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4월 25일 일본의 군사전문 블로그 항공만능론GF는 “베트남 국방부, K9 자주포 조달 의향을 표명하고 한국 정부에 협력을 요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고 이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들은 “한국 K9 자주포의 성공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사실 K9 베트남 수출관련 항공만능론GF 기사를 번역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요. 폴란드 수출형 천무의 CTM-290 전술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기사가 뜨는 바람에 잠시 뒤로 밀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번 K9 베트남 수출 사건에 대해 해외 언론은 어떤 식으로 서술하고 있을까? 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구글링으로 검색을 하다가 러시아에서 운영하는 영문판 군사전문지 Top War를 찾게 되었는데요. 2024년 4월 29일에 베트남 K9 도입과 관련된 기사를 게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해당 기사에는 러시아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아놓았고요.
먼저 2024년 4월 29일 Top War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본 뒤 제 생각을 간단하게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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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K9 썬더 자주포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K9 썬더를 이미 구매했고 일부 국가들은 앞으로 K9 썬더를 구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베트남이 K9 썬더를 실전 배치할 다음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국방부는 공화국 인민군 육군을 위해 한국산 155㎜ 52구경장 K9 썬더 자주포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느 정도 숫자의 K9 썬더를 구매할 예정인지는 아직 보도되지 않았고, 한국 정부와 실질적인 협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한국 정부가 베트남 정부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야말로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초기 단계에 불과한 상황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국방부 차관 호앙 쑤언 찌엔은 2024년 4월 23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제11차 한국-베트남 국방전략대화'에서 베트남 정부가 K9 썬더 자주포를 구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국군에 통보하여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음은 한국군 측이 발표한 성명 내용이다.
"호앙 쑤언 찌엔 베트남 국방부 차관은 한국형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했다. 찌엔 국방부 차관은 K9 썬더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 시스템 도입을 포함해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를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협력을 요청했다."
K9 썬더의 전투중량은 47톤이며 항속거리는 480km, 최대 시속 67km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강력한 1,000마력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5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K9 썬더는 52구경장 155㎜ 주포로 무장하고 있으며 분당 발사 속도는 무려 15발에 이른다.
(개량형 K9A2 버전에서도 분당 최고 발사속도는 9~10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개발 예정인 K9A3 버전에서도 분당 최고 발사속도는 10~12발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분당 15발이라는 러시아 매체 Top War의 기사 내용은 수정이 필요합니다. 탑승 승무원 숫자도 K9A2 버전부터는 5명이 아닌 3명으로 줄어듭니다.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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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러시아계 군사전문지 Top War가 2024년 4월 29일에 게재한 기사 “Vietnam has decided to purchase a batch of South Korean K9 Thunder self-propelled howitzers (베트남이 대한민국 K9 썬더 자주포 다수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영국의 유명 군사전문지 Janes도 해당 기사를 다루고 있는데요. Janes 보도 내용에 따르면 베트남이 원하는 K9 자주포 구매숫자는 무려 108문 정도 됩니다. 꽤 많은 숫자인데요. 베트남이 구매하는 K9 자주포는 잠재적 적성국가 중국과 접경하고 있는 북쪽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중국과 베트남은 1979년 2월 17일부터 동년 3월 16일까지 한달 동안 전쟁을 치른 적이 있으며 많은 인명 피해를 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베트남 K9 썬더 구매에 관한 중국 쪽 반응을 알아보고 싶었는데 러시아 쪽 반응부터 먼저 찾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러시아 네티즌들의 반응이 확연하게 두 부류로 나뉘어진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폴란드가 한국으로부터 K9 썬더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폴란드 K9 자주포가 결국 누구를 향해 불을 뿜겠느냐?”며 짜증난다는 반응과 “K9 썬더는 세계 최고의 자주포들 중 하나이며 한국 방산업계의 생산능력 또한 세계 최상위권”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응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러시아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추가적인 보충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역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대화명 Lev_Russia
사회주의국가 베트남이 자본주의국가 대한민국으로부터 수십 대의 자주포를 구매하려 한다니...... 옛날이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건 악몽이다. "사회적 이념"과 "일반적 실용주의"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대화명 Senior seaman
우리 러시아는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 왔다. 하지만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승전에 따른 전리품으로 우리(러시아)는 기술적 혁신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 베트남이 군사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사회주의 국가가 달리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중국과는 매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무기들은 모두 낡아빠진 것들뿐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과 같은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다. 베트남이여, 우리 러시아를 용서해 달라.
(Top War의 기사는 러시아어를 영어로 기계번역 했는지 문맥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의역을 했는데요. 사실 한때 사회주의를 주창했던 나라들 예를 들면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은 이미 엄밀한 의미의 사회주의에서 벗어난 지 오래입니다.
제 전공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말씀 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러시아, 중국 그리고 북한의 사회주의는 일당 독재 내지는 일인 독재를 위한 이데올로기로 변질되어 있죠.
그런 상황에서 이 댓글을 달아놓은 러시아 네티즌은 러시아는 이미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기 때문에 베트남에게 자주포를 팔아주기 못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러시아 네티즌의 논리대로라면 베트남이 도입하고 싶어하는 K9 자주포를 만드는 대한민국도 사회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역주)
대화명 Alex013
한국 K9 자주포가 제공되고 있는 지리적 범위는 실로 광대하기 이를 데 없다. 폴란드, 인도, 에스토니아, 이집트, 핀란드 그리고 터키가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대표적 나라들이다. 그 중에서도 폴란드가 한국으로부터 200문 이상의 K9 썬더를 도입하기로 한 계약이 특히 짜증난다. 그 200문의 K9 자주포들이 어디를 향해 불을 뿜을지는 뻔하지 않은가?
(폴란드의 K9PL들의 포문은 당연히 숙적 러시아를 향하겠죠. 구체적으로는 북쪽에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를 향하게 될 것입니다. 역주)
대화명 svp67
한국의 K9 썬더가 잘 팔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으며 현재 폴란드 육군으로부터 수주 받은 대규모 K9 생산계약을 이행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언제쯤 한국인들이 K9 썬더를 베트남에 인도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화명 bear cub
한국은 빠른 생산 속도를 자랑하는 나라이다. 그들은 최근 K9 생산라인이 추가된다는 소식을 발표했고 또 다른 생산라인 역시 추가될 계획이다. 당신은 한국 공장의 생산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데 한국 공장은 (러시아 공장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대화명 Buskan
한국의 자주포는 훌륭한 성능을 지니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자주포들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대 자주포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는 것도 좋은데 그 중에서도 특히 스웨덴 '아처'가 흥미롭다.
대화명 Yuras_Belarus
모두가 잊고 있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첫째, 러시아는 이제 무기 수출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 스스로가 더 많은 무기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과 베트남은 비슷한 기후 및 지형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베트남 지역에서 필요한 기술적 특성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
대화명 Graz
어째서 한국과 베트남의 기후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인가? 두 곳은 기후가 전혀 다르다.
(이 댓글을 단 러시아 네티즌은 아마도 한국은 동북 아시아에, 베트남은 동남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기후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사계절을 지닌 대한민국 무기체계들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극한의 더위와 추위를 모두 고려하여 설계되는데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것입니다.
고온 다습한 대한민국의 여름철은 동남아 국가 베트남의 기후와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덥습니다. 물론 노르웨이처럼 추운 나라에서도 K9 썬더는 아무 문제없이 운용되고 있고요. 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