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0일 미국의 주요 경제 전문지 Forbes.com은 “이라크에게 KF-21을 판매하겠다는 의욕을 보이는 대한민국의 기대가 과연 어느 정도나 현실성이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사실 이런 주제에 대한 미국의 주요 경제 전문지의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이 기사의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KF-21의 이라크 판매는 충분히 가능하고 현실성 있는 기대”라는 것입니다
저명한 국제정세 전문가인 조지 프리드먼 교수가 최고경영책임자로 있는 미국 군사, 안보전략분야 싱크탱크 스트랫포(Stratfor)에서 수석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으면서 전략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로저 베이커(Rodger Baker)와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이 기사는 47대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결정으로 조만간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숫자가 극적으로 감소하든지 아니면 아예 이라크에서 철군하게 될 상황을 전제로 이라크가 처하게 될 지정학적 입지와 미래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세계 지도를 꺼내서 이라크의 지정학적 위치를 찾아보면 그야말로 중동의 한 가운데에 이라크가 위치하고 있음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라크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터키와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란 그리고 남쪽에 위치한 사우디 아라비아는 모두 만만치 않은 군사력을 보유한 강국들입니다. 이중에서도 터키와 이란이 특히 주목해서 살펴봐야 할 나라들인데요.
시청자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다시피 최근 터키는 미국 및 나토(NATO) 가맹국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이 다시 터키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하고 있는데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터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무역과 전략적 필요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인데 그 몇 안 되는 부동항들 중 상당 수가 터키와 러시아 사이의 흑해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터키 스스로도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고요.
이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란 군은 터키 군, 이스라엘 군과 함께 서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강군이며 오랜 기간 동안 미국에게 봉쇄조치를 당하면서 각종 서방 무기를 자유자재로 데드 카피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한 국가입니다. 앞으로 KKMD를 통해서 터키와 이란에 대해서 조금씩 심도 있는 공부를 해볼 생각인데요. 어쨌든 이런 지식들을 배경으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2021년 5월 10일 미국의 주요 경제 전문지 Forbes.com이 게재한 기사 내용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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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예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를 개발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예상하고 있는 잠재적 KF-21 도입 국가들 중 하나가 바로 이라크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이러한 희망 섞인 기대는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가 KF-21 보라매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미 대한민국이 최초로 국내 생산한 전투기 T-50IQ 골든 이글 초음속 제트 훈련기를 구매한 바 있다.
(T-50IQ는 제식 명칭상 훈련기 계열처럼 보이지만 알맹이는 경전투기 FA-50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훈련기와 경전투기의 결정적인 차이점들 중 하나가 바로 전투임무수행 시 반드시 필요한 항전장치인 레이더의 장착 여부인데 T-50IQ의 경우 이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다만,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스라엘제 EL/M 2032 레이더가 아닌 미국 록히드 마틴의 AN/APG-67(v)4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미국이 이라크에게 판매한 F-16IQ는 대당 2천 억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비싼 가격으로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AESA 레이더가 아닌 T-50IQ와 동일한 기계식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으며 AMRAAM의 사용도 불가능한 기종입니다. 따라서 만약 T-50IQ에 쓸만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통합된다면 오히려 F-16IQ의 성능을 웃돌아 버릴 가능성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해외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나돌 정도죠. 이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은 KKMD 238화. 『대한민국 FA-50, 붕괴 직전인 이라크 공군주력전투기 F-16IQ를 대신해 이라크의 하늘을 지키게 될까?』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역주)
대한민국 KF-21 보라매는 정교하면서도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저피탐 설계를 갖춘 스텔시(stealthy)한 4.5세대 전투기이다. Block I, II 등 초기 버전의 KF-21은 내무 무장창이 아닌 외부 하드 포인트에 무장을 장착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국의 5세대 전투기 F-35나 F-22보다는 스텔스 성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 항공 선진국들의 동급 전투기들과 비교해 봤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복잡한 제한 조건들이 거의 붙어있지 않다는 두 가지 장점들이 해외 구매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KF-21 Block I은 공대공 임무만을 전담하는 공중우세전투기로, KF-21 Block II는 공대공 임무 수행 능력에 공대지, 공대함 공격 능력도 함께 갖춘 다목적 전투기로 개발될 예정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이라크 공군(Iraqi Air Force)의 주요 임무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IS)의 근거지를 타격하는 것이었다. 2014년 당시 이라크 정부군은 전 국토 3분의 1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을 정도로 이슬람국가(ISIS)의 세력은 강력했었다.
미국은 이라크에게 F-16C/D Block 52 전투기를 다수 판매했고 이 F-16 전투기들은 이라크 군이 보유한 공격자산들 가운데 가장 첨단화된 전폭기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내전 기간 내내 이슬람국가(ISIS)에 대한 공습 임무를 압도적으로 많이 수행했던 기체는 F-16IQ가 아니라 오히려 개발된 지 한참이 지나 사양이 훨씬 뒤떨어지는 러시아제 구형 Su-25 Frogfoot 공격기였다.
(Su-25 Frogfoot는 미국의 A-10에 대응되는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공격기입니다. A-10보다는 빠른 속도를 지니고 있지만 최고속도가 마하 0.85인 아음속 공격기이죠. 외신들이 FA-50을 지상공격기로써 매우 뛰어난 기체로 평가하는 이유는 마하 1.5 이상의 빠른 속도와 뛰어난 항전장비를 갖추고 있어 제공권이 확실하게 장악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 가능하고 이후 빠른 속도로 빠져 나올 수 있어 생존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라크가 FA-50 사양의 T-50IQ를 더 빨리 보유했더라면 Su-25 Frogfoot의 임무 상당 부분을 T-50IQ가 대신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Su-25 Frogfoot는 기체의 크기가 크고 따라서 내부연료탑재량도 커서 전투반경이 FA-50의 2배 가까이 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주)
2015년 중반이 되어서야 이라크는 주문된 F-16IQ들의 일부를 인도받을 수 있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정비 불량으로 지난 2020년 한해 동안 비행 금지처분을 받았다. 이라크 정부는 F-16 전투기들을 계속 운용하는데 필요한 예비 부품과 기술적 지원을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라크가 직면하게 될 위협들이 이슬람국가(ISIS)같은 테러 단체와 맞부딪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는 KF-21 보라매처럼 고도로 진보된 전투기보다 Su-25 Frogfoot이나 체코 L-159 같은 기본적 성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쉽게 정비가 가능한 공격기가 더 선호될 수 있다. 심지어 앞서 언급한 대한민국의 T-50IQ와 같은 고성능 공대지 공격기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봤을 때, 대한민국의 KF-21 보라매가 실전 배치될 무렵이 되면 이라크의 F-16IQ는 적어도 도입된 지 15년은 지난 구형 전투기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라크 정부는 노후화된 F-16IQ들을 교체할 목적뿐만 아니라 부족한 공군력 때문에 큰 제한을 받고 있는 지역 치안유지와 국경 순찰 그리고 이라크 영공 방어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정 수량의 KF-21 보라매를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고 가치 있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결정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이라크 같은 나라들이 최신예 첨단 전투기를 구매하기에 보다 매력적인 조건을 지닌 국가라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 내고 있다.
스트랫포(Stratfor: 저명한 국제정세 분석가 조지 프리드먼이 CEO로 있는 미국 군사, 안보전략분야 싱크탱크)에서 전략분석(strategic analysis)을 담당하고 있는 수석 부사장(senior VP)인 로저 베이커(Rodger Baker)는 "대한민국이 항공우주산업분야에 있어 중견 국가(middle power)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만약 KF-21의 개발이 별탈 없이 마무리된다면 대한민국의 KF-21 보라매는 합리적 가격대의 첨단 선진 전투기를 대표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KF-21은 미국이나 유럽 항공우주산업체의 전투기들과는 달리 여러 가지 정치적 부담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러시아나 중국의 전투기들의 경우 이러한 정치적 부담의 압박이 서방 전투기들보다 오히려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KF-21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베이커 스트랫포 수석 부사장의 말에 따르면, 비록 약간의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장래 이라크가 대한민국 KF-21 보라매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줄 몇 가지 유리한 점들도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 미국 정부의 달라진 대외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전세계에 배치되어 있는 미군 병력이 재편되고 있고 이라크 정부는 그 과정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이 대폭 감축되거나 전면적으로 철수하는 경우도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떠난 이후 이라크는 주로 국내 경제문제 및 안보문제에서부터 비롯된 어려움들과 직면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당분간 이라크의 군사적 관심은 한정된 예산으로 국내 반군세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저가형 무기 시스템과 무인기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라크는 지정학적으로 주변국들과 복잡하게 얽힐 수 밖에 없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결국 이라크는 주변국들과의 국제 경쟁관계에서 군사력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겠죠."
이라크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와 이란의 군사적 역량과 영향력이 시시각각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며, 이들 이웃 국가들과 성실하게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자국 영토를 방어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주변국들에게 과시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찾으려 노력할 것입니다."
이라크는 또한 터키와 이란을 포함한 다른 아랍권 경쟁국들에 대한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집트나 요르단 같은 이른바 세속적(secular) 아랍 국가들과도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넓은 맥락에서 베이커 스트랫포 수석 부사장은 "따라서 대한민국이 만든 KF-21과 같은 첨단 전투기는 주변 강대국들에게 더 강한 이라크를 어필할 수 있는 현시적 수단이 될 수 있는 동시에 '해외 강대국들에 많이 의존하지 않는 보다 독립적인 이라크'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라크 정서에도 잘 들어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런 "이라크 국내의 정치적 맥락에 잘 들어맞을"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약소국을 식민지로 만들었던 역사가 없는 중견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치 또한 KF-21 이라크 판매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베이커 부사장은 "이라크가 실제로 KF-21을 도입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에는 향후 10년간 정치적 통합을 이루고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에 보다 확실한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과 지출 구조를 개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라크가 KF-21과 같은 보다 현대적인 무기 시스템을 자국 군에 통합하기를 원한다면 군사 교육, 훈련, 군수 지원, 정비 능력 등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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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5월 10일 미국의 주요 경제 전문지 Forbes.com이 게재한 “Will Iraq Buy South Korea’s KF-21 Fighter Jet? (이라크가 대한민국의 KF-21을 정말로 구매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미국의 군사, 안보전략분야 싱크탱크인 스트랫포(Stratfor)는 ‘별탈 없이 무사히 개발이 끝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붙이기는 했지만 KF-21에 대해 합리적 가격을 갖춘 첨단 전투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미국에서 군사 전문기자로 기고하고 있는 데이비드 액스(David Axe)같은 인물들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쯤에 이상한 계산법으로 KF-21의 가격이 매우 높게 책정될 것처럼 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와 포브즈(Forbes)에도 기사를 게재했었는데요. 심지어 KF-21이 처음부터 5세대 스텔스기로 개발되었다는 무식한 소리를 하기까지 했었습니다. 제가 데이비드 액스(David Axe) 기사 밑에 KF-21은 현재 4.5세대 전투기로 개발되었으며 기사를 쓰려면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는 작업부터 하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제 그 어떤 해외기사를 읽어보아도 KF-21의 가장 큰 무기가 바로 가성비에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가성비 외에도 오늘 포브즈 기사를 통해 새로이 강조되고 있는 KF-21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미국 및 서방 세계 혹은 러시아나 중국과도 어느 정도 정치적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나라들에게 있어 KF-21은 매우 적합한 대안책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KF-21의 개발을 통해 이제 대한민국은 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 떠오르는 중견국가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정치적 부담이 없는 국가이면서 ‘타국을 식민지화 시킨 역사가 없는 나라’라는 평가 또한 KF-21의 수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하니 엄청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강대국들에 의한 식민지 수탈을 당했던 역사적 기억을 지니고 있는 나라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그리고 KF-21이라는 첨단 전투기는 우리들도 할 수 있다! 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라크 하면 떠오르는 것이 ‘걸프전’일정도로 오랜 전쟁의 상처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이지만 이 기사를 읽고 난 뒤에는 왠지 이라크를 응원하고 싶어지네요.
FA-50을 도입해서 실전에 배치시키고 있는 이라크가 하루빨리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 정치를 안정시켜 KF-21을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이라크가 그 기반 형성에 성공한다면 공대지 임무를 전담하는 대한민국 로우급 전투기 FA-50과 공중 우세기로 활약하는 KF-21이 짝을 이루어 날아가는 모습을 지구 반대편에서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외신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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