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0월 25일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KKMD 시청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출판업체인 슈에이샤(集英社)가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매체 『슈에이샤 온라인』에 게재된 KF-21 보라매 관련 기사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제보였습니다. 친절하게도 해당 기사 링크까지 함께 보내주셨기에 바로 기사를 읽어 보았습니다.
“비원(悲願)이었던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첫 공개 비행을 선보인 한국: 미국바라기였던 일본은 항공기술에서도 한국에 추월 당하고 말았나?”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 기사는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중국 Min News가 KF-21 보라매에 대해 게재했던 기사보다 훨씬 더 수준 높은 이해가 바탕이 된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기사 중간에 역주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넣어 놓았으니 일단 기사 내용부터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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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까지 대한민국 서울 공군기지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한국의 비원이었던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첫 공개비행을 했다. 최근 방위산업 관련 수출액이 전년의 2배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방위산업 관련 수출액이 크게 늘고 있는 대한민국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ADEX 2023이 지난 10월 22일까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550개 군사관련 기업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많은 군 관계자와 언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처음으로 공개비행을 했다.
개막식에 등장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KF-21 보라매 앞에 서서 원조와 수입에 의존하던 대한민국이 이제 최첨단 전투기를 만들어 수출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나라가 되었다며 57개국 여러 지역에서 모인 116명의 대표단 앞에서 열띤 연설을 펼쳤다.
전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K9 썬더와 서방 국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주력전차 K2흑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 등 모두 10가지에 이르는 한국산 무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22년도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관련 수출액은 약 2조 5,900억엔, 한화 23조 3천억 정도로 전년도 수출액보다 2배 이상 많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으로 각국이 방위 능력 강화 작업에 나선 것이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되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2027년까지 세계 무기시장 점유율 5%를 넘어 미국, 러시아, 프랑스의 뒤를 잇는 세계 4대 방산강국으로 도약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F-21 보라매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주체가 되어 개발 중인 4.5+세대 전투기다. KF-21 보라매는 현재 4.5세대 전투기로 활약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이나 프랑스 다쏘의 라팔 등과 대등한 성능을 자랑하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KF-21 보라매를 조만간 미국,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 F-4D/E 팬텀II와 F-5E/F 타이거 II를 대체하기 위해 약 120대에서 250대 정도의 KF-21 보라매가 생산될 예정이다. 약 8,260억 엔, 현재 환율로 7조 4,600억 원에 이르는 보라매 개발비의 20%는 2016년부터 공동개발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부담하기로 했는데, 인도네시아는 그 대가로 KF-21 보라매 개발이 끝나면 48대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여기 더해, 올해 2023년 5월에는 유럽 국가 폴란드가, 9월에는 중동 국가 아랍에미리트(UAE)가 공동개발 및 개발자금 분담에 의욕을 보이는 등 세계 각국의 군 고위 관계자들과 방위산업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체가 바로 한국의 KF-21 보라매이다.
KF-21 2026년부터 양산 시작되나?
ADEX 2023 현장을 취재한 후루카와 츠카사(布留川司) 사진 기자는 전투기에 정통한 전문가답게 열띤 목소리로 KF-21 보라매의 첫 공개비행을 본 소감을 전해 주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사천 에어쇼에서 KF-21보라매는 KAI 공장이 있는 사천 근처 공군기지 비행장에서 지상 전시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2023년 ADEX에서는 첫 공개 비행을 실시했고 눈앞에서 실제로 비행하는 KF-21 보라매를 목격한 만큼 굉장한 임팩트가 있었죠. 이번 ADEX 2023에서 비행한 기체는 6대의 시제기 중 가장 최근에 출고된 복좌식 6호기였습니다.
ADEX 2023 현장에서 함께 비행한 F-22 랩터나 F-16 파이팅 팰컨이 보여준 화려한 기동에 비한다면 KF-21 보라매는 급선회 기동이나 롤(Roll) 기동 등을 선보이는데 그쳤지만 KF-21 보라매가 아직 양산체계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무난한 비행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관람객들의 대부분이 군 관계자들이나 언론인들로 구성된 탓에 KF-21 보라매의 비행을 비교적 냉정하게 지켜보던 트레이드데이(Trade-day) 기간과는 달리 일반 관람객들이 중심이 된 퍼블릭데이(Public-day) 기간 동안에는 자국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이름이 호명되자 행사장 곳곳에서 작은 함성이 일거나 비행이 끝난 뒤 박수 갈채를 보내는 장면들이 보였습니다.”
KF-21 보라매는 엔진에 시동을 걸 때 압축공기와 전원을 공급하는 지원 기자재를 사용했으며, 활주로에 올라가기 전에도 조종사와 KAI 스태프로 구성된 지상 정비요원들에 의해 기체 각 부분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 꼼꼼하게 체크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루카와 사진 기자는 계속 말을 이었다.
“현장 스태프들의 설명에 따르면, 지상 정비요원들의 그러한 신중함은 KF-21 보라매가 아직 '개발 중(Under Development)'인 기체라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KF-21 보라매는 지난 2022년 7월 초도 비행에 성공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이지만, 현재 6대의 시제기로 성능과 결함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향후 2,000회 이상의 시험 비행을 실시하고 2026년 중 공대공 전투가 가능한 블록1 버전을 양산하기 시작해, 2028년까지 공대지, 공대함 전투까지 가능한 다목적 전투기 블록2 버전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KF-21 보라매 블록3가 '5세대' 전투기에 필수적 요소인 스텔스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미사일 같은 외부 무장을 기체 내부에 수납할 수 있는 내부 무장창이 있어야만 합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KF-21 보라매 블록3의 등장은 단순하게 블록1과 블록2 기체를 개량한다고 달성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 목표로 삼고 있는 단계입니다.
또한 이번 ADEX 2023을 통해 KF-21 보라매에게 스텔스 능력과는 별도로 무인전투기와 연계된 유무인 복합체계(MUM-T) 능력을 부여할 구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표되어 독자적인 방식으로 현대 및 미래 전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항공자위대, 2035년을 기점으로 6세대 전투기 배치에 들어간다?
KF-21 보라매는 전장 16.9m, 전폭 11.2m, 전고 4.7m, 단좌형과 복좌형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미국 록히드 마틴이 설계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와 비슷한 크기를 지니고 있다. 최대 무장 탑재량은 7.7톤, 애프터 버너가 장착된 F414-GE-400K 엔진을 쌍발로 장착하고 있으며 최고 속도는 마하 1.81에 달한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국산 AESA 레이더를 비롯한 최신 비행제어장비 및 전자전 장비가 탑재될 예정이며 나아가 서방이 자랑하는 최신예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eteor)와 IRIS-T 그리고 각종 레이저 유도폭탄 등이 무장으로 탑재된다.
(한화가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산 AESA 레이더 핵심 기술의 지적재산권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방산업체들이 개발 및 생산하고 있는 첨단제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대부분은 국방과학연구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번 ADEX 2023 방문 기간 동안 여러 업체들의 전시관을 돌아다니면서 관계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특히 방산수출과 연계되는 ‘해외 기술이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에 대해 집중적인 인터뷰를 시도해 봤는데요. 결론은 “국방과학연구소나 방사청, 즉 정부가 허가해 주지 않으면 기업 차원에서의 기술이전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핵심기술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위주로 개발되는 현상 때문에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표출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상세하게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국산 AESA 레이더의 하드웨어적 성능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었지만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로 구현시켜 줄 소프트웨어의 품질이 얼마나 만족스러울까에 대해서는 약간의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한화 부스에서 이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변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국산 AESA 레이더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AN/APG-83(V) SABR AESA 레이더가 탑재된 KF-16U 조종사를 대동하여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국산 AESA 레이더가 작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KF-16U 조종사는 감탄하며 KF-16U에서 작동하는 SABR AESA 레이더에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한화 관계자는 국산 AESA 레이더가 공대공 모드에서의 탐지능력 외에도 공대지 합성개구(SAR) 모드에서도 미국 AESA 레이더에 결코 뒤지지 않는 소프트웨어 성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역주)
어쨌든 대한민국에게 있어 KF-21 보라매는 간절히 염원해 왔던 국산 전투기다. 김대중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 계획을 내놓은 것이 2001년이었는데 개발 자금이 부족해 한국 정부 내에서도 "차라리 전투기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편이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고 KF-21 보라매 프로젝트는 여러 차례 무산될 위기를 맞이했었다.
그러나 수출 전투기 본체와 필수부품 및 지원장비를 대상으로 횡포를 부리는 해외 업체들의 갑(甲)질 문제로 오랜 세월 서러움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한국은 미국 등에서 전투기를 수입하는 것만으로는 우리 돈으로 산 전투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뜯어볼 수 조차 없는 『기체의 블랙박스화』가 언제까지나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이유로 한국 정부는 KF-21 보라매 개발을 반대하는 일부 여론을 잠재우고 전투기 자체 개발 쪽으로 크게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은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기술 지원을 받아 4세대에 속하는 FA-50 경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해외 수출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등 꾸준히 항공우주 관련 기술을 습득, 연마해 왔다.
(KKMD 622화를 통해 T-50 개발에 직접 참여했던 엔지니어와 만났던 일화를 잠깐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FA-50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계시는 내용일 것입니다. 그래서 해당 엔지니어와 함께 보냈던 1시간 정도의 시간은 매우 유익하면서도 즐거운 시간이었는데요. “엄밀히 따지면 T-50은 미국 전투기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느냐?”는 제 질문에 해당 엔지니어도 공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비록 국내에서 100대가 넘는 KF-16을 면허 생산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당시 엔지니어들이었지만 “주어진 설계 도면대로 제품을 만드는 것”과 “설계 도면 자체를 그려내는 것” 사이에 어느 정도로 엄청난 괴리가 존재하는지 미처 몰랐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몰랐기 때문에 ‘무식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국내 엔지니어들이 머리를 맞대고 설계 도면 하나를 그려내면 록히드 마틴에서 파견된 기술자문(TA)에게 검사를 받고 OK 사인이 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유럽이나 이스라엘에서 파견된 기술자문들은 “이건 사기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YES맨 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현재 가지고 있지도 않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뻥을 쳐서 계약을 유도하고 계약이 성사되면 그때부터 해당 기술 개발에 들어가는 식입니다. 물론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00% 사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하는 한국업체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유럽이나 이스라엘 업체들에 비하면 록히드 마틴에서 파견된 기술자문관들은 비교적 협조적이었다고 합니다. 가끔 회식 자리에서 알딸딸하게 기분 좋아진 록히드 마틴 기술자문관들이 흘린 알짜배기 정보들을 집에 가자마자 찬물에 세수하고 정신차려서 노트에 기록했다는 일화도 있었고 한국 엔지니어들이 그려낸 설계 도면을 뚜렷한 이유를 설명해 주지도 않으면서 몇 번씩이나 퇴짜를 놓았던 일화도 있었습니다. 해당 엔지니어는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다시 생각해 보니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런 식으로 설계를 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베테랑 엔지니어들은 경험으로 직감하는 경우가 있고 아마도 그런 이유로 록히드 마틴의 기술자문관들이 끝까지 NO를 외쳤던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해당 엔지니어는 나중에 FA-50을 봤을 때, 자기가 관여했던 T-50과는 전혀 다른 기체가 되어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며 그 동안 대한민국이 정말로 항공우주기술 분야에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T-50 그리고 FA-50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오늘날 KF-21 보라매의 멋진 모습 또한 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역주)
비슷한 시기 우리 일본에서도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미쓰비시 중공업이 개발한 F-2 전투기는 F-16을 기반으로 한 미국과 일본의 공동개발 전투기에 머물렀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미국에서 F-35 라이트닝 II를 직도입 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5세대 전투기 개발계획마저도(X-2 心神?) 시들해지기 일쑤였다.
2020년 말 간신히 6세대 차기 전투기를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하기로 결정됐지만 항공자위대 실전배치 예상 시기는 (필자가 예상하는 것보다) 10년 이상 앞선 2035년 안팎이다.
세계 4번째 방산 수출대국이 되겠다는 대한민국
이러한 일본 항공우주업계의 현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항공우주기술은 끊임없는 자국 항공기 개발과 생산을 거쳐야만 발전할 수 있는 분야임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이미 40대 구입했으며 앞으로 최대 20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35는 워낙 천문학적인 비용을 자랑하는 전투기이기 때문에 도입할 수 있는 기체 수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 때문에 (F-35 위주로 도입한다면) 자국 영공 방어에 필요한 전술기 숫자를 확보하기 어렵게 되고 한국 공군의 '구형 전술기 교체'라는 목표 역시 요원해지게 된다.
거기 더해, 기체 정비나 부품 공급 등 군수지원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해외 수입에만 의존하다 보면 안보상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해외 공급 업체가 자국의 요구를 '반드시’ 수용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으로 자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시기가 되면 귀중한 외화가 외국으로 빠져나갈 위험도 크다.
게다가 자체 전투기 개발의 장벽이 높다고는 하지만, 국산 전투기가 또 하나의 옵션으로 존재하는 상황이 된다면 전투기 수출국의 일방적 횡포에 휘둘려 자국 안전보장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 역시 최소한으로 억제된다는 장점도 있다.
전투기의 가격은 본체의 가격이 3분의 1, 퇴역할 때까지의 수리 정비 및 업그레이드, 소프트웨어 갱신 등의 운용비용이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여겨진다. KF-21 보라매의 가격이 어느 선에서 형성될 것인지는 수출을 포함한 생산 대수가 얼마나 될 것인가에 달려 있지만, 적어도 운용비용만큼은 F-35의 절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정도로 저렴한 가격과 운용유지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발과 수출의 밸런스를 맞춰 나가면서, 국내 군수 관련 산업의 육성을 진행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국 대통령이 세계 4위의 방산 수출국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장담할 수 있을 정도로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특히 그 중에서도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 KF-21 보라매의 성패가 야망 실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가까운 장래 방산제품 수출 시장을 포함해 대한민국 KF-21 보라매의 동향을 앞으로도 주의 깊게 관찰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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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3년 10월 25일 슈에이샤(集英社)온라인에 게재된 KF-21 보라매 관련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만에 하나 반대론에 부딪쳐 KF-X 프로젝트가 포기되고 말았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까를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중간수명연장 MLU 작업이 예정되어 있는 F-15K나 블록 70/72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KF-16U는 당분간 걱정 없다고 치더라도 F-4E 팬텀이나 F-5E/F 타이거처럼 더 이상 교체를 미룰 수 없는 노후 기종들을 대체하는 일이 골치거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F-35나 F-16을 추가 도입하여 대체하기에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나 생산능력 측면에서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그리고 중간수명연장 MLU 작업이 적용된다고는 하지만 KF-16U와 F-15K는 역시 20년이 지나면 후계 기종을 생각해야만 하는 노후 기종이 됩니다. F-35는 강력한 스텔스 및 상황인식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다수의 4.5세대 전투기로 백업을 해줘야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고요. 그런 4.5세대 전투기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기종이라고는 프랑스 라팔(Rafale)과 러시아 Su-35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F-16, F-15 이후 우수한 4.5세대 기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쩌면 KF-21 보라매와 비교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FA-50을 단좌화시킨 F-50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KF-21 보라매가 등장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수많은 가능성과 선택 옵션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보라매가 없었더라면?”이라는 명제는 가정으로라도 생각하기 싫어질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6세대 전투기 템페스트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ADEX 2023에서 만난 KAI 관계자와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엔진’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던 적이 있습니다. 유무인 복합체계와 레이저 무기 그리고 강력한 전자전 능력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높은 출력의 신형 엔진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강점은 바로 이러한 엔진 개발 분야에서 우리보다 한참 앞서 나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F-2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최대의 수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개인적으로 6세대 전투기 템페스트를 2035년에 실전 배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개발일정은 지켜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일본이 과연 어떤 수준의 신형 엔진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슈에이샤(集英社) 온라인이 KF-21 보라매를 예의 주시하겠다면 저는 일본이 개발하게 될 신형 엔진을 예의 주시할 생각입니다. 전투기 개발에 있어 그만큼 큰 파급력을 지닌 것이 항공엔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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