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3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The War Zone은 러시아 로스텍(Rostec)이 제안한 신형 전투기 체크메이트(Checkmate)에 대한 새로이 업데이트된 소식을 전했는데요. 공교롭게도 다음날 같은 미국의 국제정세 전문지 National Interest는 인도가 러시아 신형 전투기 체크메이트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해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과 네티즌들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The War Zone이 체크메이트에 대하여 새로이 업데이트한 기사에는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 많았습니다. 잠깐 정리를 해보자면
첫째. 체크메이트는 단발엔진 기체이며 러시아 스스로 경량 전술기(Light Tactical Aircraft)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중형급 전투기의 크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에 공개된 사진들을 살펴보면 Su-75 체크메이트와 Su-57 Felon 사이의 크기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놀랍게도 체크메이트는 KF-21 보라매보다도 약간 더 큰 덩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KF-21 보라매의 전장은 16.9미터인데 반해 체크메이트의 전장은 17.37미터이고 전폭도 KF-21의 경우 11.2미터 그리고 체크메이트가 11.88미터입니다. KF-21의 최고 속도는 시속 2,235km로 마하 1.81 정도이고 체크메이트의 최고 속도는 시속 2,200km로 마하 1.79 정도에 해당됩니다. 항속 거리는 KF-21이 2,900km이며 체크메이트가 2,800km입니다. 무장 탑재량에 있어서는 KF-21이 7.7톤, 체크메이트가 7.4톤인 것으로 조사됩니다. 결론적으로 체크메이트는 같은 단발엔진 기체인 F-16과는 체급을 달리하는 중형 전투기라는 뜻이 됩니다.
둘째. 체크메이트는 형태적으로 Su-57과 매우 닮아 있으며 운용 유지비의 절감을 위해 조종석과 내장 시스템의 일부를 Su-57과 공유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체크메이트의 시험기가 단순히 실제크기 모형 Mock-up 수준인지 아니면 지상활주(Taxiing)이 가능한 수준의 기체인지에 대해서는 해외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한 상태입니다. 심지어 엔진이 장착되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태죠.
The War Zone의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KF-21보다 더 큰 덩치를 자랑하는 체크메이트의 가격에 대해 제작사인 러시아 로스텍은 중국과 파키스탄이 합작한 전투기 JF-17 Block III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4세대 전투기로 업그레이드 된 JF-17 Block III의 경우 The War Zone이 밝히고 있는 가격은 5,533만 달러로 한화 650억이 조금 넘는 금액입니다. The War Zone은 어떻게 이 정도 가격에 체크메이트를 공급하겠다는 것인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머리를 흔들고 있는데요. National Interest의 기사를 번역하면서 관련된 부분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붙여놨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체크메이트에 대한 업데이트 상황은 The War Zone에 종종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닿는다면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The War Zone 기사들은 메카닉적으로 워낙 설명이 상세하고 내용도 많아서 좀처럼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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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가 새로이 공개된 러시아 신형 전투기 Su-75 체크메이트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국 군사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러시아의 거대 방산업체 로스텍이 야심 차게 제시하고 있는 신형 5세대 경량 전투기 체크메이트가 해외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주도형 기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며 로스텍은 프랑스 다쏘(Dassault) 라팔이나 스웨덴 JAS-39 그리펜 같은 서방 전투기들과 경쟁하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The War Zone이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로스텍이 발표한 Su-75 체크메이트의 가격은 3천만 달러로 대한민국의 경전투기 FA-50과 비슷한 가격입니다. 그런데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이 가격에 내놓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상식적인데요. 물론 The War Zone은 체크메이트의 가장 기본적인 옵션이 이 가격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즉, 옵션이 추가될수록 가격이 더 올라가는 구조라는 뜻이지요.
그렇다고 해도 ‘완전 어이없는(downright puzzling)’ 가격정책이며 도대체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미스터리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미국 보잉의 T-7A가 미 공군의 고등훈련기로 처음 선정되었을 때 이와 비슷한 문구들을 여기저기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불필요한 것들은 모조리 버렸다』는 자극적인 문구로 가격 다이어트를 선언했던 보잉 T-7A는 지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산비도 급격히 상승해버린 상태죠.
또 한가지 National Interest 기사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일반적으로 5세대 전투기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 언급되고 있는 요소들은 뛰어난 스텔스 성능과 날아다니는 컴퓨터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항전장비 및 센서처리장치 그리고 강력한 네트워킹 능력 등입니다. 그렇다면 F-35와 대비하여 어느 정도의 스텔스, 네트워킹, 컴퓨팅 능력을 지녔는지 알 수 없는 체크메이트를 과연 5세대로 부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기는데요. 실제로 The War Zone 기사에서는 체크메이트를 5세대라고 부르지는 않고 있습니다.
무기체계 메카닉 분야를 설명하는데 있어서는 National Interest의 기사들이 The War Zone 기사의 디테일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역주)
러시아 방위 산업체 로스텍이 인도를 체크메이트의 최초이자 가장 큰 잠재 고객 중 하나로 예상하며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로스텍이 7월 초에 공개한 체크메이트 티저 예고편에서도 인도가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체크메이트가 공개되던 행사 당일 유리 보리소프(Yuri Borisov) 러시아 부총리는 "이 전투기가 최초로 향하게 될 곳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인도 그리고 베트남이 될 것"이라고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South China Morning Post의 한 기사는 일부 중국 국방관련 관측통들이 인도의 체크메이트 전투기 조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텔스 전투기의 판매는 매우 정치적인 행위이며 여전히 (스텔스 전투기 판매의 대부분은)주로 국제정치적 분열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중국 군사 전문가이자 해설가인 쏭종핑(宋忠平)은 말했다. 더불어 그는 러시아 로스텍의 신형 전투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들 중 하나가 바로 인도라고 덧붙였다.
쏭종핑의 언급을 살펴보면 '히말라야에서 계속되고 있는 중국군과 인도군 사이의 국경 대치'라는 맥락이 보인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프랑스 다쏘 라팔(Rafale)의 조달로 선도되고 있는 인도 4세대 전투기들의 능력이 중국의 5세대 전투기 J-20의 그것과는 감히 비교조차 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향후 중국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인도 공군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급속히 현대화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차세대 전투기가 갖추어야 할 임무요건을 제시해 왔다. 올해 초 인도가 록히드 마틴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구매에 관심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실제 거래 회담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에 인도는 러시아 5세대 전투기 Su-57 PAKFA 의 수출 파생형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FGFA 프로그램의 파트너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인도의 고위 관료들이 Su-57의 스텔스 성능과 항전장치들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고 그 결과 인도는 2018년 해당 프로그램과 결별하게 되었다. 체크메이트(Checkmate)는 결과적으로 Su-57 PAKFA 공동개발 프로그램에서 튕겨져 나간 인도를 다시 충성 고객으로 되돌리려는 러시아가 시도하고 있는 가장 최근의,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유인 수단으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크메이트를 이용한 러시아의 마케팅 공세는 인도가 두 종류의 국산 전투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로 인해 매우 복잡한 상황과 직면할 수 있는데 인도는 현재 Tejas Mark 2 개량작업과 차세대 고등중형전투기(AMCA) 개발 프로그램을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전투기 조달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패를 러시아에게 선뜻 보여줄 생각이 없는 듯 하다. 현재까지 인도 정부가 러시아 체크메이트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는 구체적인 징후는 없다.
러시아 전투기 체크메이트가 전장에서 중국 전투기를 상대로 피비린내 나는 혈투를 벌일 수도 있겠지만 세계 무기 시장에서 또 다시 중국 전투기들과 만나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지도 모른다. 출시가 임박한 중국의 FC-31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는 그 성격상 러시아 전투기 체크메이트와 임무 목적이 상당 부분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FC-31 또한 체크메이트와 마찬가지로 예상되는 판매가격과 보유 능력의 전모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해외 수출전용 기체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체크메이트(Checkmate)의 잠재적 고객 국가들 중 적어도 두 나라 -인도와 베트남-이 중국과 직접적인 영토 분쟁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지만 FC-31은 (중국이 누리고 있는 경제적 영향력 덕분에)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무기 시장에서 러시아 체크메이트를 앞설 수 있는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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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11월 14일 National Interest가 게재한 기사 “Russia's Checkmate Fighter and China's FC-31 Could Go Head-to-Head (러시아의 체크메이트 전투기와 중국의 FC-31이 정면으로 격돌하게 될까)”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앞서 소개한 2021년 11월 13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The War Zone의 기사와 National Interest의 기사를 교차 검증해 보면 한가지 눈치채게 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러시아 체크메이트나 중국의 FC-31 모두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 나라들이 아직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러시아 공군은 Su-35, Su-57로 이어지고 있는 대형 전투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체크메이트에 대해서는 별 다른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체크메이트가 실질적인 중형급 전투기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난 이후에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죠. FC-31은 중국 해군이 F-35B 및 F-35C에 대응하기 위한 항모 함재기로 사용하기 위해 파생형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는 있으나 역시 해외수출 소식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체크메이트나 FC-31 모두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기종들이며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은 체크메이트의 잠재적 시장이 되기 어렵고 러시아제 전투기들을 도입하여 운용하다 열악한 후속군수지원 문제 등으로 진절머리가 난 동남아 국가들도 관망하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 또한 FC-31의 잠재적 시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체크메이트와 FC-31의 시장은 중동, 남미 및 아프리카 시장으로 수렴이 됩니다. National Interest도 최근 아프리카 무기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콕 집어서 이야기하고 있죠.
그런데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국경을 접한 국가들과의 전면전보다 반군 세력들에 의한 내전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경우 솔직히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춘 4세대 전투기들은 과잉무장이라고 지적 받기 십상이기 때문에 슈퍼투카노 같은 도입비와 운용 유지비가 저렴하면서도 공대지 공격능력을 갖춘 프롭(prop)전투기들이 활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나라들이 보안과 유지 운용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FC-31이나 체크메이트 같은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할 능력이나 필요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죠.
물론 최근 이슬람국가(ISIS)처럼 조직적 세력을 갖춘 일부 반군들은 러시아 등에서 강력한 지대공 무기들을 제공받는 경우가 많고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프롭전투기들의 생존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미리 강조하고 말씀 드리자면 바로 이 포인트에서 마하 1.5이상의 빠른 속도와 기동성을 갖추고 우수한 항전장비 및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 등을 갖춘 FA-50이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발도상국 여러 곳에서 FA-50이 중국 파키스탄 합작 JF-17과 경쟁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런 이유들도 숨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JF-17 Block-III의 가격이 650억대라면 2026년을 전후해 국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통합시키고 등장할 FA-50은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혹시 여기서 FA-50과 비슷한 가격으로 (정말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되겠지만) 출시된다는 체크메이트를 쓰지 무엇 때문에 FA-50을 쓰겠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로스텍의 주장대로라면 온갖 옵션을 다 떼고 기본 사양으로 도입된 체크메이트라면 FA-50과 비슷한 가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역시 문제는 후속군수지원과 운용 유지비에서 발생할 것입니다. 4세대 전투기의 수명주기 30년 동안 지출되는 총비용에서 운용 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0%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단 ‘스텔스’라는 명칭이 붙게 되면 운용 유지비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는 뜻이죠. 수명주기 전체로 봤을 때는 체크메이트의 가격이 FA-50보다 저렴하기는 어렵습니다. 어쩌면 세미 스텔스인 KF-21보다 더 비싸질 수도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FC-31도 벗어날 수 없는 함정입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체크메이트와 중국의 FC-31이 무기시장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 태국, 미얀마 같은 친중 성향의 소수 동남아 국가나 중동지역 국가들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KF-21과 체크메이트 및 FC-31이 격돌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저도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이런 시장일수록 ‘선점’ 효과가 지대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전투기는 한번 도입하면 최소 30년 이상은 운용해야 하는 고가의 무기체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도네시아라는 해외고객을 처음부터 안고 가는 것은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인도네시아가 우리보다 먼저 KF-21을 실전 투입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FA-50이 필리핀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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