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밀리터리 매체 Indian Defence Research Wing(약칭 idrw)는 지난 10월 15일 말레이시아의 비즈니스 금융 전문지 “The Edge Malaysia”의 보도를 인용해 중국과 파키스탄이 합작한, 그러나 사실상 중국 전투기인 JF-17이 말레이시아 공군이 발표한 경전투기 및 전투입문훈련기(LCA/LIFT) 도입사업에 최종 입찰하지 않았고 그 결과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인도의 HAL-Tejas와 대한민국의 FA-50이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공군의 경전투기 및 전투입문훈련기(LCA/LIFT)도입사업은 거의 3년 전인 2019년 초에 KKMD 32화 영상으로 다룬 적이 있었을 만큼 오래된 사업인데 무슨 입찰이냐? 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의 경제난과 2019년 말부터 불어 닥친 바이러스 팬데믹 사태로 사업이 취소되었다가 다시 재개되었기 때문인데요.
2019년 당시 국내 일부 군사전문가들과 밀리터리 유튜버들은 중국/파키스탄 합작 전투기 JF-17에 비교한다면 대한민국 FA-50은 명함도 못 내미는 기종이라고 비판했었습니다. 제가 KKMD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바로 FA-50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상당수 국내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존재가 바로 FA-50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깜짝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파키스탄 합작 JF-17과 비교해 봤을 때 당시 FA-50이 불리하다고 평가 받았던 주요 논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JF-17은 중거리 시계 외 공중전(BVR)이 가능한 제대로 된 의미의 제공전투기이지만 FA-50은 근접전만 가능한 공격기에 불과하다.
둘째. JF-17은 block 3 업그레이드를 통해 4+세대 전투기로 변모될 예정이지만 FA-50은 별다른 개선사항이 보이지 않는다.
셋째. 당시 JF-17의 가격은 2,500만 달러 한화 290억대에서 형성되었지만 FA-50은 3,000만 달러 한화 350억대에서 형성되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가지 유념해야 할 부분은 JF-17의 2,500만 달러라는 가격은 block 3로 업그레이드 되기 전 가격이며 block 3로 개수되면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중국/파키스탄의 JF-17이 갑자기 무슨 이유로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수주전에서 발을 뺐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IDRW는 전투기 대금을 현금 대신 팜유(Palm oil)로 지급하겠다는 말레이시아의 거래조건이 문제가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IDRW가 인용한 말레이시아 언론에서는 지난 5월에 있었던 중국 군용기의 말레이시아 영공 침입 사건을 그 이유로 들고 있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JF-17이 사라지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인도 HAL-Tejas와 대한민국 FA-50에 대해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또 다른 말레이시아 언론 “The edge markets”가 보도한 내용을 살펴보면 말레이시아 공군이 초음속 비행 능력, 공중급유 능력, 중거리 시계 외 공중전(BVR) 능력과 현지 법인을 30% 이상 지분으로 참가시킬 것 등을 작전요구능력(ROC)으로 공지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기종은 현재 인도 테자스가 유일하다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현재 FA-50에는 중거리 공중전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또 다시 해외 수주전에서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뇌부가 바보가 아닌 이상, 왜 지금까지 FA-50에 시계 외 공중전(BVR) 능력을 부여하지 않고 있었던 것일까요? 제가 여러 방산 전시회에 참여하며 KAI 관계자들에게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했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뭔가 있기는 한데 말이죠.
이번 ADEX 2021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내년 2022년부터 본격적인 FA-50 개량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고 이를 취재하여 331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만 331화에서도 알려 드렸듯이 KAI는 AIM-120 암람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2026년까지 KF-21용 국산 AESA 레이더를 축소하여 장착시키고 국산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여 통합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공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AIM-120 암람을 통합하는 편이 더 빠르고 편리할 것 같은데 KAI는 왜 굳이 2026년이라는 시간을 정해두고 국산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요? 먼저 인도의 국방매체 Indian Defence Research Wing (IDRW)이 전하고 있는 기사 내용을 알려 드린 후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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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금융 전문지 "The Edge Malaysia"는 최근 보도를 통해 파키스탄이 올해 6월 22일 공표된 말레이시아 왕립공군 경전투기(LCA)/전투입문훈련기(LIFT)입찰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성급한 소식통들은 종종 파키스탄과 중국이 합작해서 만든 전투기 JF-17이 말레이시아 공군이 가장 선호하는 기종이 될 것이라 설레발을 치기도 했다.
입찰이 종료되는 마지막 날짜인 9월 22일이 되기 전, 말레이시아 왕립공군(RMAF)은 다음 6개 업체로부터 입찰을 받았다.
"The Edge"의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 케말락(Kemalak)시스템과 손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FA-50 파이팅이글을 제안하고 있고 터키항공우주산업은 아직 개발이 끝나지도 않은 휴르젯 초음속 고등훈련기와 이를 경전투기로 파생시킨 형태를 제안했다.
그 외에 러시아는 Mig-35로, 중국은 홍두(Hongdu) L-15 경공격기로 입찰에 응했으며 이탈리아의 M-346 고등훈련기와 인도의 경전투기 테자스 Mk1 등도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말레이시아 공군(RMAF)이 세우고 있는 계획은 두 단계로 나눠 36대의 경전투기 겸 전투입문훈련기(LCA/FLIT) 플랫폼을 조달하는 것으로 2021년부터 18대를, 그리고 나머지 18대는 2025년부터 구입한다는 내용이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새로 도입한 18대의 신형 전투기로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BAE 시스템 복좌식 전투기 Hawk Mk 108과 단좌식 Mk 208을 교체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공군(RMAF)은 신규 플랫폼 18대 중 8대는 전투입문훈련(LIFT)를 위한 복좌식 구성으로, 나머지 10대는 경전투기(LCA)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단좌식 구성으로 도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인도는 말레이시아 공군에게 테자스(Tejas)를 변형시킨 훈련기 모델과 단좌식 파생형 모두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적, 정치적 배경을 고려하여 말레이시아 수출형에는 이스라엘제 부품을 완전하게 제거시킬 것이다.
인도 테자스(Tejas)와 대한민국의 FA-50 모두 미국 방산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이 생산한 F-404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이 엔진은 또한 말레이시아 공군의 주력기종인 F-18에 장착되어 있어 운용과 정비에 편리성을 제공할 것이다. "The Edge" 보도에 따르면 중국/파키스탄 합작 JF-17이 사라진 지금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수주전의 강력한 우승후보는 바로 인도의 HAL-테자스와 대한민국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이라고 한다.
Indian Defence Research Wing(idrw)가 힌두스탄 유한회사(HAL)로부터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LCA-테자스 전투기를 해외 판매하기 위해 세 나라와 협의 중이며 그 중 말레이시아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전투기 대금을 팜유(Palm oil)로 지급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이 이번에 입찰에 응하지 않은 이유들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대금 지급 방식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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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군사전문지 밀리터리 리뷰 11월호에 올라온 FA-50 업그레이드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아하~” 탄성을 터트렸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공군 수뇌부와 KAI 경영진이 왜 지금까지 FA-50의 개량에 대해 미지근한 태도를 취해왔는지 그 이유를 취재해 놓은 내용인데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지금까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FA-50 업그레이드에 대한 모든 꼬여있던 실타래들이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로우급 전투기 FA-50이 예상을 뛰어넘는 가성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한국형 미들급 전투기로 개발되고 있는 KF-21 또한 예사롭지 않은 성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공군 입장에서는 아무리 가성비 좋은 FA-50이 있다고 해도 성능과 격이 다른 KF-21 보라매를 더 많이 보유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국방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이 한정된 예산을 두고 육해공군은 치열한 논리 싸움을 벌여야만 하는데요.
여기서 만약 FA-50의 항속거리가 늘어나고 BVR이 가능한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까지 장착되는 등 대폭적인 성능개량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KF-21의 생산수량을 줄여도 되지 않느냐는 육군과 해군의 논리 공격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염려를 공군 수뇌부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밀리터리 리뷰는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KAI 경영진 입장에서도 FA-50의 개량보다는 KF-21의 생산숫자를 최대로 늘리는 것이 수익구조에 있어선 보다 더 유리한 선택이 되겠죠. KF-21이 최대한 더 많이 생산되기를 바라는 공군 수뇌부와 KAI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개량사업을 통해 더 똑똑해지고 더 강력해진 FA-50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미 여러 번 설명을 드렸지만 FA-50에 암람(AMRAAM)을 통합하는 부분에 있어 KAI가 록히드 마틴이나 미국 정부로부터 제한을 받는 부분은 없습니다. 록히드 마틴은 KAI에게 300억을 주면 FA-50에 암람을 통합해 주겠다고 말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암람 통합비용 300억은 FA-50 한대 당 필요한 비용이 아닙니다. 1회성 비용이죠. 그런데도 KAI는 왜 국산 AESA 레이더에 국산 공대공 미사일 장착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밀리터리 리뷰는 KAI 관계자로부터 암람을 FA-50에 소프트웨어적으로 통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300억이지만 실제 전투기에 장착하여 통합하는 전 과정을 실행하는데 있어 약 5천억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기술해 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A-50에 암람을 통합하는 것과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FA-50에 암람을 통합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죠.
지금까지 살펴봤던 이유들 때문에 우리 공군과 KAI는 FA-50의 업그레이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본다면 KF-21의 적정 생산량이 안전하게 보장되는 시점이 되면 공군과 KAI 수뇌부들의 결정에 의해 FA-50이 적극적으로 개량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라는 논리적 추론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ADEX 2021에서 취재했던 관계자는 분명 FA-50의 Block 20 성능개량에 있어 2026년이라는 특정 기간에 방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2026년이면 KF-21이 실전 배치되는 시점이지요. 이 두 가지 사건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요?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및 전투입문훈련기(LCA/LIFT)도입사업에 있어 인도의 HAL-Tejas가 FA-50보다 유리한 점은 시계 외 공중전(BVR)이 가능한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장착되어있다는 점과 단좌식 모델이 있다는 점 등입니다. 현재 복좌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FA-50의 경우 단좌식으로 바꾸려면 설계 자체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FA-50을 1인승 단좌식으로 바꾼다면 생겨나는 여유 공간에 내부 연료탱크나 기타 항전장비 등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로만 존재했던 F-50의 실현도 가능해지겠지만 이는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꽤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반대로 인도의 HAL-Tejas가 FA-50보다 불리한 점은 무엇보다도 한번도 해외시장에 판매된 사례가 없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자국 인도 해군이 테자스(Tejas) 도입을 강력하게 거부한 사실은 너무나도 유명하죠. 구글에 “Indian navy rejects Tejas”로 검색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의 FA-50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인접한 국가들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는 훌륭한 실적이 있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말레이시아 언론들이 FA-50이 동남아에서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훌륭한 전투기라는 반증이며 물류나 후속지원이라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국경을 접한 국가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 전투기를 같이 도입하게 되면 전투능력에 대한 정보들이 쉽게 유출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는 의견도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지금까지 취재해 왔던 데이터와 밀리터리 리뷰 11월호의 내용을 취합해 보면 나름 확연하게 보이는 줄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2026년 이후 대한민국 로우급 전투기 FA-50이 어떤 방향으로 개량될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항공 선진국들이 만든 로우급 전투기들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게 될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2030년대가 되면 KF-21 보라매와 로우-하이 조합을 이룬 FA-50이 전 세계를 무대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취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네요.
외신링크 https://idrw.org/jf-17-out-tejas-and-fa-50-in-lead-of-rmafs-lca-flit-program-malaysian-publication/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rwaogH_Go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