계, 즉 MUM-T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F-21 복좌형에서 구현되는 유무인 복합체계는 뒷좌석에 앉은 조종사 혹은 인공 지능을 통해 무인기를 조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KF-21 보라매는 양산 과정 이후에도 새로운 기술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KF-21을 기반으로 5세대, 6세대 파생형들을 개발하겠다는 한국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5세대, 6세대 전투기로 개량된 KF-21은 KAI가 『차세대 항공우주 전투체계』라고 부르고 있는 것, 즉 인공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 유인 전투기 및 무인 드론 같은 다양한 플랫폼들과 각종 센서들을 하나의 정교한 네트워크로 연결한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유무인 복합체계, MUM-T 완성을 위한 대한민국의 4단계 프로세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이미 2023년부터 MUM-T 구현 로드맵 1단계를 실행하기 시작했고 내년인 2025년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로드맵 1단계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한민국 공군이 헬리콥터와 공중 발사형 소형 무인기를 사용하여 MUM-T를 현실에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을 그 골자로 하고 있다.
일단 고속 대용량 데이터 링크 및 인공지능에 대한 개념과 기술을 입증하는데 성공하고 난 이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다목적 소형 무인기(AAP)라고 불리는 보다 유능한 무인기 플랫폼을 FA-50 전투기와 연계하여 운용하는 단계로 전환할 예정이다.
비록 원래의 공중 발사형 무인기들보다 더 큰 덩치와 더 긴 체공 시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수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목적 소형 무인기(AAP)"이지만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요구조건 때문에 지나치게 첨단화된 기술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인터뷰에 응한 KAI 임원은 지적했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되는 MUM-T 구현 로드맵 제 2단계는 FA-50을 시험대 삼아 최대 4대의 다목적 소형 무인기(AAP) 플랫폼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기술 시연으로 마무리 짓게 된다. 2단계 기술 시연의 특징은 적을 속여넘기는 미끼로 활약하는 다목적 소형 무인기 AAP의 모습뿐만 아니라 내장형 전파 교란기로 전자전을 수행하고, 전자광학/적외선(EO/IR) 장치로 정보 감시 및 정찰 ISR을 수행하거나 자체 탄두로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데 있다.
2037년까지 완료될 MUM-T 로드맵 제 3단계에서는 FA-50에서부터 출발하여 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진 MUM-T 기술을 복좌형 KF-21로 이식하게 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유인 전투기의 로열윙맨 역할을 맡아줄 추가적 유형의 무인 전투기에 대한 엔지니어링 및 제조 설계 단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F-21 한 대는 최대 4대의 무인 전투기(UCAV)를 조종할 수 있을 것이며 무인 전투기(UCAV) 한 대는 다시 4대의 다목적 소형 무인기 AAP를 통제하게 된다. 이는 본질적으로 KF-21 한 대의 전투력이 무인기 20대의 전투력으로 확장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KKMD 632화 『[중국/인도 반응] 찢었다! KF-21 로열윙맨을 보호하는 다목적 소형드론(AAP)개발에 나선 한국: 과연 그들이 해낼 수 있을까?』편에서 KF-21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로열윙맨 역할을 하는 무인 전투기UCAV가 다목적 소형 무인기 AAP를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KF-21이 무인 전투기UCAV와 AAP 모두를 통제하는 방식이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Defense News의 이번 기사를 읽고 KF-21에 정통한 전문가에게 다시 한번 문의를 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로드맵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KF-21이 다목적 소형 무인기 AAP 4대를 직접 통제하고, 2단계에서는 무인 전투기UCAV 1대와 가능하다면 AAP 4대를 함께 통제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예정이며, 마지막 단계에서 KF-21이 무인 전투기UCAV 4대를 제어하고 이 무인 전투기가 각각 AAP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하는 것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즉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번 로드맵을 통해 최종적으로 무(無)무인 복합체계까지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역주)
2022년 8월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이 새로운 로열윙맨을 개발하기 위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를 선택하면서 이러한 무인 전투기에 대한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인데 이른바 KUS-LW 무인편대기 개발이 2021년 11월 시작되었다. 대한항공은 “무인 전투기 편대는 유인 전투기를 지원하고 호위하는 임무는 물론 감시, 전자파 간섭 전술, 정밀 타격 등 독자적인 임무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2038년 이후부터 시작되는 MUM-T 로드맵 제 4단계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MUM-T를 충분히 숙달하여 진정한 시스템 복합체계를 완성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차세대 항공우주 전투체계의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한 KAI 임원은 제 4단계 과정에 대해 “일종의 압축적인 개발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테니까요. 이번 기회에 우리는 지난 30년간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단번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IISS)에서 군사항공우주 부문 선임 연구원을 맡고 있는 더글러스 배리(Douglas Barrie)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 대한민국의 국방 및 항공우주 산업계는 유무인 복합체계 MUM-T를 개발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
더글러스 배리는 Defense News와의 인터뷰에서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역시 유무인 복합체계 능력을 탐색, 연구 및 개발하는데 있어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단기적으로 얼마나 강한 야망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투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높은 소모율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갖춘 접근 방식이라면 그야말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유무인 복합체계의 핵심은 인공지능이다. 유인 전투기 조종사는 항공작전본부의 명령을 기다려야 하는 반면 컴퓨터 알고리즘은 의사 결정 속도 측면에서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신속한 킬 체인을 생성할 수 있다.
“AI와 전투기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주고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보안이 철저하게 유지되는 통신 및 소프트웨어는 미래 전장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인공지능AI 지휘부,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전투기에 탑재된 인공지능AI 파일럿이 항공작전본부의 일부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KAI 관계자는 말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래 시스템의 특별한 능력과 특징 덕분에 인공지능 AI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적이 이러한 미래 전장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이렇게 빠른 의사결정 속도는 우리에게 커다란 우위를 안겨줄 것입니다.”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가?
대한민국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도 해외 투자자를 찾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지난 2월 초 중동을 방문해 카타르, 사우디 그리고 아랍에미리트(Emirati)의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방산협력과 무인기술 등을 논의했다.
한편,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MC-X 다목적 수송기를 개발하면서 국제 파트너를 찾고 있다. MC-X의 최대 이륙 중량은 92톤, 전장 40.3미터로 C-130J보다는 크고 A400M보다는 작은 크기이다. MC-X에게 기대되고 있는 역할에는 화물 및 인력 수송, 공중 급유, 특수부대 작전, 우주로켓발사, 공중조기경보, 의무후송, 해상초계임무 등이 있는데 유무인 복합체계 MUM-T도 여기에 포함된다.
만약 MC-X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양산은 빨라야 2035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KAI 대변인은 지난해 서울 ADEX 방산전시회에서 말했다.
“한국 정부는 국산 하드웨어를 보유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 얼마나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현재 KAI는 한국 정부와 논의 중이지만 동시에 다목적 수송기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는 국제 파트너를 찾고 있는 중이며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하는 몇몇 나라들이 있습니다.” MC-X에 참여를 희망하는 나라들의 이름을 밝히기는 거부하면서 KAI 임원은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기술 노하우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해외 기술을 활용한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3월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과 자폭형 무인기(loitering munitions) 조달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AI는 CG로 제작한 홍보영상에서 소형무장헬기(LAH)와 수리온이 IAI 타입 자폭형 무인기를 발사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KAI는 또한 해외 수출에 대한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KAI 임원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최대 800대의 KF-21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해외 시장이 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그리고 유무인 복합체계 MUM-T 기능을 FA-50 전투기에도 소급하여 통합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인도네시아, 이라크,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및 태국 같은 기존 FA-50 도입국가들에게 MUM-T 기술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해당 임원은 덧붙였다.
“FA-50과 KF-21 보라매의 경우, 우리는 두 전투기의 현재 성능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잠재 고객들에게 유무인 복합체계 MUM-T 및 5세대 전투 시스템 컨셉, 즉 '시스템 복합체계(system of systems)'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지금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크고 중요한 임무를 맡아 활약할 수 있는 FA-50과 KF-21의 '미래 가치'를 세일즈 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KAI 임원은 말했다.
“일단 구입한다면 FA-50은 향후 높은 구매 가치를 보여줄 것입니다. FA-50의 유무인 복합체계 MUM-T 기능을 통해 도입국들은 해마다 점진적으로 미래 전장에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의 더글러스 배리 선임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4단계로 구성된 MUM-T 개발 로드맵을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반드시 성공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배리 연구원은 "유무인 복합체계 기술 성공 여부는 부분적으로 한국이 이 기술을 어떤 수준으로, 얼마나 빨리 개발하기를 원하는지에 달려 있을 뿐만 아니라 복합체계 각각의 무인 요소와 관련된 임무의 종류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의 야망은 칭찬할 만하지만 현실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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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의 군사 전문지 Defense News가 2024년 2월 26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서두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유무인 복합체계 MUM-T 기능은 6세대 전투기에 반드시 구현되어야 할 핵심 기능이며 6세대 전투기들이 지닌 가장 큰 특징들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의 선임 연구원 더글러스 배리가 " 대한민국의 국방 및 항공우주 산업계는 유무인 복합체계 MUM-T를 개발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분석한 내용은 제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KF-21 보라매가 전 세계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들 중 하나로서 최근 KAI가 방점을 두고 있는 유무인 복합체계가 계획된 일정 안에 성공적으로 개발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지만 인공지능 AI의 개발이라든지 보안이 유지되는 고속 대용량 데이터 링크 등의 개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잘 알기에 마음 한 켠으로는 물음표(?)가 남아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는 씽크 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가 권위 있는 군사전문지 Defense News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러한 걱정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 주었으니 놀랍고 반가울 수밖에요. 비록 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가 “(한국의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이) 반드시 성공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단서를 달아놓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세상에 반드시 성공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일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처음부터 “야심 차기 이를 데 없다”는 소리를 듣고 시작했던 KF-X 프로젝트에 비한다면 대한민국 유무인 복합체계 프로젝트는 장족의 발전을 한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형 F414 엔진의 등장 시기와 유무인 복합체계의 등장 시기가 2040년대 이후로 묘하게 겹치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데요. 이 두 가지 사실이 동일하게 가리키고 있는 지점은 『KF-21 보라매에 기반을 둔 저피탐 형상의 스텔스 설계를 지녔으며 F414급 국산엔진과 유무인 복합체계가 적용된 한국형 전투기가 2040년 이후 등장할 가능성』입니다. 섣부른 판단은 하고 싶지 않지만 유무인 복합체계가 6세대 전투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강력하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추론입니다. 앞으로 이와 관계된 자료들이 더 많이 공개될 개연성이 높으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퍼즐들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득, 한국형 F414 엔진으로 6세대 전투기를 만든다면 추력이나 발전량에서 부족하지는 않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6세대 전투기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진 인공지능 및 고급 항전장비와 유무인 복합체계 그리고 레이저 무기 등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KF-21 보라매에 정통한 전문가에게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고 예전 영상을 통해 말씀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해당 질문에 대한 전문가의 답변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전투기 엔진은 추력의 한계 때문에 발전할 수 있는 전력량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추력을 올려서 발전량을 키운다는 생각보다는 현재 전력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전투기 사이즈나 엔진의 크기를 키워서 추력을 올린다고 해도 그에 비례하여 생산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양산에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크지 않은 F-35급 전투기가 많이 양산되는 이유는 그 정도 사이즈가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무장운용 및 작전목표 달성에 유리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F-22같은 대형 스텔스 전투기들은 엄청나게 비싼 생산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내부 무장창을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무장탑재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많은 사례들을 통해 현대 공중전에서 소수의 대형 스텔스 전투기 몇 대로 전장을 제압하거나 전황을 바꾸기 어렵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양적 우위’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보편적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전투기의 양적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실 전투기의 양적 부족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전투기를 작게 만들고 엔진 사이즈를 제한하여 최대한 비용을 억제하는 것 외에 특별한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게 비용을 억제시킬 수 있어야 한대라도 더 많은 전투기를 생산하고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미 공군이 엄청난 운용유지비를 필요로 하는 B-2 스피릿을 퇴역시키고 대신 더 작은 크기의 B-21 레이더를 개발한 사례도 양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4세대 전투기들 중에서 FA- 50이 남다른 인기를 누리는 이유도 이런 경제적 측면이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고요.
이런 여러 사례들로부터 6세대 전투기라고 무조건 비싸고 높은 출력의 엔진을 장착하는 것보다 탑재되는 엔진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전투기를 설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효율성을 중시한 설계의 실제 사례로써,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무기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저는 3㎞ 사거리 내외에서 추격해오는 공대공 미사일의 탐색기(seeker)를 태우는 용도나 소형 드론을 타격하는 용도로 기능을 제한하는 설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투기 임무 컴퓨터도 에너지 소모량이 적으면서 빠른 처리 속도를 지닌 모델을 개발하여 탑재하고 AESA 레이더의 출력도 상황과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엔진 안에 AMAD 발전기를 넣어 추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더 많은 전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롤스로이스가 만드는 전투기 엔진과 F-35에 탑재되는 엔진이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 NGAD 엔진 후보인 적응형 엔진도 알고 보면 엔진 자체의 추력을 올리기보다는 엔진 연료와 산소를 고도 별로 각각 다른 비율로 섞어 보다 효율적으로 태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엔진입니다. 그래서 같은 연료 대비 25% 항속거리 상승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내기도 했고요. 한국형 F414 엔진도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한다면 본래 F414 엔진보다 훨씬 더 높아진 추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KF-21 보라매에 정통한 전문가는 6세대 개념에 부합할 수 있는 전투기를 만들더라도 최대한 비용을 억제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국내에서 생산되고 지나치게 고사양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들어가는 한국형 F414 엔진을 장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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