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신 기사의 원래 제목은 “Yes, South Korea Could Defeat North Korea without America.” “그렇다. 대한민국은 미국 없이도 북한을 이길 수 있다.”입니다.
제목만 보면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칭찬하는 기사인 것 같지만 읽다 보면 여러분들도 아마 점점 눈썹이 찌푸려지는 현상을 경험하시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되는데요.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기사 본문 내용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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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군사적 교착 상태 중 하나가 바로 북한과 대한민국 사이에 존재하는 휴전선이다.
북한과 대한민국 사이에 존재하는 이 교착 상태는 비유하자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조그만 소년인 다윗을 상대하는 거인인 골리앗이 더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에게 항상 도움을 요청할 뿐만 아니라 적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전략적인 초점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글을 기고한 미국 군사 전문가는 성경에 나오는 조그만 소년 다윗과 거인 골리앗의 싸움에 남북한을 대입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조그만 소년 다윗으로 비유하고 대한민국을 거인인 골리앗으로 비유하고 있죠. 성경에서는 거인인 골리앗이 소년 다윗에게 패하게 됩니다. 이 사람이 그것까지 생각하고 글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골리앗인 대한민국이 더 강하고 거대한 존재인 미국에게 늘 도움을 요청하고 북한에게 질질 끌려가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너희는 이미 골리앗이니 미국의 도움을 바라지 말라는 뜻인 것이죠. 이 글을 쓴 미국 군사 전문가 카일 미조카미(Kyle Mizokami)는 일본계 미국인입니다. 역주)
현실적으로 볼 때, 북한보다 50배나 더 큰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주한 미군이 철수한 이후라도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1950년 6월, 소련을 등에 업은 북한은 남침을 시작했다. 미국이 이끄는 유엔 연합군은 1953년 휴전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북한의 침략을 물리치고 중공군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싸웠다. 미군은 휴전 협정이 이루어지고 미소 냉전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대한민국에 남아 있었다. 공산 세력의 남하를 막아주는 인계 철선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에서 혹시나 다시 생길지도 모르는 북한의 무력 도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미군이 대한민국의 비무장지대(DMZ)에 주둔하며 북한의 두 번째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동안에도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대한민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이 제공한 지역적 안정은 아시아 전역의 경제가 번창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고, 오늘날 민주적으로 번영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일본 이 두 나라는 중요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되었다.
특히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인구가 농업에 종사하던 농업 국가에서 완전히 현대화된 산업국가로 발전했고, 총 인구가 겨우 5천만 명에 불과한 이 나라는 오늘날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의 이러한 발전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이적인 성과이며 중간 크기의 국토를 지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국토를 지닌 러시아와 비슷한 규모의 역동적인 경제를 가진 국가가 되었다.
한편, 한때 대한민국보다 공업이 발달했었던 북한에서는 1970년대부터 공업 발달이 둔화되기 시작했고 그 이후 결코 회복되지 못했다. 냉전의 종식과 그에 따른 소비에트 연방의 경제적 지원의 중단은 북한의 경제를 악화시켰고, 이 비밀스런 나라에서 발생한 1990년대의 기근은 최소 24만에서 최대 350만 명 사이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오늘날 북한은 미국 델라웨어 주보다 국내 총생산GDP가 더 적은 작고 빈곤한 국가가 되었다.
대한민국과 북한. 이보다 더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는 나라는 없었다. 한국은행은 2017년 북한 경제 규모가 남한의 경제규모의 2.1%에 불과하고 평양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서울의 4.4%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데다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 수뇌부의 잘못된 관리, 부패, 형편없는 경제적 결정들은 남북한의 경제 상황을 극적으로 역전시켰고 그 결과 현재 부유한 남쪽과 가난한 북쪽 사이의 경제적 격차는 더욱 심화된 상태이다. 그와 동시에 대한민국은 상당한 양의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징집제도에 의해 뒷받침되는 저렴한 인건비 덕분에 그 효과는 더욱 증강되고 있다.
군 병력, 장갑차, 포병 부대, 전술 항공기와 전투함 숫자 등 수적인 면에서는 전반적으로 북한이 대한민국보다 우세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장비의 현대화와 성능의 우수함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이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제트 전투기부터 탱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북한 군사장비는 이미 한물간 구식들이고 개별 부품 하나 하나는 수십 년 이상 된 것들도 많다.
바로 이러한 두 나라 사이의 경제적 격차가 바로 논쟁의 핵심이다. 비록 대한민국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몇 배나 더 많은 방위비를 지출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단순한 방위비 지출인상 그 이상의 다양한 경제적 수단들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는 특히 낡은 장비, 병참과 보급의 어려움 등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전면적인 총공격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퇴보하고 있는 북한의 기계화 부대를 생각해 본다면 더욱 당연한 이야기가 된다.
현재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다목적 전투기 F-16과 지상 공격기 A-10으로 구성된 4개 비행 중대와 1개 기갑여단이 있으며, 특수작전 부대 및 해군 부대와의 정기적인 훈련이 있다. 주한 미군은 의심할 여지없이 강력한 병력이지만, 이 병력들은 유사한 성격을 지닌 대한민국 군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다. 누가 봐도 명백하지만, 주한 미군은 더 이상 북한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방패로써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남북 갈등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시키는 인계철선(철사로 만든 덫)의 역할을 할 뿐이다.
한편,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미국의 국익에 맞지 않는 군사적 결정들을 내려왔다. 수백 기의 전술 탄도미사일과 방사포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제한된 사거리를 지닌 방어력이 떨어지는 패트리어트(Patriot) 미사일 포대에 투자했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고고도 방어체계(THAAD)의 구입을 계속 거부하는 대신 미국 부대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사드(THAAD) 부대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이 고고도 방어체계 사드 부대의 주된 목적은 미군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의 상당 영역을 보호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대한민국의 최근의 군사적 행태들은 목전에 닥친 북한이라는 주요 위협에 대한 그들의 집중력 부족을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엉뚱하게도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들을 잠재적 적국으로 가정하는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양해군 건설은 해양 강국을 향한 당연한 발걸음이겠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대한민국 그리고 대한민국을 넘어 일본과 미국 등을 초토와 시킬 수 있는 핵무기로 무장할지도 모르는 북한의 잠수함에 대한 대잠전력을 그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평화주의 국가임을 천명한 일본이 독도를 침략할지도 모른다는 상상 속의 위협에 대비하여 대한민국이 실시하고 있는 각종 훈련들과 대책들은 그야말로 황당하기가 짝이 없는 반응이며 보다 직접적이고 급박한 위협인 북한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자원을 희생시키고 있는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어디까지나 번역자로써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하겠지만 이 부분은 번역하다가 몇 번이나 혀를 찼습니다.
북한에 대한 대잠전력의 예를 들어보면 최소 32대는 필요했던 P-3C 오라이언 대잠초계기가 절반 정도 숫자인 16대 정도만 운용이 되면서 우리나라의 북한의 잠수함에 대한 대잠전력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바로 내후년인 2022년부터 잠수함 잡는 귀신, 대잠초계기의 끝판왕 포세이돈 P-8A가 도입되기 시작합니다. 총 6대 도입이 결정되었죠. 게다가 대잠헬기들도 추가도입이 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해군의 대잠작전 능력에 비약적인 향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물론 포세이돈 도입의 결정적 계기가 바로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개발이었죠. 대양해군 건조에 신경 쓴다고 북한의 잠수함 대비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현재 대한민국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거론되는 이유 중의 하나로 바로 북한의 잠수함이 나오는 길목에 장기적으로 잠복할 수 있는 원자력 잠수함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북한의 잠수함 전력과 핵무기에 대한 대비책도 여러 가지 각도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평화주의 국가’임을 천명한 일본이라고 말하는 부분도 문제가 많습니다.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 일본의 아베 총리가 집요하게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하고 있는 사실을 카일 미조카미는 과연 모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것일까요?
카일 미조카미의 기고문을 제법 많이 읽어봤던 저로써는 이번 기고문은 객관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미국인이지만 일본계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다는 뜻입니다. 역주)
대한민국은 북한의 위협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첨단 기술과 강력한 경제, 역동적인 민주주의 그리고 첨단 군사 기술을 보유한 서구 국가들의 지원을 복합적으로 아울러 누리고 있다. 반면 북한은 이런 것들 중 어느 하나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주한 미군이 한반도에서 물러서는 것은 북한을 비롯한 주변 몇몇 다른 국가들의 명백한 목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한 미군 철수가 반드시 잘못된 결정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66년간의 군사지원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어느 시점에서든 미국의 군사적 지원은 끝나야만 하고, 북한보다 50배나 더 큰 경제를 가진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시간을 누리고 있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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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해석을 마치고 문득 떠오른 생각은 그렇다면 주일미군은? 이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카일 미조카미 기자의 이야기대로라면 대한민국보다 훨씬 더 큰 경제를 자랑하며 역시 스스로를 방위할 능력이 충분한 일본에 주둔하는 주일 미군부터 먼저 철수하는 것이 이치에 맞습니다.
나날이 군비를 확장해가며 우경화 되고 있는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해 우려하는 국제적인 시선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그는 주일 미군 철수는 언급하지 않는 것일까요? 물론 카일 미조카미 기자는 일본을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고 지칭했으니 일본이 우경화, 군사대국화 되고 있다라는 제 지적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이 기사를 통해 “평화주의 국가”인 일본을 대상으로 혼자서 상상하여 적국으로 지정하고 훈련 및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비난하고 거기다 더해서 바로 위쪽에 있는 북한에게나 신경을 쓰라는 비난조의 글을 읽을 때는 살짝 걱정까지 되었습니다. 이런 논조의 기고문을 읽는 일반 미국 시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한미군의 철수 여부는 각자의 신념과 생각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기사로 접한 이 일본계 미국 군사 전문가의 주한미군 철수 견해는 상당히 자극적인 면이 있습니다. 미국도 필요해서 대한민국과 군사 동맹을 맺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역학 관계에서 일방적인 것은 없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아는 상식입니다. 미소 냉전 시대에는 공산주의 사상의 전파를 막아서던 최전선이었고 냉전이 끝나고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이후 중국 세력의 남하를 막아왔던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했듯 그들도 우리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정학적 위치상 한미 양국의 관계는 서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한 미군 철수 여부는 미국 국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결정에 따를 일입니다. 하지만 마치 어른이 어린아이를 을러대는 듯한 기사를 쓴 카일 미조카미 군사 전문가의 태도는 한미 양국 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매우 실망스러운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9V_xNCcWL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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