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세계대전은 공군력이 전쟁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고 현대로 접어들면서 최신 과학기술의 총아가 되어버린 전투기들의 가격과 운용 유지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싼 물건이 되어버린 전투기들의 비용 대 효율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싶었던 항공 선진국들은 제공권 장악과 요격 심지어 폭격 임무까지 실행할 수 있는 이른바 다목적 전투기(Multi role Fighter)를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오늘날 록히드 마틴에 합병된 제너럴 다이나믹스가 1970년대 개발한 F-16이 가장 대표적인 다목적 전투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 공군은 F-16을 앞으로도 40년 이상 써먹겠다고 공언했으니 90년 동안 활약하는 전투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미 공군이 F-16을 죄다 퇴역시킨 후에도 다른 나라에서는 여전히 현역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으니 100년 넘게 사용된 전투기라는 전설을 남기게 되겠죠.
하지만 이러한 다목적 전투기의 한계를 너무나도 여실하게 보여준 존재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존하는 전투기들 중 최강이라고 일컬어지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입니다. 기체 하나에 너무 많은 기능들을 쑤셔 넣다 보니 통합에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었고 잔 고장도 많아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스텔스 성능을 최대화시킨 외형 설계는 반대로 항공역학적 성능을 떨어트렸으며 운용 유지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미 공군 내에서도 『다목적 설계』가 궁극적인 해답은 아니라는 인식이 고개를 들었고 그 결과 6세대 전투기 NGAD는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특정 임무에 특화된 형태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미래 전투기들은 『다목적』이라는 코드보다는 『특화』라는 코드가 더 중점이 될지도 모릅니다. 고등전술훈련기로 사용이 가능하고 근접항공지원이나 요격, 항공 경찰 임무 등에 특화되어 있지만 가격이나 운용 유지비는 F-16V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FA-50 블록 20도 『특화』된 전투기의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폴란드 제23 전술 공군기지 사령관 크지슈토프 스토비에츠키(Krzysztof Stobiecki) 대령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번역해 볼 폴란드 군사 전문지 폴스카 즈브로이나(Polska Zbrojna)의 기사는 민스크 마조비에츠키(Mińsk Mazowiecki)에 있는 제23 전술 공군기지 사령관 크지슈토프 스토비에츠키 대령과의 인터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제23 전술 공군기지는 원래 러시아산 MiG-29를 중점적으로 운용하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폴란드 정부가 FA-50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제23 전술 공군기지는 이제 FA-50을 중점적으로 운용하는 기지가 될 예정입니다. 스토비에츠키 대령은 인터뷰를 통해 FA-50을 맞이하는 민스크 공군기지가 얼마나 흥분에 휩싸여 기뻐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FA-50을 생산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흐뭇하게 읽을만한 내용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네티즌들 심지어 국내 밀리터리 매니아들 중에서도 FA-50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FA-50은 처음부터 제공권 장악을 위해 설계된 공중 우세 전투기가 아닙니다. 물론 꾸준한 개량을 통해 중거리 공중전이 가능한 블록 20까지 진화되겠지만 FA-50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는 분야는 따로 있죠. 스토비에츠키 대령은 공군 전문가답게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아주 속 시원하게 설명해 주고 있으니 인터뷰 내용을 통해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폴스카 즈브로이나 기자의 질문 내용은 하늘색으로, 크지슈토프 스토비에츠키 대령의 답변은 갈색 글자로 표시되오니 미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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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만든 신형 전투기 FA-50은 내년 8월 민스크 마조비에츠키(Mińsk Mazowiecki)에 있는 제23 전술 공군기지로 인도될 예정이며 해당 기지가 FA-50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 위한 개조 작업들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신형 전투기 도입 같은 좋은 소식들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지 사령관 크지슈토프 스토비에츠키(Krzysztof Stobiecki) 대령은 말한다.
내년 8월에, FA-50PL 1차 인도분 12대가 제23 전술 공군기지에 인도될 것이다. 이 사건을 폴란드 공군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서막이라고 봐도 좋을까?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사용해 왔던 MiG-29는 이미 낡을 대로 낡았고 수명 주기도 서서히 끝나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우리는 MiG-29로 폴란드 및 나토(NATO)의 전투 임무를 수행해 왔을 뿐 아니라 여러 훈련에도 참여하고 있는 중이지만 이제 좀 더 새로운 전투기로 바꿀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폴란드 정부가 신형 전투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을 때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이 신형 전투기들이 민스크 공군기지로 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고 실제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을 때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
그렇다면 FA-50PL의 도입은 확실히 일부 MiG-29 파일럿들에게 있어 (다른 공군 기지로 전출 가는 대신) 민스크에 계속 머무르는 이유가 되었을 것 같은데?
민스크 공군 기지에서 근무하던 MiG-29 파일럿들의 상당수가 다른 부대로 전출하는 문제, 예를 들어 F-16으로 전환 훈련을 받는 문제 등에 대해 고민해 왔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FA-50PL을 도입하겠다는 결정이 그들의 잔류를 이끌었다. FA-50PL 도입 결정 메시지는 MiG-29 파일럿 모두에게 날개를 달아주었고 민스크 기지의 "게임 체인저"가 되도록 도와주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또한 FA-50PL의 도입 덕분에 인기가 폭발한 민스크 공군 기지는 다른 기지의 파일럿과 항공 기술지원부대의 엔지니어 양쪽으로부터 '민스크 기지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요청하는 엄청난 양의 지원 신청서를 받고 있는 형편이다.
KKMD를 꾸준하게 시청해 오셨던 분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폴란드에 항공정비(MRO)센터와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폴란드를 거점으로 삼아 FA-50 파이팅 이글과 KF-21 보라매 수출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계산인데요. 항공우주산업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폴란드 입장에서도 결코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며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는 사업입니다. 폴란드 공군에 복무하고 있는 파일럿들과 정비 인원 그리고 전문 엔지니어들도 미리 FA-50과 접할 수 있다면 향후 진로 결정에 더 많은 선택권이 생겨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FA-50PL이 전문적으로 운용될 민스크 기지에 너도 나도 근무 신청서를 넣고 있는 것이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역주
FA-50PL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스토비에츠키 대령의 눈에도 열정이 넘쳐나는 것 같다!
당연하다. 나는 대한민국으로 건너가 경남 사천에 있는 KAI 공장에서 우리가 인도 받게 될 FA-50PL 1차 인도분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점검해 보았고 FA-50PL의 성능에 대한 최종적인 확신을 가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FA-50은 어떤 느낌이었나?
FA-50의 비행은 '품격' 그 자체였다. 올해 7월 폴란드 뎅블린(Dęblin)에서 대한민국 특수비행팀 블랙 이글스가 에어 쇼를 하는 동안 그 중 하나를 조종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F-16과 매우 유사한 특성을 지닌 FA-50은 조종하기 쉬웠고 이는 현대 전투기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게다가 한국인들은 F-16을 조종할 줄 아는 파일럿이라면 단 몇 시간의 전환 훈련으로도 FA-50을 조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혹시 MiG-29와 FA-50PL을 비교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무의미한 요청이 될까?
기자의 예상대로 전혀 의미 없는 비교라고 할 수 있다. 두 기체는 전혀 다른 비행 경험을 파일럿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전자식 비행제어 시스템(Fly By Wire: FBW)가 탑재되어 있지 않은 MiG-29는 아마도 조종사가 수동으로 조종하는 마지막 전투기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도 없다. 따라서 MiG-29 파일럿들은 조종간과 각종 스틱(stick)들을 통해 전투기의 모든 기능을 직접 통제해야만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FA-50에서는 컴퓨터가 모든 것들을 대신해 준다. FA-50의 컴퓨터는 센서가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계산하고 비행 조종면을 제어한다. 게다가 FA-50의 조종 친화성은 놀라울 정도여서 다른 전투기를 조종해 본 경험이 있는 파일럿이라면 누구라도 손쉽게 FA-50을 다룰 수 있다.
FA-50PL 파일럿 훈련은 2023년 초에 한국 국내에서 시작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누가 한국으로 날아가 최초로 훈련 받게 되나?
대한민국 국내에서 제일 먼저 훈련을 받게 될 인원들은 총 8명으로 대위와 소령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경험 많은 경력직 파일럿들이며 조종사 학교를 갓 마치고 나온 신참 파일럿들은 아니다. 우선적으로 그들은 경남 사천에 있는 KAI 생산 시설에서 훈련을 받은 후 대한민국 공군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인 조종 교관들로부터 훈련을 받게 될 예정인데 시뮬레이터 훈련도 병행되어 실시될 것이다.
KKMD 채널 게시판에 게시글로 올리기도 했지만 이 FA-50 시뮬레이터에 저도 탑승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지상 활주 시 발에 있는 양쪽 페달로 전투기의 진행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고 페달을 동시에 밟으면 가속이 이루어지면서 이륙하게 되는데요. 관계자의 도움이 있었고 몇 번 활주로 이탈 및 추락(?)을 하기는 했지만 초보인 저도 이륙과 착륙에 성공할 수 있었을 정도로 FA-50의 조종 기능은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FA-50이 블록 20로 업그레이드 되면 F-35에 쓰이고 있는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보다 개선된 임무 컴퓨터 등이 조종석에 탑재되면서 더 커진 조종 편의성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주
한국에서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민스크 공군 기지에서는 개조 공사가 한창일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한국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인원들만큼이나 여기 있는 인원들도 지루할 틈이 없을 것이다. FA-50PL이 48대나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격납고도 더 많이 건설해야 하고 기지 전체에 상당한 개조 및 보수 공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격납고의 습도를 제거하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정전기를 방출하는 것이 개조 및 보수 공사의 핵심 내용이 될 것이다. 기름과 연료를 흡수하지 않는 바닥도 필요하다. 직도입 하게 되는 12대의 FA-50 1차 인도분은 대한민국 측의 권고에 따라 추후 FA-50PL 사양으로 개량만 하면 된다.
활주로에도 개조나 보수 공사가 필요한가?
지금 당장 활주로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활주로에 대한 개보수 작업은 언젠가 통과되겠지만 투자 3단계가 되어야만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 1단계에서 처리되어야 할 것들에는 훈련용 시뮬레이터가 들어설 건물의 준비와 BAK 제동 시스템 설치, 연료 저장고 건설 및 연결성과 관련된 문제 등이 포함된다. 투자 2단계에서는 파일럿과 엔지니어들이 거주할 사택, 전투기 격납고, 주차 구역, 예비 부품 창고, 탄약 창고 그리고 구내 식당 건설 등이 포함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인원들이 기지에 상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방금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지만 훈련용 시뮬레이터가 우선 순위 목록 중에서도 제일 먼저 언급되고 있다. 훈련용 시뮬레이터가 없으면 폴란드 국내에서의 훈련 과정이 시작되기 어렵다는 뜻인가?
정확한 지적이다. 폴란드가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완전한 훈련 능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훈련용 시뮬레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운용하려면 먼저 새로운 설비부터 구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한민국 기술자들이 정해 놓은 실내 온도나 습도 같은 여러 조건들을 충족시킬 것이 요구되는데 기존 건물을 개조하는 것보다 새 건물을 짓는 것이 오히려 더 손쉽게 조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을 신축하는 작업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현재 우리는 건물 설계 및 비용 견적을 작성하는 단계에 있다. 2024년 말이면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출범시킬 계획이며 그 때부터 완전한 상태의 ‘교육 훈련 준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아직 사용할 수 없는 기간 동안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과도기적 해결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먼저 파일럿들을 한국으로 보내서 시뮬레이터를 통한 교육 훈련 과정을 이수시킨 후 폴란드 영공에서 폴란드 교관들과 함께 마지막 훈련 과정까지 수료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훈련 과정은 다른 기지에서 근무하는 파일럿 및 군무원들에게도 적용될 예정인가?
그렇다. 앞으로 전투기 정비 인원, 엔지니어, 분야 전문가 등 관련 인원들에게 반드시 큰 변화가 생겨날 것이다. 지금까지 기지 내 업무들은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종이 서류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지만 이제 모든 업무들은 태블릿(tablet)을 사용하여 영어로 수행될 예정이다. 모든 전문가들이 영어에 정통한 것은 아니며 솔직히 영어를 다소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폴란드에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살고 있고 이들의 도움으로 영어와 사투를 벌여야 하는 개혁 1세대 인원들을 도와줄 자원 봉사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폴란드 정비 인원과 엔지니어 그리고 분야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에서 전투기의 일상적인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운용 후 일정한 시간이나 날짜가 지난 후에 수행되는 기간별 유지보수에 대해서도 배우게 될 것이다. 다만, 관제탑에서 일하는 인원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 그 이유는 이들이 매일매일 수많은 종류의 다양한 항공기들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폴란드 공군 내 항공 보험 인원들도 관제탑 인원들과 마찬가지로 일하는 절차는 지금과 거의 동일할 것이다.
제가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20년 넘게 해서 때문이 아니라 영어를 남들보다 능숙하게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번역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길이 열린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었지만 영어를 가르치는 길로 들어섰고 이제는 외신기사를 번역하는 유튜버가 된 제 자신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겠네요. 나이가 들었어도 영어나 불어 같은 외국어를 공부해 보는 것은 좋은 취미이자 생활 수단이 될 것 같습니다. 역주
파일럿과 정비 인원, 엔지니어, 각 분야 전문가들에 대한 훈련 과정이 완료되면 FA-50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그 다음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앞으로 FA-50 위주로 운용될 제23 전술 공군기지의 역할은 주어지는 임무, 무엇보다도 항공 경찰(Air Policing) 임무를 언제든지 수행할 수 있도록 전투 준비 태세를 구축하는 데 있다. 앞으로 한동안 감항 인증으로 마무리 되는 다소 지루한 과정을 하나씩 밟아 나가야 할 상황이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할 과정일 뿐이다. 어쨌든 모두 다 잘될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리고 FA-50 PL에 탑재되는 '무장'에 관한 논쟁이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FA-50 PL 탑재 무장에 대해서는 이미 모든 것이 언급되었다. 인터넷 상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잘못된 정보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기 때문에 나는 한 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FA-50은 공중 우세(air superiority) 전투기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식으로 무장되지도 않을 것이다. FA-50 PL의 주된 역할은 항공 경찰(Air Policing) 임무 수행에 있으며 제공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항공 경찰 임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항공 경찰(Air Policing) 임무는 평화시에 수행되는 것이지 전시에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왜 FA-50이 제공권을 두고 싸워야만 하는가?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생각들이 튀어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항공 경찰(Air Policing) 행위는 곧 순찰 행위를 뜻한다. 우리는 접근해 오는 항공기를 향해 날아올라 조사하고 어쩌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그게 전부다. 때때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듯이 접근해 오는 항공기들은 대부분 폴란드의 영공을 직접 침범하지 않으며 대부분 공해 상에서 조우하게 된다. FA-50의 주요 임무는 나토(NATO) 방어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과시하는데 있다. FA-50은 이러한 맥락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전투기이다.
이렇게 말하면 또 FA-50의 무장 능력에 대해 쓸데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듯해 노파심에서 말해두지만 당연히 FA-50은 우수한 무장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심지어 매우 뛰어난 편이다. 그렇지만 제공권 장악을 위해 개발된 공중 우세 전투기들과 FA-50을 1:1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제23 전술 공군기지에서도 향후 비행 훈련 임무를 수행하게 되나? 크제시니(Krzesiny)나 워스크(Łask) 공군기지처럼 군사 항공 사관학교와 기존 부대 사이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지 나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 역시 (군사 항공 사관학교와 일선 공군 기지를 연계시킨다는) 개념을 알고 있으며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F-16 파일럿 훈련에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FA-50의 운용 유지비가 F-16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로 폴란드 공군이 F-35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아마도 F-35 파일럿 양성 과정이 우선시 될 것이고 미국에서의 훈련 역시 F-16이 아닌 F-35 파일럿 양성 과정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FA-50은 스스로의 가치를 완벽하게 입증할 수 있다.
실제로 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젊은 소위라면 다음과 같은 코스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F-16과 매우 유사한 전투기인 FA-50을 2~3년간 조종하며 어떻게 비행하는지를 배운다. FA-50을 통해 준비된 젊은 공군 소위는 F-16이나 F-35에 대한 훈련을 받기 위해 필요에 따라 크제시니(Krzesiny) 공군기지나 워스크(Łask) 공군기지로 이동하면 된다. FA-50을 활용한 이러한 해결책 덕분에 F-16 파일럿 양성에 필요한 시간이 눈에 띄게 단축될 뿐만 아니라 투자되는 비용 또한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iG-29 전투기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어떤 운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머지 않은 미래에 민스크 제23 전술 공군기지에 있는 모든 MiG-29들은 말보르크(Malbork) 기지로 이송되어 전투 임무에 투입될 것이다. FA-50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인원들도 MiG-29의 비행과 유지보수를 지원하기 위해 함께 말보르크 기지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그 MiG-29들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로 가게 되나?
당신은 지금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권한 밖의 문제에 대해 묻고 있다.
질문을 바꿔보자. 그렇다면 MiG-29들이 우크라이나로 갈 수 있을 가능성은 존재할까?
개인적으로 민스크 기지에서 이송한 MiG-29들이 우크라이나로 가게 될 가능성은 아예 없거나 있어도 극히 낮다고 생각한다. 폴란드 MiG-29에는 적과 아군을 구별할 수 있도록 개조된 피아식별 IFF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러한 피아식별 장치가 적의 손에 떨어지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IFF 시스템과 관련된 그 어떤 요소라도 나토(NATO) 국가 밖으로 이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피아식별 시스템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스토비에츠키 대령 당신을 포함한 제 23 전술 공군기지 파일럿들에게 있어 MiG-29와 헤어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우리 모두에게 있어 MiG-29는 삶의 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마음속에 슬픔이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신형 전투기 FA-50과 함께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전투기를 맞이한 우리는 이 슬픈 감정을 은퇴하는 그날까지 아껴두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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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11월 28일 폴란드 군사 전문매체 폴스카 즈브로이나(Polska Zbrojna)가 게재한 기사 “We are waiting for the FA-50 (우리는 FA-50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기사에서 기다리고 있던 FA-50GF 초도기가 며칠 전에 출고되었습니다. 곧 폴란드 하늘을 날게 되겠네요. ^^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aUk5f6W8v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