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7월 1일 프랑스 군사전문지 Meta Defense는 드디어 양산이 시작된 대한민국 KF-21 보라매가 전통의 강호 유럽 항공업체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무려 7개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 이 기사를 읽어보면 KF-21 보라매가 왜 경이적인 전투기인지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유럽 군사전문지 기자는 보라매의 경이로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리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야심 넘치는 기술 진보를 추구했던 KF-X 프로그램이지만 그 결과물로 등장한 KF-21 보라매는 어디 하나 부족한 부분 없는 매력적인 다목적 전투기로써의 특징들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KF-X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2025년과 2026년에 최초의 KF-21 블록 1 20대가 주문되어 양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9년에 불과했고 투입된 비용도 74억 달러, 한화 10조 3,200억 원 정도에 그쳤다.”
“KF-21 보라매의 대당 가격은 6,800만 유로, 즉 한화 1,020억 정도에 불과해 1억 유로, 현재 환율로 한화 1,500억 원에 달하는 라팔(Rafale)이나 타이푼(Typhoon)보다 훨씬 더 저렴하며 7,500만 유로, 현재 환율로 한화 1,120억 원 정도인 JAS 39 그리펜(Gripen) E 보다도 저렴하다.”
“쌍발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수출형 버전 KF-21SA는 F-16V나 그리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조달이 가능하지만 더 우수한 성능을 보여줄 것이며 5세대 전투기 카테고리에 완전하게 통합된 KF-21EX는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라팔, 타이푼, F-15EX보다 한발 앞서게 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이 F-35를 설계하기 위해 투자했던 비용 4,000억 달러 (한화 554조원)의 1/70 정도에 지나지 않는 KF-21 보라매의 설계비용과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KF-21 보라매의 대당 가격은, 역설적이게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공군 인수담당 차관보를 지낸 윌 로퍼(Will Roper)가 디지털 센추리(Digital Century) 시리즈 개발 및 제작에 적용하자고 주장했던 일련의 산업 교리를 연상시키게 만든다.”
“오늘날 유럽의 항공기 제조업체들, 대표적으로 다쏘 항공, BAE 그리고 사브(Saab) 같은 기업들은 KF-X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방위사업청(DAPA)이 협력해온 과정을 한 군데도 빠짐없이 깊은 관심과 열린 마음으로 연구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에 주의 깊게 적응할 필요가 절실하다.”
이렇게 살짝 맛만 봐도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는 Meta Defense 기사입니다.
그럼 2024년 7월 1일 프랑스 군사전문지 Meta Defense가 게재한 기사 “Why does Seoul's order for the first batch of 20 KF-21 Boramae threaten the European aviation industry? (대한민국 정부의 KF-21 보라매 초도 양산분 20대 계약이 유럽 항공계를 위협하고 있는 이유)”를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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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방위산업계는 중형급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로 국제무대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데 이는 K2 전차와 AS21 보병전투장갑차, K9 자주포, KSS-III 한국형 공격잠수함, 미사일 등 지상 및 해상 플랫폼들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던 때의 한국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실제로, 대한민국 정부는 최근 자국 공군을 위한 KF-21 보라매 블록 1 쌍발 전투기 20대를 구매하는 첫 주문을 체결하여 국제 무대에서 KF-21 보라매를 판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합리적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무리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야심 넘치는 기술 진보를 추구했던 KF-X 프로그램이지만 그 결과물로 등장한 KF-21 보라매는 어디 하나 부족한 부분 없는 매력적인 다목적 전투기로써의 특징들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곧 국제 무대에서 KF-21 보라매가 상당한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창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KF-21 보라매는 서구의 장비들, 특히 그 중에서도 유럽 장비들과의 경쟁에서 자주 우위를 점했던 대한민국 주력전차와 자주포의 성공을 전투기 시장에서도 재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KF-X 프로그램 출범 9년 만에 최초의 KF-21 보라매 블록 1 20대를 발주한 대한민국 공군
무엇보다도 KF-21 보라매는 한국의 항공기 제조 업체인 KAI와 국가혁신기관인 방위사업청이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수행한 KF-X 프로그램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실제로, KF-X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2025년과 2026년에 최초의 KF-21 블록 1 20대가 주문되어 양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9년에 불과했고 투입된 비용도 74억 달러, 한화 10조 3,200억 원 정도에 그쳤다. 게다가 시제기가 처음으로 등장하고 실제로 초도 비행에 성공하는데 걸린 시간 역시 단지 2년에 불과했는데 복좌형을 포함한 KF-21 보라매 다른 시제기 5대들도 시험비행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수백 시간의 비행을 기록하고 있다.
KF-21 보라매가 첫 비행 이후 작전수행능력을 입증하는데 오로지 1년, 첫 비행에서부터 양산 1호기가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되기까지는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장 16.9미터, 날개 폭 11.2미터인 KF-21 보라매의 공허중량은 11.8톤이며 최대이륙중량은 25.5톤으로 프랑스 라팔(Rafale), 유로파이터 타이푼(Typhoon) 그리고 미국 F/A-18EF 슈퍼 호넷과 동일한 체급으로 분류되는 전투기다. KF-21 보라매 전투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너럴 일렉트릭(GE)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한국에서 조립하는 F414-GE-400K 터보제트엔진 2개에 의해 구동되는데 해당 엔진의 드라이 추력은 65.7KN, 애프터 버너 작동 시 추력은 98.4KN이다.
(기사 원문에서는 F414-GE-400K 엔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제너럴 일렉트릭이 공동 개발했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라이선스 버전을 공동 개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폐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F414-GE-400K 엔진의 드라이 추력도 58KN라고 잘못 소개하고 있어 역시 수정했습니다. 역주)
KF-21 보라매는 마하 1.8 이상의 최고 속도와 1,000㎞에 달하는 전투행동반경을 자랑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김민석 연구위원에 따르면 보라매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은 아직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KF-21의 최대 항속거리가 2,900㎞인데, 전투 행동반경은 무장 장착 수량, 외부 연료탱크 탑재량에 따라서 달라지며 아직 기밀 사항입니다. 역주)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와 적외선감시 및 추적장비(IRST) 그리고 전자전 제품군(EW Suite)을 포함한 현대식 항전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미티어(Meteor), 암람(AMRAAM), IRIS-T 그리고 AIM-9X 사이드와인더, 타우러스(Taurus)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하푼(Harpoon) 대함 미사일과 각종 유도폭탄 등을 포함해 수많은 무장들을 10개의 하드 포인트에 탑재할 수 있다.
비록 내부 무장창이 없어 5세대 전투기 수준의 스텔스 기능은 없지만 KF-21 보라매는 레이더 피탐성을 낮춘 스텔시한 전투기이다. 더구나 한국 정부는 KF-21 보라매를 머지 않은 미래에 훨씬 더 첨단화되고 보다 뛰어난 스텔스 능력을 지닌 5세대 전투기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만약 현실화된다면 KF-21 보라매는 광범위한 탐지 범위를 가진 첨단센서가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융합시켜 조종사뿐만 아니라 아군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까지 지니게 될 것이다.

노후화된 F-4와 F-5를 대체하기 위해 총 120대의 KF-21 보라매가 필요한 대한민국
KF-21 보라매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방위사업청이 대한민국 공군의 전술기 현대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한 전투기로, 특히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F-5E 타이거 II 80대와 올해 퇴역한 F-4 팬텀 II를 대체하는데 주 목적이 있었다.
대한민국 공군은 공중 임무에 특화된 블록 I 버전 40대와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만능 다목적 전투기 블록 2 버전 80대, 이렇게 통틀어서 120대의 KF-21 보라매를 획득하기를 원하고 있다.
최종 시험 비행과 기술 확인 결과가 만족스럽다면 2025년에 KF-21 블록 1 20대를 추가로 주문하는 두 번째 주문이 이루어질 것이다. 나머지 80대의 KF-21 블록 2에 대한 주문은 6대의 시제기들이 수백 시간의 추가 비행 테스트를 통해 합격 기준을 충족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난 2026년부터 이루어질 예정이다.
120대의 KF-21 보라매들은 KF-X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겨우 16년 후인 2032년까지 납품이 끝나도록 계획되어 있고 대한민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KF-21 보라매 생산과 조달에 필요한 부품 및 기타 비용까지 모두 포함하여 135억 8,000만 달러, 한화 18조 7,200억 미만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과를 이루어 내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해외 기술을 이전 받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예를 들어 F-414-GE-400K 터보제트엔진과 생존 시스템 UTC는 미국에서, 레이더 관련 기술은 이스라엘에서, 적외선감시 및 추적장비 IRST 기술은 이탈리아에서, 미티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마틴 베이커 사출좌석 등은 영국에서 들여온 기술이다.
여기 더해 600개의 한국 기업들이 부품 설계와 제작에 참여하고 있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하도급 물류 시스템과 KF-21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 및 시간 등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아직 실전 배치를 통한 유효성과 신뢰성 입증 과정을 거치지는 못했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방위사업청의 합작 결과물로 탄생한 KF-21 보라매는 라팔(Rafale)이나 타이푼(Typhoon)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을 제공한다.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KF-21 보라매 블록 1 초도 양산분 20대 계약을 기준으로 계산해 본다면, KF-21 보라매의 대당 가격은 6,800만 유로, 즉 한화 1,020억 정도에 불과해 1억 유로, 현재 환율로 한화 1,500억 원에 달하는 라팔(Rafale)이나 타이푼(Typhoon)보다 훨씬 더 저렴하며 7,500만 유로, 현재 환율로 한화 1,120억 원 정도인 JAS 39 그리펜(Gripen) E 보다도 저렴하다.
프랑스 군사전문지 Meta Defense가 KF-21 보라매의 대당 가격을 1,020억 대로 계산한 것을 보면 개발비를 빼고 대당 가격을 계산하는 방식에 입안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 1,020억은 후속군수지원비가 포함되어 있는 일종의 “프로그램 가격”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Meta Defense가 언급하고 있는 라팔 1,500억은 유닛 코스트이고 후속군수지원비까지 포함된 라팔의 가격은 2,000억은 가볍게 넘어설 정도로 비쌉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라팔이나 타이푼은 이미 양산 과정이 시작되어 나름대로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전투기들이고 KF-21 보라매는 이제 겨우 20대가 양산되어 국제 무대에서 막 상용화가 시작된 전투기라는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라팔이나 타이푼의 대당 가격은 생산비 절감요소가 이미 반영될 대로 반영된 전투기들이지만 KF-21 보라매의 대당 가격은 아직 생산비 절감요소가 거의 반영되지 못한 가격이라는 뜻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KF-21 보라매는 앞으로의 가격이 지금보다 더 저렴해질 개연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입니다. (역주)
대한민국 공군을 위해 준비 중인 KAI KF-21 보라매의 3가지 버전과 해외수출
지금까지 KF-21 보라매가 추구하고 있었던 개발 방향은 공대공 임무에 특화되었지만 제한된 공대지, 공대함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블록 1과 2027년부터 등장하게 될 다목적 전투기 블록 2라는 두 가지 주요 버전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2030년부터 KF-21의 새로운 버전이 등장할 것이라고 제시한 것이다.
따라서, 보라매는 세 가지 다른 버전으로 파생될 것으로 보인다.
KF-21SA라고 불리는 첫 번째 파생형은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게 될 블록 2에 매우 근접한 형태로 성능은 우수하지만 가격은 합리적인 4.5세대 전투기로써 수출 시장에 내놓는 KF-21의 기본적인 형태가 될 것이다.
KF-21EX는 스텔스 기능이 강화되고 특히 내부 무장창을 비롯한 최신 항전장비 및 데이터 융합 능력과 전투용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갖추게 되어 진정한 의미의 5세대 전투기로 거듭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KF-21EA는 전자전 및 적의 대공 방어시설을 전문적으로 제압하는 버전이 될 것이며, 특히 복좌형에서 후방 좌석에 탑승한 무기 시스템 장교가 전파 방해 및 전자전 시스템을 제어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김민석 연구위원은 KKMD와의 인터뷰에서 KF-21의 3가지 파생형에 대한 기사는 본인이 직접 Aviation Week에 독점 보도한 내용으로 프랑스 Meta defense가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없으며 따라서 Meta defense에 보도된 내용은 임의로 작성한 내용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2030년부터 KF-21의 새로운 버전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내용도 실현된다면 참 좋을 내용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역주)
F-16V, F-15EX, 그리펜(Gripen), 라팔(Rafale), 타이푼(Typhoon) 같은 서구 전투기에 심각한 경쟁자로 등장한 KF-21 보라매
만약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2030년대 초에 세 종류의 보라매 파생형을 실제로 보유하게 되고 대한민국 공군의 KF-21 블록 1과 블록 2가 효율적인 동시에 신뢰성 높은 전투기임이 입증된다면 이 대한민국의 전투기 제조업체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전투기 제조업체들이 상대하기 어려운 제안들을 잠재적 고객들에게 제시할 것이 분명하다.
쌍발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수출형 버전 KF-21SA는 F-16V나 그리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조달이 가능하지만 더 우수한 성능을 보여줄 것이며 5세대 전투기 카테고리에 완전하게 통합된 KF-21EX는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라팔, 타이푼, F-15EX보다 한발 앞서게 될 것이 분명하다.
스텔스 전투기로 등장하게 될 KF-21EX는 "스텔스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F-35A보다 열세일 것이 분명하지만 록히드 마틴이 만든 F-35A보다 가격 및 운용유지비가 훨씬 저렴하고 수출 과정에서 겪는 제한들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KF-21EA는 이제 더 이상 생산되지 않을 미국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Growler)에 대한 대안을 제공할 것이다. KF-21EA는 특히 KF-21SA 및 EX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전장에서 큰 활약을 펼칠 수 있다. KF-21SA나 EX로 구성된 소규모 편대에 KF-21EA가 참여한다면 적방공망제압(SEAD) 작전을 펼치기 위해 별도의 전투기를 따로 소모시켜야 할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KF-21EA가 미국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Growler)에 대한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는 Meta Defense 기사 내용에도 김민석 연구위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KF-21EA의 가장 큰 경쟁자는 Eurofighter electronic combat role (ECR)로 세계 수출 시장에서 맞부딪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마도 Meta Defense가 프랑스 언론이라 유로파이터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김민석 연구위원은 덧붙였습니다. (역주)
그러나 KF-21 보라매에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프랑스 다쏘 항공, 영국 BAE, 미국의 Boeing이나 록히드 마틴과는 달리 전투기라는 핵심 무기를 생산하고 후속관리를 해주어야 하는 산업체로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장기적 신뢰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기적 신뢰성의 입증 문제는 기갑차량이나 자주포 같은 지상 플랫폼의 경우 어느 정도 포기될 수 있지만 전투기나 잠수함처럼 기술 의존성이 높은 장비들의 경우에는 좀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 한국형 공격잠수함 KSS-III 도산 안창호급이 설계 스펙상으로 매우 매력적인 잠수함이지만 아직 구매자를 찾지 못한 반면, 독일 212급 잠수함과 프랑스 스콜펜급 및 바라쿠다급 잠수함이 해외 수출에 성공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도 KF-21을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설계하기 위해 여러 나라의 기술을 혼합하여 사용한 탓에 해외 수출에 적지 않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사용된 부품 및 장비 각각에 대해 제조업체 및 관련 국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투기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로퍼 교리(Roper doctrine)의 구체적 사례 KF-21 보라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6,800만 유로(한화 1,020억)에 불과한 4.5세대 쌍발 엔진 중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등장은 유럽과 미국의 전통적인 전투기 제조업체들이 지금까지 통제해 왔던 가격 체계를 쓸모 없게 만들어 향후 국제 전투기 시장의 일부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미국이 F-35를 설계하기 위해 투자했던 비용 4,000억 달러 (한화 554조원)의 1/70 정도에 지나지 않는 KF-21 보라매의 설계비용과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KF-21 보라매의 대당 가격은, 역설적이게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공군 인수담당 차관보를 지낸 윌 로퍼(Will Roper)가 디지털 센추리(Digital Century) 시리즈 개발 및 제작에 적용하자고 주장했던 일련의 산업 교리를 연상시키게 만든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군수 차관보를 맡고 있던 윌 로퍼는 차세대 전투기 NGAD 를 “더 빨리 만들 수 있고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적당한 수준의 저렴한 전투기”로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윌 로퍼는 NGAD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 같은 기존의 거대 항공업체가 아닌 첨단 IT 기업도 NGAD 개발에 참여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있을 정도였죠. 이는 자동차 업계에서 테슬라가 불러 일으켰던 혁신을 연상시키게 만드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윌 로퍼의 주장은 다름아닌 미 공군 고위급 장성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는데요. 프랑스 Meta Defense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KF-21 보라매를 기본 플랫폼으로 한 5세대 전투기 KF-21 EX의 등장이 논의되기 시작하자 윌 로퍼 전 군수 차관보의 주장을 끌고 온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KF-21 보라매를 기반으로 순차적으로 5.5세대 전투기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윌 로퍼의 산업 교리가 적용된 사례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김민석 연구위원은 윌 로퍼의 디지털 센츄리는 아예 형상이 다르고 엔진이나 레이더만 비슷한 여러 종류의 전투기를 만들자는 주장이기 때문에, KF-21의 세 가지 버전은 오히려 F/A-18이나 F-16의 개량형 개발 교리가 더 잘 어울린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연구위원과 6세대 전투기 NGAD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요. 그때 나누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KF-21 보라매가 현재 플랫폼 그대로 6세대까지 진화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5세대 전투기, 예를 들어 F-35의 경우, 전면부에서 날아오는 레이더파에는 좀처럼 탐지되지 않지만 측면이나 후면에서 날아오는 레이더파에는 쉽사리 관측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6세대 전투기에는 전면, 측면, 후면 모든 방향에서 레이더에 좀처럼 탐지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일단 꼬리 날개가 사라져야 합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F-35나 KF-21의 형태를 그대로 가져간다면 5.5세대 이상 진화하기는 어렵다는 뜻이 됩니다. (역주)
실제로 대한민국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들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시키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기술로 탄생시킬 수 있는 최고의 전투기를 누구보다도 신속하게 최적의 비용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
만약 대한민국이 윌 로퍼의 교리에 따라 KF-21 보라매의 기대 수명을 (현재 예상하는 30~40년이 아닌) 15년 정도로 단축시키는 설계를 했다면 투입되는 시간 및 비용을 더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고 그 결과 KF-21 보라매는 지금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훨씬 더 빠르게 출시되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KF-21 보라매의 특수한 파생형들, 예를 들면 전자전에 특화된 KF-21EA와 스텔스 기능으로 적 방공망을 뚫고 종심을 타격하는 스텔스 전폭기 KF-21EX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중우세 전투기형 KF-21 블록 2의 존재 같은 것들도 역시 윌 로퍼가 주창한 교리의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전투기 개발"이라는 컨셉과도 겹친다.
그러나 지금까지 윌 로퍼가 주창한 교리에 대해 사람들이 선뜻 의구심을 버리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윌 로퍼의 교리를 적용하여 전투기를 설계하고 제작했을 때 실제로 어느 정도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윌 로퍼가 주장했던 교리를 적용하여 등장한 결과를 직시해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설계해 본 경험이 없었던 한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KAI는 현재 유럽 최고의 전투기를 능가할 가능성이 있는 전투기인 KF-21 보라매를 채 10년도 되지 않은 기간 안에 30%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설계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KAI가 KF-21 보라매를 설계하는데 들인 비용은 F-35의 설계 비용보다 70% 절감된 금액이라는 사실이다.
기사 내용 중 이 부분의 문맥이 다소 앞뒤가 맞지 않아서 제가 보충해서 번역을 했습니다. 원래 Meta Defense 기사 앞 부분에 KF-21 보라매의 설계 비용이 미국 F-35의 1/100 이라고 서술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실제 계산을 해보면 1 /70이 나와서 제가 70배라고 수정하여 번역을 했고 그 내용을 연장하여 해당 부분을 보충해석 했습니다. (역주)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들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KF-X 프로그램과 KF-21 보라매를 통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은 전투기 설계 경험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것,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현재 국제 전투기 시장에서 서방의 군용 항공업체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론과 교리에 대한 노하우 및 핵심 데이터 등을 잔뜩 얻을 수 있었다.
사실상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해 본 경험이 전무하고 관련 산업 역시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디딘 정도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생태계가 10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그것도 74억 달러에 불과한 비용으로 KF-21 보라매 전투기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데 성공한다면 과연 우리는 이들 한국 항공산업 생태계의 잠재력을 어느 정도라고 생각해야 옳은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 대한민국 항공산업 생태계가 KF-21 보라매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게 된다면 얼마나 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게 될까?
오늘날 유럽의 항공기 제조업체들, 대표적으로 다쏘 항공, BAE 그리고 사브(Saab) 같은 기업들은 KF-X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방위사업청(DAPA)이 협력해온 과정을 한 군데도 빠짐없이 깊은 관심과 열린 마음으로 연구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에 주의 깊게 적응할 필요가 절실하다. 동시에 필요하다면 KAI와 방위사업청이 현실로 구현해 낸 윌 로퍼의 산업 교리를 유럽에서 재현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만약 유럽 항공업체들이 이런 혁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한국인들이 최근 몇 년간 자주포 및 주력전차 분야에서 치러진 거의 모든 주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과 동일한 전략을 전투기 분야에도 적용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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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4년 7월 1일 프랑스 군사전문지 Meta Defense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 중간에 역주를 통해 설명 드렸듯이 Meta Defense가 몇 군데 오류를 범한 부분이 있지만 대략적인 큰 줄기는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공산업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은 분명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습니다. 축적된 기술이나 노하우라는 측면에서도, 지금까지 쌓아 올린 명성과 신뢰도라는 측면에서도 유럽 유수의 항공선진국들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후발주자였기에 가질 수 있었던 유리한 조건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혁신적 사고를 도입하지 않으면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항공선진국들이 지금까지 적용되어 왔던 “성공 공식”에 안주하는 동안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은 “새로운 성공 공식”을 찾아내고자 불철주야 노력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KF-21 보라매는 서방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항공 선진국 프랑스의 군사전문지가 경계해야 한다고 부르짖을 만큼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지닌 전투기로 탄생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전 미국 군수차관보 윌 로퍼의 주장처럼 KF-21 보라매 블록 2(혹은 KF-21SA)를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 성능을 지닌 전투기” 플랫폼으로 삼고 KF-21EA, KF-21EX처럼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능력을 지닌 고급 파생형들을 만들어 나가는 전략이 매우 유효하게 먹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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