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3월 11일, 미국의 국방 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는 “Forget America: Could North Korea's Biggest Threat Be China's PLA? (미국은 잊어라. 북한의 최대위협은 중국의 인민해방군일수도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중국은 현재 라다크 지역에서는 인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고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과 센카쿠열도에서는 일본과도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크게 표면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대한민국도 중국과 제주도 이어도를 사이에 두고 마찰을 빚고 있는 중입니다.
소위 말하는 ‘동북공정’으로 대한민국의 역사까지 왜곡하는 중국의 속내를 넌지시 들여다보고 있으면 미국의 국방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가 게재한 이 기사의 내용을 그냥 허투루 볼 수가 없습니다. 북한 내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북중 접경지역의 안전보장’을 이유로 내세워 중국 인민해방군을 평양까지 단숨에 진격시킨 뒤 군사적으로 북한을 장악, 친중국 꼭두각시 정권을 세워 한반도를 전면적인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두겠다는 중국 정부 시나리오의 존재가 계속 미국 국방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보유한 4개 전구 중에서도 북부전구(Northern Theater Command: 北部戰區)는 정예군이 모여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집단적으로 통제되는 18개의 제병합동 여단으로 구성되는 북부전구(北部戰區)는 3개의 특수전 여단, 3개의 항공 여단, 3개의 포병 여단, 3개의 공병 여단의 지원을 받게 되며 총 병력 17만을 자랑합니다.
미 국방매체 National Interest는 이 북부전구(北部戰區)의 전투력을 미 육군 전투사단 5~6개와 대등한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중국 인민해방군 중에서도 기계화가 가장 잘 되어 있는 전구이기도 합니다. 군사력으로는 세계 2~3위를 다투는 러시아를 상대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고 군사력 넘버 1인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대한민국도 상대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배경 설명은 이쯤하고 2020년 3월 11일, 미국의 국방 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가 게재한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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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상시적 위협요소들 가운데 종종 논의에서 배제되는 주요 강대국 하나가 있다.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악명 높은 북한과 1,416km 길이의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중화인민공화국은 엄청난 숫자의 대군을 거느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경의 안정을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하고 있다. 군사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북한에게 어떤 종류의 무력시위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은 중국에게 있어 축복이자 저주이다.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강대국들에게 공공연하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는 독립 국가이다. 따라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력은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중국에 대한 다른 강대국들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그 결과 거의 1,600km에 달하는 중국 국경이 스스로 방위비를 조달하고 미국의 영향력에 결코 자발적으로 굴복하지 않는 정권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북중(北中) 관계는 많이 불안정한 상태이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중국에 경제적, 군사적으로 의존해온 국가였지만, 최근 들어 양국간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식을 줄 모르고 맹렬히 미국을 비난하는 북한의 태도와 핵무기 프로그램은 미국을 수시로 자극해 왔고 급기야 북한을 미국과 중국 사이의 주요 쟁점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뿐인가? 북한의 노골적인 국제 규범 위반 또한 중국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북한 정권의 붕괴 여파로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이나 북한 정권 지도부가 중국에 대항하여 위협을 가해 오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북한에 개입할 준비를 해왔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 당사자 외에 그러한 '북한에 대한 개입 준비'가 어떤 것이 될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우리는 몇 가지 개연성 높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일단 합리적 추론을 통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만일 중국이 북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날이 온다면 현재 북한을 지배하고 있는 정권 인사들은 김정은도 포함하여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생각해 볼 수 있는 한 가지 시나리오는 북한 체제 붕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북한으로 군사적 침략을 감행하는 것이다. 경제 붕괴와 군사 쿠데타 혹은 시리아에서 나타났던 형태의 민중 반란들 중 하나만 발생되더라도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일단 붕괴되기 시작하면 그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 정도로 악화된다면 북한의 식량 분배 시스템 또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며 기아에 허덕인 북한 난민들은 눈길을 해외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한민국과의 접경지역은 악명 높을 정도로 요새화 되어 있고 러시아 국경은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외딴 곳에 있다는 점에서, 난민들에게 가장 손쉬운 선택은 바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이 된다.
그러나 내부 안정에 집착하는 중국 정부는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건너오는 수백만 명의 북한 난민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북한 난민들이 이동하지 않고 북한 내부에 머물러 있는 편이 훨씬 더 바람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면, 우리는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Northern Theater Command) 산하 3개 집단군 17만 명이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가진 선택지 중 하나는 북한에 완충지대를 만드는 방안이지만 이를 통해 북한 내부의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국경을 넘어 남하한다면 북한 내부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중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줄 꼭두각시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평양까지 진격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중국이 북한의 기존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전면 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북한군(KPA)을 구성하고 있는 총 16개의 기갑 군단, 기계화 군단, 보병 군단 그리고 포병 군단들 중 북중 접경지역에 배치되어 있는 것은 오로지 2개 군단이 전부이며 평양과 그 주변 지역에 3개 군단이 주둔하고 있다. 북한군 전체 전력의 거의 70퍼센트에 해당하는 나머지 병력들은 휴전선을 넘어 진격해 오는 대한민국에 대한 방어전을 지원하기 위해 평양/원산선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북부전구(Northern Theater Command) 지상군은 78군, 79군, 80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부전구는 미 육군 편제상 군단(Corps)과 비교될 수 있는데 집단적으로 통제되는 18개의 제병합동 여단으로 구성된다. 이 제병합동 여단은 또한 3개의 특수전 여단, 3개의 항공 여단, 3개의 포병 여단, 3개의 공병 여단의 지원을 받게 된다.
적어도 문서상으로 나타나는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北部戰區)의 전투력은 대략 미 육군 전투사단 5, 6개와 대등한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으며 북부전구에 배치된 중국 공군 소속의 2개 공습사단의 지원을 받는 북부전구(北部戰區) 지상군들은 신속하게 국경을 넘어 북한군의 전략 후방을 향해 남쪽으로 진격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군은 중국의 침략에 어느 정도까지 저항이 가능할까?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북한 정권이 여전히 평양에 건재한 채로 군부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중국은 상당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연료 비축량은 중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만약 중국 정부의 지시로 인해 북한의 연료 비축량이 부족해지면 남아 있는 북한의 14개 군단 중 상당수의 발이 묶이게 되고 종국적으로는 병기의 운용도 불가능해져 결국 중국의 침략에 저항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 북한 정권이 붕괴된다면 지휘체계가 사라진 북한 인민군이 굶주린 상태에서 무장 폭도들로 변신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 정부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북한으로 남진하기 전에 북한 인민군 지도부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여 북한 인민군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저항하지 않고 질서를 유지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전시에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어느 정도의 전투력을 선보일 것인지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전투에 참가한 것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때였다. 시대에 뒤떨어진 2류급 전술을 구사했던 중국 인민해방군 지상군은 앞선 미국과의 전투에서 단련될 대로 단련된 베트남 지상군을 상대로 많은 사상자를 냈고, 중국의 지도자인 덩샤오핑은 이런 값비싼 전쟁은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덕분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북한 침공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공격을 지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국-베트남 전쟁 때와는 또 다른 위협적 존재가 되었다. 비록 미 육군이 수 많은 전투를 거치며 습득한 조직적, 제도적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이지만, 그래도 확실히 북한 인민군보다는 나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장비와 군사 교리를 모두 현대화시켰다. 종종 외부에 대한 공격성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는 중국 최고 권력자 시진핑의 거듭된 "전투 준비(combat ready)" 요구는 사실상 특정한 국가에 대한 공격성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군사적 준비상태를 항상 유지하고 중국 인민해방군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정 부패를 경계하라는 경고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더 높다. 최근 중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빠르고 기계화된 전쟁은 종국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으로 하여금 필요하다면 단숨에 평양으로 진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 것이다.
중국의 북한 침공 시나리오의 가장 위험한 장면은 중국 인민 해방군의 북한을 향한 진격과 비무장 지대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진격이 동시에 시작될 때 발생될 수 있다.
한미 연합군은 서로 협동하여 같은 목적 아래 작전을 펼치겠지만, 그들의 북진 목적과 중국의 남진 목적이 서로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한미 연합군과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격 중 서로 마주친다면 그 사이에서 전투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매우 현실적인 것이다.
평양 체제의 완전한 붕괴를 막고 있는 중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을 침공할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얻는 이익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적해 왔던 바와 같이 만약 이익과 손실의 셈법이 바뀌는 상황이 생긴다면 중국은 국경 너머에 있는 이 작은 이웃나라에 즉각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혹은 대한민국 중 이러한 결과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는 쪽이 어디냐는 물음은 핵심을 찌르는 매우 좋은 질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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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0년 3월 11일, 미국의 국방 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가 게재한 중국의 북한침공 시나리오에 대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기사를 읽고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명시한 작전계획 5015의 입안도 이러한 중국의 태도에 다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의 작전계획들은 방어적 개념을 가지고 있었지만 작계 5015부터는 신속하게 북한의 중요 거점들을 점령하는 개념으로 작전이 수립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을 때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타 국가들이 이에 간섭할 수 있는 시간과 명분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 노골적으로 팽창주의를 드러내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북한에 군사적으로 간섭하는 것을 그대로 놔뒀다가는 우리 자손들이 살아가야 할 땅의 반 이상을 고스란히 눈 뜨고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National Interest도 지적하고 있듯이 북한 정권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중국인민해방군의 북부전구(北部戰區)를 담당하고 있는 78군, 79군, 80군 17만 병력들 중 빠른 이동이 가능한 기계화 부대들이 신속하게 국경을 넘어 남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반대로 작계 5015의 내용에 따라 북한에 대한 선제적 공격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온 한미 연합군은 평양을 향해 북진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이 경우 어느 쪽이 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가에 따라 양쪽이 맞부딪치는 지점이 달라질 것입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한미 연합군보다 훨씬 빠르게 남진하여 북한을 거의 장악한 이후라면 대한민국의 발언권과 입지는 매우 약해질 것이며 중국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한미 연합군이 훨씬 빠르게 북진하여 북한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다면 중국이나 러시아는 뒤늦게 간섭할 명분을 잃게 되겠죠.
최근 들어 우리 육군이 빠른 작전을 전개하기에는 다소 비대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기계화 사단을 해체하여 보다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계화 여단으로 개편하는 작업이나 기계화 부대보다 앞서 중요 전략적 거점을 점령할 수 있는 한국형 공수사단, 신속대응사단 창설이 대두되게 된 것도 중국의 북한침공 시나리오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중국이 북한에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침공 시나리오를 생각해 두는 것은 그들의 자유이나 그들이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부분은 대한민국 그 자체가 세계 6~7위권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군사강국이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경제력까지 생각한다면 5~6위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중국이 만약 이런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력 분쟁을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살을 취하고 뼈를 내주는 정도의 피해는 각오해야만 할 것입니다. 여기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참전과 미일 안전보장 조약에 따른 일본 자위대의 참전 가능성까지 생각해 본다면 중국의 선택지는 사실상 한두 가지로 좁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제 생각에는 북한 사회나 정권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느 쪽이 얼마나 빨리 효율적으로 북한 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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