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동서남 삼면이 바다에 접하고 북쪽이 대륙에 접하는 지정학적 위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대로 폴란드는 동서남 삼면이 육지에 접하고 북쪽이 발트해를 향해 열려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발트해를 러시아 영토 칼리닌그라드와 함께 공유하고 있죠.
마치 ‘알 박기’를 해놓은 것처럼 버티고 있는 칼리닌그라드 때문에 폴란드를 비롯한 발트 3국들은 여간 고심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소련 해체 이후 발트 3국에 있던 해군 기지는 사용이 불가능해졌고 이 지역에 남아 있는 유일무이한 부동항이 바로 칼리닌그라드입니다.
폴란드가 오르카(Orka) 사업을 통해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을 상대할 수 있는 잠수함 전력 건설을 꿈꾸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여러 번 전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오르카 사업에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같은 유럽 잠수함 강호들이 뛰어들었고 예전의 대우조선해양 즉, 오늘날 한화오션도 수주전에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입니다.
한화오션은 지난 21일 폴란드 해양산업 중심도시 그단스크에서 '인더스트리 데이(Industry Day)'를 주최했고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 그룹도 이 행사에 함께 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PGZ는 한화오션과 함께 폴란드 잠수함 공동 MRO 계획을 작성해 폴란드 해군에 제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국내 매체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
해외 유명 해군군사전문지 Naval News도 2024년 6월 6일 이와 관련된 기사를 게재했는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함께 살펴본 뒤 제 생각을 간단하게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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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한화오션은 폴란드 그단스크 기술센터에서 ‘산업의 날’ 행사를 주관했다. 이 날 행사는 이 대한민국 기업으로 하여금 지금까지 이루어낸 성과들을 홍보하는 기회의 장이 되는 동시에 폴란드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오르카(Orka) 잠수함 프로그램에 필수인 현지 협력체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폴란드 기업들과 협력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장이 되어 주었다.
당일 행사는 해군 중장 출신으로 현재 한화오션에서 일하고 있는 정승균 부사장의 연설로 시작되었다.
“오늘 행사는 우리가 구축하고자 하는 장기적 동반자 관계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런 결속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우리는 유사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폴란드 파트너와의 협력관계를 강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행사는 또한 미래 협력, 기술 이전 및 폴란드 해군 방위력 발전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폴란드와 대한민국간 해군 협력 강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단계이기도 합니다."
폴란드 해군을 위한 한국형 공격잠수함 KSS-III
KSS-III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설계, 건조한 최초의 잠수함이다. 길이 83.3m, 폭 9.6m, 높이 14.7m인 KSS-III는 수상 배수량 3,300톤으로 연료전지를 이용한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KSS-III의 수중 속도는 20노트이며 중어뢰, 대함미사일, 순항미사일 그리고 기뢰를 부설할 수 있는 533.4㎜ 발사관 6개로 무장하고 있다. 최초의 '서구형' 재래식 잠수함인 KSS-III는 또한 재래식 탄두를 갖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수직 발사대도 탑재되어 있다.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함대는 이미 KSS-III 배치 I 잠수함 3척을 보유하고 있다. KSS-III 배치 II의 초도함이자 KSS-III급 4번째가 되는 잠수함이 현재 옥포에 있는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데 한화오션이 폴란드 해군에 제안하고 있는 잠수함이 바로 이 KSS-III 배치 II 버전이다.
KSS-III 배치 II는 전장 89미터로 길어지면서 수상 배수량도 약 3,600톤으로 늘어났다. 수직발사대(VLS) 4개가 추가되어 총 10개로 늘어났었으며 배치 I보다 한층 더 많아진 국산 시스템들과 국산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KSS-III가 공기불요추진체계(AIP) 및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한다는 말은 최대 3주 동안의 잠항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는데 KSS-III는 발트해보다 얕은 한반도 주변 서해 연안과 동해처럼 심도가 깊은 해양 환경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최대 55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KSS-III 배치 II는 높은 수준의 자동화에 성공해 33명의 승조원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KSS-III 배치 2에는 안테나 8개를 갖춘 통합 음파탐지 시스템, 개방형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어 해외 수출 시 도입국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한화시스템 네이벌 쉴드 베이스라인 2.2 전투 관리 시스템과 동맹국 시스템에 상호 연동이 가능한 Link-K 전술 데이터 링크가 장착되어 있다.
오르카(Orka) 수명주기 동안 폴란드 해군 독립의 기초가 되어줄 유지, 보수, 정비(MRO)와 기술이전(ToT) 문제
한화오션은 폴란드에서 KSS-III를 생산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 조선소를 신축한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그에 따른 막대한 재정 지출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전체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시간 또한 늘어난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 잠수함을 자체 능력으로 유지 및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폴란드 해군의 요구 사항을 인지한 한화오션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산업의 날에서도 중요한 선언이 나왔다. "만약 한화오션의 KSS-III가 폴란드 국방부에 의해 선정된다면, 우리는 한국의 독특한 조선 기술과 효과적인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계약이 체결된 날로부터 6년 이내에 폴란드 해군에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으며 그 이후의 잠수함들은 1년 6개월 정도의 간격을 두고 인도할 수 있다"고 한화오션 김재민 오르카(Orka) 프로젝트 매니저가 말했던 것이다.
한화오션은 자신들이 직접 설계하고 건조한 대한민국 해군의 최신형 잠수함 KSS-III를 제안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군에게 대한민국 해군과 협력하여 실시하는 종합적 승조원 훈련도 제안하고 있으며 향후 국내에서 잠수함을 유지 및 수리하려는 폴란드 해군의 계획에 맞춰 포괄적인 기술 이전(ToT) 계획을 제공할 의향도 가지고 있다. 이번 기술 이전에는 잠수함 탑재 장비와 수리에 필요한 부품 생산을 위한 지적재산권과 필수 정비 기술, 라이센스 등이 포함된다고 정승균 한화오션 부사장은 말했다.
폴란드가 첫 번째 잠수함을 인도 받을 때쯤이면 대한민국 해군은 최소 6척의 KSS-III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 결과 폴란드 해군은 한국으로부터 인도받은 잠수함의 기대 수명 전반에 걸쳐 대한민국 해군이 보유한 KSS-III와 동일한 시기 및 수준으로 예비 부품, 기술 문서, 노후화 관리 및 향후 업그레이드의 공유를 보장 받을 수 있게 된다.
'산업의 날' 행사에서 한화오션은 폴란드와의 산업협력 비전을 제시했는데 이는 다음 4가지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1) 포괄적 기술 이전(ToT)
한화오션은 폴란드 산업계가 폴란드 국내에서 미래 잠수함의 유지, 보수, 정비(MRO)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기술 이전(ToT)을 제공할 예정이다. 필수 정비 기술을 이전하여 현지 기업들이 독립적으로 잠수함 MRO를 수행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잠수함 탑재 장비 및 수리에 필요한 부품 생산을 위한 면허나 지적재산권도 여기에 포함된다.
2) 폴란드 MRO 지원센터
한화오션이 폴란드에 설립하게 될 MRO 지원센터. 여기에서 한화오션의 기술 전문가들이 중요한 현장 지원을 제공하고 광범위한 노하우와 지식을 고객과 직접 공유하여 폴란드와 대한민국 사이의 유대 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다. 폴란드 MRO 센터는 잠수함을 유지 관리하고 서비스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여 KSS-III의 가용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다.
3) 대학 및 연구 시설과의 R&D 협력
한화오션은 폴란드 상황에 맞는 해군 함정 및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해군 사관학교를 포함한 폴란드 대학 및 연구 기관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300명 이상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한화오션의 사내 R&D 연구소는 기본 선박 설계부터 첨단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스마트 선박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을 다루는 이번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폴란드의 고유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국가의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맞춤형 최첨단 솔루션의 개발이 촉진될 것이다.
4) 다른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한화오션은 해군 함정, 상업용 선박,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폭넓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폴란드 조선소와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전략적 파트너십은 폴란드 조선 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견고한 조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국방 및 재생 에너지 같은 분야에 대한 한화의 참여는 추가 협력의 장을 열어 중요 분야에서 폴란드의 역량을 향상시켜 줄 것이고 그 결과 폴란드의 산업 및 기술 체계를 강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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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외 유명군사전문지 Naval News가 2024년 6월 6일에 게재한 기사 “KSS-III Submarine Sets Course For The Baltic Sea (발틱해로 항로를 잡은 KSS-III 잠수함)”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서두에도 말씀 드렸지만 최대 23억 달러, 한화 3조 1,000억 규모에 달할 수 있는 폴란드 오르카(Orka) 프로그램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은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같은 유럽 잠수함 강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르카(Orka) 프로그램에서 한화오션이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오르카(Orka) 프로그램 결과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는 당연히 러시아일 것입니다. 그래서 러시아 쪽 언론들을 살펴보다가 러시아계 영문매체 스푸트닉(Sputnik)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스푸트닉(Sputnik)은 2023년 12월 1일 “폴란드의 킬러 잠수함 오르카(Orka): 그들의 능력과 목표는 무엇인가?”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한민국 KSS-III 도산안창호급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푸트닉(Sputnik)은 폴란드가 현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차세대 디젤-전기 잠수함을 찾고 있다고 전제한 후 지면의 거의 반을 할애하여 KSS-III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독일 티센크루프의 신형 212급 잠수함, Naval 그룹의 스콜펜급, 사브(Saab)의 A26 블레킹에급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고 있지만 이 러시아 매체는 대한민국 KSS-III에 대해 가장 상세하게, 가장 길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KSS-III가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언급되고 있는 잠수함들 중 탄도미사일 운용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은 KSS-III가 유일합니다.
배수량 3,500톤인 KSS-III를 제외한 나머지 잠수함들은 배수량 2,000톤을 오갈 정도로 크기가 작습니다. 러시아 언론 스푸트닉(Sputnik)은 대한민국 KSS-III의 가격을 9억 달러, 한화 1조원 정도로 추정하는 동시에 독일 신형 212급 잠수함의 최대 가격을 16억 달러, 한화 2조 1,000억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KSS-III(3,500톤급)를 제외한다면 가장 큰 배수량을 지닌 것이 독일 신형 212급(2,500톤급)이라고 치더라도 KSS-III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은 폴란드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폴란드의 군사전문지 Defence24는 2023년 5월 24일 기사를 통해 오르카(Orka) 프로그램으로 도입될 차세대 공격잠수함의 숫자는 3척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여기 더해 러시아 군사전문지 Sputnik는 폴란드 오르카 프로그램의 최대 예산이 3조원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독일 신형 212급을 3척 도입하려면 6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KSS-III를 3척 도입하려면 3조원 남짓한 예산으로도 충분합니다.
프랑스 스콜펜급은 4억 5천만 달러, 한화 6,000억 정도의 가격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라고 Sputnik은 소개하고 있는데요. 대신 스콜펜급은 최대 배수량 1,900톤으로 KSS-III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눈으로 봤을 때, 오르카(Orka)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을 때 가장 위험한 존재는 KSS-III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스푸트닉의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격과 성능 못지않게 폴란드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MRO(유지, 보수, 정비)와 ToT(기술 이전) 부분입니다. 이 두 분야에 있어서도 한화오션과 대한민국 해군이 매우 협조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Naval News에 잘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부언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외 외신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봤을 때 큰 이변이 없다면 폴란드 오르카(Orka) 프로그램도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개인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 26일, 폴란드 정부는 오르카(Orka) 프로그램 최종 우승자로 스웨덴 사브의 A26을 선정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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