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 20가 등장하기 전까지 FA-50의 가장 큰 약점으로 여겨지던 부분이 바로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통해 이루어지는 시계 외 공중전(BVR) 능력의 부재였습니다.
자료를 살펴보면 FA-50 개발자들은 원래 미국산 고성능 레이더를 FA-50에 탑재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거부로 이스라엘 EL/M 2032 레이더를 탑재하게 되는데요. 소형 기체에 탑재되는 것들 중 성능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레이더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 수출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출력이 약해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통합이 어렵다는 단점이 지적됐습니다.
그러나 미국산 AESA 레이더 팬텀스트라이크가 탑재되면서 저렴하면서도 신뢰성 높은 미국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C를 통합시킬 수 있게 되었는데요.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FA-50에 AIM-120C 통합을 허용해 준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러시아를 막는 최전선에 서게 된 폴란드의 요청을 미국이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죠. 따라서 향후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에 속해 있는 나라들에 판매되는 FA-50 블록 20 혹은 단좌형 FA-50에 AIM-120C가 계속 통합될 것이라는 추론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NATO가 아닌 나라들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는 국가들에게 판매되는 FA-50의 경우에는 AIM-120C의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가장 최근 말레이시아에 판매된 FA-50도 블록 20 버전은 맞지만 아직 AIM-120C 통합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가지 더 우려스러운 점은 KF-21 보라매도 동일한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KF-21 보라매는 유럽 MBDA의 미티어(Meteor)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통합되어 있고 FA-50에도 통합될 수 있도록 사전 협의가 끝난 상항입니다. “세계 최강의 공대공 미사일”로 불리는 미티어는 성능이 우수한만큼 가격도 비쌉니다. 미국보다는 유연하다지만 역시 유럽의 이해관계에 따라 통합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래 우리 공군은 FA-50이나 KF-21에 탑재할 중장거리 국산 공대공 미사일을 도입하는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일단 규모의 경제에서 미국산 AIM-120 시리즈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국산 공대공 미사일을 만들어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공대공 미사일은 개발보다도 실제 전투기에 탑재하여 테스트하는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미국산 AIM-120을 싸고 저렴하게 사용하고 있던 우리 공군에게는 굳이 국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왜, 무슨 이유로 우리 공군과 방위사업청은 태도를 바꿔 국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승인하게 되었을까요?
2024년 4월 30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Breaking Defense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본 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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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호전적으로 변해가는 북한의 망령이 맴돌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은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최초로 실전 사용된 SM-3 미사일의 구매를 공식 승인했다.
SM-3 미사일 구매는 지난 4월 26일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이 결정한 3가지 주요 방위산업 조달 사업들 중 하나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신형 호위함 4척을 구매하고 국산 신형 공대공 미사일도 개발할 예정인데, 이 세 가지 프로젝트를 모두 합하면 투자 규모는 약 40억 달러, 한화 5조 4,000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3가지 프로젝트에는 중요한 주의사항이 수반된다. 방위사업청 발표에 따르면 국산 공대공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와 SM-3 구매 프로젝트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 이 두 프로젝트는 여전히 타당성 조사를 거친 후 재검토되어야 한다.
(중앙일보 이철재 기자는 2024년 5월 5일자 기사를 통해 “지난 4월 26일 제16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DX-Ⅲ Batch-Ⅱ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할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을 국외구매(FMS)로 확보하는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심의, 의결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은 SM-3를 뜻한다. 사업추진기본전략이 도중 바뀌거나 고꾸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 즉, SM-3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게 군 안팎의 예상이다” 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Breaking Defense가 지적하고 있듯이 SM-3 도입사업 및 국산 신형 공대공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는 ‘사업추진기본전략’ 단계이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뜻이죠. 국산 신형 공대공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 역시 FA-50, KF-21 보라매 해외수출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바뀌거나 고꾸라질 확률은 낮다고 예상됩니다. 역주)
Breaking Defense를 위해 번역된 대한민국 방위사업청(DAPA)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상 탄도미사일 요격 유도탄 프로젝트"로 알려진 SM-3는 KDX-Ⅲ Batch-Ⅱ 이지스 구축함에 통합되고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될 예정이다. SM-3 도입 프로젝트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필요 비용은 약 5억 8,300만 달러, 한화 7,900억 대에 이른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은 항상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국의 신형 SM-3는 중국 무기체계가 아닌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살펴 보면 이러한 사실을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월 21일 한국 시사토크 프로그램 '일요 진단'에 출연해 대만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군은 북한에 대한 감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주한미군(USFK)과 협력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 군의 최우선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의 발표에는 SM-3 구매 외에도 2032년까지 울산급 호위함 배치 IV 도입을 승인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23억 5천만 달러, 한화 3조 2,000억 규모의 이 해군 프로그램은 노후된 전투함들을 교체하기 위해 설계된 4척의 신형 전투함들과 관련이 있다. 이 신형 전투함들은 향상된 센서와 우수한 전자전 능력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방위사업청은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KF-21 다목적 전투기를 위한 국산 신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약 11억 달러, 한화 1조 5,000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산 신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프로그램은 2025년부터 203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KF-21 보라매 시제기 6대를 제작했는데 4.5세대 전투기로 불리고 있는 KF-21 보라매의 1차 양산 모델은 2026년 하반기에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은 한국이 국내 기술로 설계하고 제작한 신형 공대공 미사일이 KF-21의 수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방사청은 "국산 공대공 미사일이 KF-21의 기본무장으로 탑재되면 수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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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4년 4월 30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Breaking Defense가 게재한 기사 “South Korea plans $4B in new weapons investments, including $583M of SM-3s (대한민국, 5억 8,300만 달러 규모의 SM-3 도입을 포함해 40억 달러 규모의 신형 무기 개발 투자를 계획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서두에서 “미국산 AIM-120이면 충분하다”며 국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우리 공군과 방위사업청이 최근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중국이 자랑하는 공중우세 스텔스 전투기 J-20 마이티 드래곤과 일본이 영국 등과 함께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GCAP의 등장이 우리 공군 및 방위사업청 태도 변화에 가장 큰 동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산 AIM-120이나 러시아 R-77 같은 기존의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들은 모두단일 로켓모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발사초기 3~4초 동안 모든 연료를 소비하여 추진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이후 비행은 이 추진 에너지에 의존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기존 공대공 미사일들은 우수한 기동성을 가진 목표물이 방향을 전환할 때마다 많은 운동 에너지를 상실하게 되고 결국 명중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계 외 공중전(BVR)이 보편화된 현대 공중전 시대에서도 KF-21 보라매처럼 기동성이 뛰어난 전투기가 왜 유리한지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들은 KKMD 648화 『중형 전투기 KF-21이 경량 전투기 F-16C/D와 동일한 무장탑재력을 지니게 된 이유: 전문가가 들려주는 놀라운 KF-21 이야기!』 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스텔스 전투기들을 탐지하는 안티 스텔스(Anti-Stealth) 기술이 나날이 발전함에 따라 조만간 스텔스 전투기들이 수난을 당할 것이라 예측하는 군사 전문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안티 스텔스(Anti-Stealth)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F-22 랩터의 우위는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 또한 적지 않습니다.
5세대 전투기에 요구되는 기본 성능 중 하나가 미국 F-22 랩터처럼 애프터 버너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슈퍼 크루징 능력인데요. F-22 랩터가 최강의 전투기라 불리는 진정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다른 전투기들을 압도하는 “에너지 파이팅” 능력에 있습니다.
F-22 랩터의 최대 장점은 적에게 탐지되더라도 35,000 파운드 이상의 추력을 발휘하는 F-119 엔진을 가동시켜 곧바로 위험지역을 이탈하거나 적의 측면으로 크게 거리를 벌여 접근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AIM-120이나 R-77 같은 단일 모터 로켓들은 불과 3~4초에 불과한 초기 추력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옆으로 크게 돌며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는 F-22를 공격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생기죠.
그렇게 위험 지역을 이탈하거나 측면으로 빠져나간 F-22는 다시 자신이 유리한 공역을 차지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공중전 방식을 『에너지 파이팅』이라고 지칭합니다.
소형 기체인 FA-50도 애프터 버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제한은 있지만 마하 1.5+ 이상의 속도로 기동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파이팅이 가능한 기종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KKMD 368화 『마하 1.5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파이팅 능력! 미 공군이 FA-50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 편을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F-22 랩터처럼 강력한 엔진과 기동력을 보유한 전투기들에게는 AIM-120과 R-77 같은 기존의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들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 바로 MBDA의 미티어(Meteor) 미사일과 미국이 개발중인 신형 공대공 미사일 AIM-260 JATM 입니다. 하지만 이 두 미사일은 접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현재 국산 신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결국 미티어(Meteor) 방식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AIM-260 JATM 방식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AIM-260 JATM은 단일 로켓 모터를 이중펄스 로켓으로 만든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초기 부스터가 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 2단계 연소를 하는 방식이죠. 그렇지만 전체적인 연소시간이 짧다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사거리 연장에 초점을 둔 방식이기 때문에 고기동 표적에 대응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신, 기존 AIM-120 단일 로켓 모터 기술을 그대로 응용할 수 있어 개발 및 생산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고요.
그에 비해 덕티드 램젯(Ducted Ramjet) 방식으로 만들어진 미티어(Meteor)는 연소에 필요한 산화제를 공기 흡입을 통해 해결하므로 연료 탑재량이 3배 이상 늘어나고 제한적이지만 추력 조절도 가능해 기존 공대공 미사일보다 훨씬 긴 사거리는 물론 종말단계까지 비행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MBDA는 고도 3㎞에서 마하 1.4의 속도로 기동하는 목표물을 타격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는데요. 초기 연소단계 이후 추력을 계속 상실하는 기존의 공대공 미사일과는 달리 덕티드 램젯을 장착한 미티어는 마하 2 이상의 속도로 종말단계까지 비행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 냈습니다. 그 결과 기존 공대공 미사일 대비 미티어 미사일의 회피불능구역(No Escape Zone)이 200~250% 이상 확장되는 결과를 보여줬죠.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향후 KF-21 보라매가 상대하게 될 가상 적기를 중국 J-20과 일본 GCAP로 상정했을 경우 기존 방식의 AIM-120은 고사하고 신형 AIM-260 JATM으로도 상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0년대부터 덕티드 램젯 방식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KF-21 보라매에 장착하게 될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공대함-II 유도탄) 개발을 위해 오랫동안 램젯 엔진분야를 연구해 왔습니다. 400㎜급 덕티드 램젯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에 적용되는 설계개념과 형상을 공유하되 주요 구성품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200㎜급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국방과학연구소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국내 군사전문지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이 완전하게 실전 배치되는데 빨라도 7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덕티드 램젯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는 약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개발 및 테스트에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겠죠.
그에 비해 LIG 넥스원 같은 국내 업체들은 AIM-260 JATM을 추종한 신형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주장합니다. 대한민국은 AIM-260 JATM급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여건은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FA-50이나 KF-21 보라매의 해외 수출을 돕기 위해서라도 빠른 국산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타당한 주장입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접근 방식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국산 신형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의 주요 논점이 되고 있습니다.
4.5세대 KF-21 보라매로도 중국 J-20이나 일본 GCAP와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수 있지만 기술적 위험 부담 때문에 미국과 일본도 함부로 선택하지 못한 덕티드 램젯 기술로 갈 것인가 아니면 이미 기반 기술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향후 등장할 5세대, 6세대 미래 전투기들에게 대응하기 어려운 AIM-260 JATM(이중펄스 로켓) 기술로 갈 것인가?
여러분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