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월 2일 일부 국내 매체들은 이집트 현지매체 이집트 투데이(Egypt Today)의 보도를 인용하며 FA-50의 이집트 수출이 확정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다른 외신들의 보도 내용을 살펴봤을 때 이를 기정 사실화 하는 것은 아직 시기 상조인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계로 유추되는 해외 군사매체 Overt Defense가 12월 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한민국과 이집트 국영기업 아랍산업화기구(AOI) 사이에 체결된 협정의 정확한 내용은 “FA-50을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이 곧 FA-50이 이집트에 수출되었다는 말 아니냐? 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집트에서 생산한다고 이집트 공군이 FA-50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수입하는 국가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자국 공군이 도입하지도 않을 전투기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내용의 협정을 맺는다는 것도 어색하고 수출하는 국가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전투기를 사주지도 않을 나라에게 기술 이전을 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맺을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협정을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이집트에 FA-50을 수출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그렇게 진행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해외 군사매체 Overt Defense 역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이번 협정을 토대로 이집트에 FA-50을 수출하는 계약의 성사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죠.
하지만 최후의 최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방산계약입니다. 말레이시아 경전투기(LCA) 수주전에서도 FA-50이 우승자로 내정되고 경남 사천에 있는 KAI 공장 실사에도 나섰지만 11월에 있었던 말레이시아 총선의 여파 때문인지 아직 확정적으로 계약이 성립되었다는 소식은 발표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도계 매체 Eurasian Times가 11월 23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전투기(LCA) 사업 입찰에 성공하지 못한 나라의 항공업체들 중 하나가 FA-50을 입찰 우승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에 고발했고 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는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Malaysian Fighter Contract ‘Under Investigation’ Over Favoring Korean FA-50 Over LCA Tejas & Other Jets (LCA 테자스 및 다른 전투기들보다 FA-50을 편애했던 말레이시아 전투기 계약, 결국 조사 중)”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기사는 지난 10월 27일, 경전투기(LCA) 조달 사업에서 FA-50에 대한 가격 협상이 끝났으며, 이제 단지 정부의 계약 승인을 기다리는 절차만 남았다는 다툭 세리 히샴무딘 후세인(Datuk Seri Hishammuddin Hussein) 국방장관 대행의 발표를 인용하는 동시에 11월 선거를 통해 정부가 교체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현 정부는 관리자일 뿐이므로 KAI와 어떤 협상도 시도하면 안 된다는 다툭 라우 콩 청(Datuk Lau Kong Cheng)의 주장도 함께 인용하고 있습니다.
다툭 라우 콩 청은 말레이시아 LCA사업에 입찰한 항공 업체들 중 하나의 컨설턴트를 맡고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되는데요. Eurasian Times는 FA-50 선정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고발한 업체가 어디인지, 라우(Lau)가 대표하고 있는 입찰 업체가 어디인지 알려주고 있지 않지만 아마도 시청자 여러분들은 벌써 예상하고 계실 겁니다. 99%의 확률로 인도 힌두스탄 항공유한공사 HAL이 FA-50에 대한 고발을 했을 것이며 라우(Lau)는 HAL을 위해 일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11월 말이면 말레이시아 수주전에서 FA-50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인도 측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늦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48대라는 결코 적지 않은 수량이 폴란드로 수출 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시작하고 모국인 대한민국 공군이 사용하는 버전(블록 10)보다 훨씬 더 첨단화된 블록 20로 개량까지 되면서 FA-50 파이팅 이글은 동급 경전투기들 중에서는 군계일학, 왕자의 품격을 갖추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수준의 기체가 되었습니다. FA-50을 반부패위원회(MACC)에 고발한 라우(HAL 테자스?)도 FA-50의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못하고 있죠. 대신 공개 입찰인 만큼 FA-50을 만드는 경남 사천 KAI 공장만 방문하여 실사할 것이 아니라 테자스(Tejas)를 만드는 인도 공장도 직접 방문하고 실사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문제삼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지요.
2023년 6월 11일 현재 시점에서 말레이시아는 FA-50 블록 20 36대 구매를 확정지은 상황입니다. 역주
AESA 레이더의 장착과 항속거리 확장 등으로 대표되는 업그레이드 때문에 FA-50 블록 20의 가격이 급상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요인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전문가로부터 일반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격 상승 폭은 그다지 크지 않으며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 하락 요인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예전에도 얼핏 말씀 드린 적이 있지만 만약 FA-50이 KAI의 목표대로 1,000대 가까이 수출될 수 있다면 단좌형 블록 30의 등장도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귀띔이 있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2022년 12월 1일 해외 매체 Overt Defense가 보도한 기사를 통해 KAI FA-50이 이집트에서 인도 HAL 테자스(Tejas)와 어떻게 격돌하고 있는지, 인도는 어떤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대한민국 KAI는 어떤 전략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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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이집트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아랍산업화기구(AOI)는 대한민국 방산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FA-50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를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내용의 업무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에 대한 이집트 공군(EAF)의 수요 충족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및 아랍 국가들에 대한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협정의 목적은 아랍산업화기구(AOI)가 보유한 항공기 생산시설을 활용하여 이집트가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제조할 수 있도록 기반 기술을 습득하는데 있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이번 협정을 통해 이집트에 (FA-50을)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토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집트는 현지 부품의 비중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위산업 분야에서 기술 국산화에 주력해왔다.
이집트 정부는 자국 공군을 위해 경전투기 겸 고등훈련기로 사용할 수 있는 기종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인도의 힌두스탄 항공유한공사(HAL)과 대한민국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각각 테자스(Tejas) Mk. 1A와 FA-50/T-50 전투기를 보유하며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대표적인 경쟁 업체들이다. 이집트 공군(EAF)이 요구하고 있는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의 정확한 수량은 불분명하지만, 인도와 대한민국 언론들은 최소 70대에서 최대 100대 정도 숫자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와 대한민국 모두 이집트에서 자신들의 전투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중이다. 테자스(Tejas) Mk. 1A를 밀고 있는 인도 정부는 역사적으로 이어져 왔던 이집트와의 협력 및 전략적 공조 관계를 재확립하는 방식에 승부를 걸고 있는 반면 대한민국 정부는 얼마 전 일부는 이집트로 직수출하고 나머지 수량은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조건으로 성사된 17억 달러 가치의 K9 자주포 계약이 FA-50 수출에서도 재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모하메드 압바스 헬미(Mohamed Abbas Helmy) 이집트 공군참모총장은 7월 초 인도를 방문해 인도 공군(IAF) 고위급 관료들과 만났다. 이번 방문은 인도 공군(IAF)과 이집트 공군(EAF)이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달에 걸친 합동 훈련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것이다. 9월 중순, 이집트를 방문한 인도 국방부 장관 라즈나트 싱(Rajnath Singh)은 상대역인 이집트 국방부 장관뿐만 아니라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이집트 대통령과도 만났다. 당시 언론들이 배포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는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이집트와 인도 양국 정상은 군사적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합동 훈련, 방산물품 공동생산 그리고 군사 장비 유지 보수에 초점을 맞추기로 합의했습니다. 양국 정상들은 (방산물품) 공동 생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들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또한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2023년 1월 26일에 개최되는 '공화국 건국 기념일(Republic Day celebrations)' 행사의 주빈으로 초청했다. 이집트는 테자스(Tejas) 경전투기 외에도 브라모스(BrahMos) 미사일, 드루브(Dhruv) 다용도 헬기, 프라찬드(Prachand) 공격 헬기 등에 관심을 표명했다.
지난 8월, 대한민국은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Pyramids Air Show)에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보내 T-50B 고등훈련기의 성능을 입증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틀림없이 폴란드에서 일구어낸 FA-50 파이팅 이글의 성공을 이집트에서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을 것이다. 폴란드는 최근 FA-50 경전투기뿐만 아니라 K9 자주포, K2 주력전차를 비롯하여 K239 천무 다연장 로켓포 등 복수의 대한민국 방산 장비를 대규모로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정에 참여한 KAI 이사회 회장 고문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다른 많은 방산 업종에서도 아랍산업화기구(AOI)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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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외 매체 Overt Defense가 2022년 12월 1일 보도한 기사 “Egypt’s AOI Signs Cooperation Agreement With Korea’s KAI For Local Production Of Aircraft (이집트의 AOI가 대한민국 KAI와 항공기 현지생산에 관한 협정 체결에 서명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이번 항공기 공동 생산 협정을 통해 이집트에 FA-50을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토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뿐” 아직 이집트 수출 계약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전달해 주는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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