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훈련기 T-50의 전투 파생형으로 개발된 FA-50이 세계적 성공을 거두고 AESA레이더의 탑재로 시계외공중전 BVR이 가능해지는 블록 20로의 업그레이드가 확정됨에 따라 단좌형 FA-50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시하고 있는 단좌형 FA-50은 아직까지 개념 설계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필리핀의 유명 군사블로거 MaxDefense가 202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ADEX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시한 단좌형 FA-50 모델에 대한 리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필리핀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Max 경(Sir Max)이라는 극존칭으로 불릴 만큼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보니 단좌형 FA-50 모델에 대한 그의 리뷰에 7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단좌형 FA-50에 대한 MaxDefense의 리뷰는 복좌형 FA-50에 채용되어 있는 버블캐노피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한 비판만 제외한다면 대부분 호의적인 내용입니다. 역주로 설명 드리겠지만 2인용 버블 캐노피의 후방좌석 상부 유리를 금속 커버로 덮어 씌우면 조종사의 시야가 상당 부분 제한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는데요. 이에 대해 FA-50에 정통한 관계자에게 문의하여 어떠한 해결책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또한 FA-50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가 바로 KF-21 보라매 개발 과정에서 습득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첨단 기술들입니다. 자동 지상충돌회피시스템(GCAS), 공중충돌회피시스템(TCAS), 저고도지형추적기능(TF), 자동자세회복시스템(PARS) 등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요. 방금 언급된 기술들은 F-16 시리즈들 중 가장 최근에 등장한 블록 70/72나 F-35급 기체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첨단 기술들입니다.
하지만 FA-50은 KF-21 보라매 덕분에 4세대 보급형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급 기술들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죠. 물론 그만큼 가격이 올라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원하는 나라들에 한해서 적용시켜주는 선택 옵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T-50, FA-50 계열 기체들은 20년 전부터 실전 배치되어 왔기 때문에 머지 않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중간수명연장 MLU 프로그램이 실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은 KKMD 445화 『NATO 규격으로 유럽에서 주목 받고 있는 멀티롤 파이터 FA-50 블록 20: 세부적 개량 내용과 등장 가능 시기는?』 편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2023년 10월 30일 필리핀 군사블로거 MaxDefense가 게재한 내용을 번역해 보고 그 내용에 달려 있는 댓글들 중 필리핀 밀리터리 매니아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은 것들을 몇 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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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지난 번 단좌형 F-50 컨셉에서 보여준 것처럼 전면적으로 새롭게 디자인 된 캐노피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FA-50에 사용되고 있는 복좌형 버블 캐노피(bubble canopy)를 그대로 다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KAI가 제시하고 있는 그림을 보면 후방 좌석 상부를 덮고 있는 유리가 은색 커버로 가려지고 있는데 개인적 의견으로는 그 때문에 조종사의 시야가 이전보다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런 디자인은 단좌형 FA-50 기체를 미쓰비시 F-1이나 SEPECAT 재규어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
(FA-50의 기존 복좌형 캐노피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후방 좌석 상부 유리부분에 은색 커버를 씌운 형태가 되면 조종사의 시야를 제한할 수 있다는 MaxDefense의 의견은 제가 보기에도 일리가 있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래서 FA-50에 정통한 소식통에게 해당 부분을 문의해 보았는데요. FA-50 단좌형은 아직 컨셉을 구성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든지 변경 사항이 등장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또 다른 FA-50 개발 실무진에게 문의해본 바로는 그림처럼 후방좌석 캐노피 상단 유리를 저렇게 가려놓을 계획은 없다고 답변해 주었고요.
만약 현재 FA-50의 복좌형 캐노피를 단좌형으로 다시 설계하게 된다면 기체 형상에 큰 변화가 발생하게 되고 수많은 비행 테스트를 통해 안정성을 다시 한번 검증 받아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는 사실을 의미하게 됩니다. 이는 곧 막대한 추가 비용 발생으로 이어지게 되겠죠.
현재 FA-50에 사용되고 있는 복좌형 버블 캐노피(bubble canopy)를 그대로 다시 사용하면서 커버만 씌우겠다는 KAI의 발언은 결국 “추가 비용을 어느 수준까지 감수하면서 FA-50을 본격적인 단좌형 전투기로 개발할 것인가?” 라는 질문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FA-50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 KAI의 제안이 조종사의 시야를 제한할 수 있다는 MaxDefense의 지적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면서 개발진들에게 해당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전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역주)
2. 미 공군에 제안되었던 전투입문 훈련기 T-50A에서 처음 선보였던 배면(背面)공중급유탱크(Dorsal Aerial Refueling Tank: DART)도 단좌형 FA-50에 포함될 기능 중 하나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KAI가 제시하고 있는 단좌형 FA-50 디자인을 시각적으로 판단해 봤을 때, 미 공군에 제안되었던 T-50A의 배면공중급유탱크보다 크기가 다소 작아 보인다. 물론, T-50A에 장착되었던 배면공중급유탱크와 다른 용량을 가지고 있는지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부터 확인 받을 필요는 있겠지만 말이다.
(배면공중급유탱크는 등각연료탱크CFT와 같은 시스템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FA-50의 최신 버전인 블록 20도 아직 등각연료탱크CFT 시스템을 채용하지 않고 있지만 기존 연료탱크의 용량을 150갤런에서 300갤런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개의 연료탱크에 저장하던 연료를 하나의 연료탱크로 저장할 수 있게 되면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파일런을 하나 더 추가로 얻게 되는 셈입니다. 즉, 별도의 개조 없이도 무장탑재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는 뜻이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4.5톤이라고 알고 있는 FA-50의 무장탑재력이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FA-50에 정통한 소식통과 대화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전투기 제조업체는 기체가 실제로 견딜 수 있는 무게와 압력에서 많은 여유분을 두고 운용 매뉴얼을 만든다고 합니다. 기체 수명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죠.
별도의 개조 없이 FA-50의 연료탱크 용량을 300갤런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사실자체가 FA-50의 무장탑재력이 알려진 4.5톤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150갤런(568㎏)에서 300갤런(1,136㎏)으로 연료탱크 용량을 확장시키면 당장 568㎏의 무게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추가조치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KAI가 상정하고 있는 여유분에 속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역주)
3. 단좌형 FA-50에는 자동 지상충돌 회피시스템(Auto GCAS)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장치는 F-16 시리즈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F-16 블록 70/72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라이트닝(Lightning) II 같은 신형 전투기들에서 발견되는 최신 기술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KF-21 보라매 개발과정을 통해 확보된 4가지 첨단기술을 T-50, FA-50 중간수명연장 작업에도 통합시켜 조종사의 생존성과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동 지상충돌회피시스템(Auto GCAS)이 바로 이런 첨단기술들 중 하나인데요. 4가지 종류의 첨단기술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동 지상충돌회피시스템(GCAS): 전투기 자세와 지형 데이터를 비교하여 지상 충돌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비행 컴퓨터가 조종 권한을 강제로 확보하여 충돌을 회피하는 시스템
둘째. 공중충돌회피시스템(TCAS): 전투기 간의 공중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지상 항공관제 시스템과는 별개로 전투기 주위를 레이더 등을 통해 감시하여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
셋째. 저고도지형추적기능(TF): 적의 레이더 탐지를 피해 저고도 침투비행을 할 때 설정된 고도를 자동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도에 이상이 발생하면 이를 경고해 주는 시스템.
넷째. 자동자세회복시스템(PARS): 전투기가 비정상적인 자세로 비행하고 있을 때 이를 탐지하여 정상적인 자세로 회복시키는 시스템입니다.
MaxDefense도 언급하고 있듯이 현재 이러한 첨단기술이 적용된 전술기들은 F-16 블록 70/72나 F-35 같은 4.5세대 이상 전투기로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FA-50 개량형에 같은 기술들이 적용될 예정이라는 뜻입니다. 역주)
4.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단좌형 FA-50에 KF-21 보라매에 탑재된 것과 유사한 대화면 디스플레이(Large Area Display: LAD)를 사용하여 완전 디지털화된 조종석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5.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FA-50을 위한 중간수명연장(MLU) 프로그램에 포함된 자동 지상충돌회피시스템(Auto GCAS)이나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완전 디지털화된 조종석 같은 업그레이드 사항을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FA-50뿐만 아니라 필리핀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공군들이 운용하고 있는 FA-50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 단좌형에 제시되고 있는 이러한 첨단 기능 외에도 폴란드 및 말레이시아에 수출될 블록 20버전의 FA-50은 몇 가지 중요한 핵심 기능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AESA 레이더를 사용하는 사격통제시스템과 공중급유시스템, 개량된 항전장비와 보다 다양해진 종류의 무장탑재로 시계외공중전(BVRAAM)이 가능해졌다는 점 등이 FA-50 블록 20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첨단 기능들을 모두 갖춘 단좌형 FA-50은 점점 F-16 바이퍼(Viper)에 가까워지고 있다. 비록 F-16 바이퍼보다 크기는 작지만 (나날이 개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방 항공 선진국들의 첨단 전투기들보다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는 점에서 필리핀처럼 공군 현대화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제한된 국가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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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필리핀 군사블로거 MaxDefense가 2023년 10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내용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MaxDefense는 현재 필리핀 공군에게 가장 절실한 존재는 공중우세를 확보할 수 있는 미국의 F-16이나 스웨덴 그리펜 같은 본격적인 다목적 전투기(MRF)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2~3년 전만 해도 FA-50 파이팅 이글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리뷰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듯이 블록 20 버전으로 진화하고 있는 동시에 단좌형에 대한 논의까지 오가고 있는 FA-50에 대해 “F-16 바이퍼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거기 더해 필리핀처럼 공군 예산이 부족한 국가들에게 있어 저렴하면서도 현대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FA-50은 새로운 희망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죠. 물론 이러한 호의적인 평가는 어디까지나 “뛰어난 2선 전투기”라는 한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MaxDefense가 2023년 10월 30일 게재한 내용에 대한 댓글들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몇 개를 소개하면서 영상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좋아요’ 21개를 받은 Sea John Breaker의 댓글입니다.
개인적으로 맥스 경(Sir Max)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KAI는 단좌형 FA-50에 버블 캐노피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바꿔야만 할 것이다. 조종사 후방 시야가 매우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다. F-16, F/A-18, F-15의 캐노피처럼 360도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디자인을 사용해야만 한다. 이는 근접 공중전에서 매우 유용한 가치를 발휘한다.
그 다음 ‘좋아요’ 21개를 받은 Michael Kevin Mirasol의 댓글 내용입니다.
FA-50은 능력 있는 다목적 전투기를 확보하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해야 하는 필리핀 같은 나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우 실용적인 "전력 승수(force multipliers)"가 되어주고 있다.
세 번째로 ‘좋아요’ 12개를 받은 Virgilio Confido의 댓글입니다.
대한민국은 자체 개발한 국산 장공지 천룡을 FA-50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따라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운용이 가능한) FA-50은 작전반경이 좁은 다목적 전투기(MRF)에 가까운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FA-50의 미래는 충분히 밝아 보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나는 여전히 14대의 그리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리핀이 단좌형 FA-50의 등장을 기다릴 여유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덧붙여 말씀 드리자면 국산 장공지 천룡은 KF-21과 FA-50 두 기종으로 테스트한다는 사실을 관계자로부터 확인했습니다. FA-50은 천룡 외에 국산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을 테스트하는데도 쓰일 예정이고요.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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